
나그네를 위한 선행
- 날 짜 : 3월 30일(월)
- 찬 송 : 508장 우리가 지금은 나그네 되어도
- 성 경 : 창세기 24:10~20
- 요 절 : 종이 마주 달려가서 이르되 청하건대 네 물동이의 물을 내게 조금 마시게 하라
- 그가 이르되 내 주여 마시소서라(17~18상)
랍비 아브라함 헤셀의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랍비가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밤과 새벽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습니까?” 한 제자가 대답했습니다.
“양과 염소를 구별할 수 없을 때가 밤이고, 그것을 구별할 수 있을 때가 새벽입니
다.” 또 다른 제자가 대답했습니다. “떡갈나무와 무화과나무를 구별할 수 있으면
새벽이고, 그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아직 밤입니다.” 랍비는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
으로 잠시 침묵했습니다. 그러고는 나지막한 음성으로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온 세상이 사랑의 마음으로 낯선 이웃을 형제와 자매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새벽
이 옵니다. 만약 우리가 나그네를 우리의 이웃으로, 형제와 자매로 여기지 않는다
면 우리는 영원히 어둠에 묻혀 살 수밖에 없습니다.”
낯선 사람에게,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스쳐지나가는 나그네에게 따뜻한 마음으
로 선을 베푸는 것이 우리를 어둠에서 빛으로 옮겨 준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도
나그네를 위한 선행이 만든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한 장면입니다.
메소포타미아의 나홀성에 도착한 아브라함의 종은 리브가를 만났고, 그의 기도
와 리브가의 선행이 어우러져 이삭의 아내가 정해집니다. ‘리브가’라는 이름은 ‘그
물 끈’, ‘연결하다’라는 뜻인데, 그 이름처럼 낯선 노인에게 친절을 베풀고 그의 낙
타를 위해 물을 긷는 선행이 이삭과 리브가를 연결하는 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리브가는 왜 처음 보는 나그네에게 친절하게 대했을까요? 이는 중동 지
역 유목민들이 나그네를 대하는 태도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들은 나그네들 중에
하나님이, 혹은 하나님의 사람이 숨어 있다고 여겼습니다. 성경도 나그네를 사랑
하고 돌보며 대접하라고 가르칩니다. 나그네를 대접하는 것이 곧 하나님을 대접
하는 것이기 때문이요, 그들에게는 하늘의 복이 약속되어 있다고 교훈합니다(마
25:34~35). 또한 나그네를 위한 선행은 직분을 맡으려는 자의 조건이며(딤전 3:2),
선한 행실의 증거입니다(딤전 5:10).
우리 모두는 궁극적으로 천국을 향해 가는 나그네임을 믿습니다(벧전 2:11). 오
늘도 그 길에서 내게 보내 주신 나그네를 알아보고 선한 손을 내밀 수 있기를 바
랍니다.
김성용 목사·노송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