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2

꿈을 꾸는 노인

  • 날 짜  : 2021년 10월 2일 토요일
  • 찬  송 : 301장 지금까지 지내온 것
  • 성  경 : 사도행전 2:17
  • 요  절 :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17)

매년 10월 2일은 노인의 날입니다. 경로효친 사상을 앙양하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입니다. 그런데 일 년에 하루 노인들을 위해 음식을 제공하고 용돈을 드리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요? 그날 하루 노인을 공경하는 것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한다면 후손들이나 대접받는 노인들이나 피차 민망한 일입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났습니다. 한국 사회도 노인 인구가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유엔이 인류의 연령 분류를 새롭게 제시했는데, 노년은 80세에서 99세까지라고 합니다. 이제 환갑을 기념하며 잔치를 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직장의 정년은 대개 60세 전후입니다. 그 나이가 지나면 아무리

신체적으로 건강해도 퇴직해야 합니다. 정년을 맞는 순간 사람은 더 늙는다고 합니다. 할 일이 없고 목표도 없는데다 사회적으로 소외되었다는 쓸쓸함에 더 늙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노인 문제는 심각합니다. 혼자 살거나 하릴없이 전철을 타고 배회하는 노인이 많습니다. 우리 사회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노년의 삶을 예상하고 준비하지 않은 노인들 자신에게 있습니다. 작년에 100세를 맞은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이렇게 오래 살 줄 몰라 노년의 삶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 가장 후회스럽다고 했습니다. 준비가 없으니 퇴직을 하면 잔소리꾼으로 전락합니다. 했던 말을 수없이 반복합니다. 남의 얘기는 듣지 않고 자기 얘기만 합니다. 잘못 늙었다는 의미입니다.

몇 년 전 지리산을 등반하고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내려오는 길이었습니다. 거의 다 내려왔는데 마침 산으로 오르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센, 일흔은 넘어 보이는 노부부였습니다. 배낭을 메고 꼿꼿하게 산을 오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나도 그런 노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도시를 떠나 버몬트 숲속에서 살았던 스코트 니어링은 집필과 노동으로 건강하게 살다가 100세가 되던 날 세상을 떠납니다.

노년의 인생이 무가치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원숙한 지혜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노인은 꿈을 꾸는 사람입니다. 노인의 날에, 오늘 하루 노인을 공경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지금 노년의 삶을 준비하고 꿈꾸는 사람이 되십시오.

은퇴 후 노년의 인생을 위한 계획이 있습니까?

기도

인간을 창조하시고 그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우리가 이 세상에서 몸으로 사는 동안 젊었을 때나 늙었을 때나 한마음으로 살게 하옵소서. 또한 노년의 삶을 무가치하게 보내지 않도록 계획하고 늘 꿈꾸게 하옵소서. 가장 성숙하고 행복한 시간을 준비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손인선 목사 _애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