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1

꽃물이 되신 주님

  • 날  짜 : 2024년 3월 31일 주일
  • 찬  송 : 161장  할렐루야 우리 예수
  • 성  경 : 고린도전서 15:20~26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 (20)

우리말에 ‘꽃’이라는 접두사는 ‘처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꽃등’은 맨 처음을, ‘꽃잠’은 신랑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잠을, ‘꽃소금’은 장을 담글때 맨 위로 뜬 메주에 뿌리는 소금을, ‘꽃국’은 빚어 담근 술이 익었을 때 처음으로 떠내는 맑은 술을, ‘꽃다지’는 처음 열리는 열매를 뜻합니다. ‘꽃’을 접두사로 가진 말 중에 ‘꽃물’이 있습니다. 곰국이나 설렁탕을 끓일 때 고기를 삶아내고 아직 맹물을 타지 않은 진국, 어떤 일의 가장 아슬아슬한 순간,배동이 올라 벼가 팰 때와 이삭이 맺힐 때 논에 대는 물 등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에 관한 말씀 중 눈부시게 다가오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20).”라는 바울의 고백입니다. 첫머리의 ‘그러나 이제’라는 말은 그동안 언급되었던 모든 것을 단호하게 정리하는 표현입니다. 부활에 대해 가장 중요한 언급을 하려는 신호처럼 보입니다.

바울에게 부활이란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죽은 자’와 ‘잠자는 자’를 나란히 사용하며 바울은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떠올린 듯합니다. 예전에 예수님이 죽은 나사로를 두고 잠들었다고 말씀하신 일 말입니다. “우리 친구 나사로가 잠들었도다 그러나 내가 깨우러 가노라(요 11:11).”

‘첫 열매’는 말 그대로 그해에 맨 먼저 수확한 과일이나 곡식을 말합니다. 모든 소산의 처음 익은 열매로, 장차 올 것의 예표가 됩니다. 가장 먼저 일어난 일로, 다음에 일어날 일들을 보증합니다. 구약에서는 나중에 수확할 것들을 대표해서 가장 먼저 하나님께 바쳐지는 것을 의미했습니다(출 23:19;레 23:10; 신 26:2).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사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하지만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심으로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 우리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주님이 첫 열매가 되심으로 약속하고 보증하신 것입니다. 아담으로부터 시작되어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죽음을 이기심으로, 주님은 우리에게 생명의 꽃물이 되셨습니다.

일상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찾아옵니까?

하나님, 아담의 후예인 우리는 죄를 짓고 죽음의 두려움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주님이 죽음을 이기고 살아나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심으로 우리가 다음 열매임을 확증해 주셨으니 감사합니다. 이제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한희철 목사 _정릉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