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하여 대대로 지킬 절기
- 날 짜 : 2024년 9월 17일 화요일
- 찬 송 : 559장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
- 성 경 : 출애굽기 12:12~14 너희는 이 날을 기념하여 여호와의 절기를 삼아 영원한 규례로 대대로 지킬지니라 (14)
우리가 사는 세상을 물리적 관점으로 단순화하면, 시간과 공간으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물리학자들은 시간과 공간이 연관되어 있기에 시-공간으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인간은 물리적 시간을 연, 달, 날로 구분하고, 이런 물리적 시간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같은 날을 특별한 날로 기억하며 지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독립기념일 같은 날이 예가 될 수 있습니다. 한가위는 한 해의 추수를 감사하는 문화적 절기로,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후 이렇게 추수와 수확을 감사하는 절기와 의례는 종교와 국가, 문화를 초월하여 모든 인류가 지켜왔습니다.
오늘 본문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시는 큰 명절, 유월절에 관한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바로의 압제에서 해방시켜 주신 것을 기념하여 유월절 절기를 지키되, 이를 영원한 규례로 삼아 대대로 지키라고 명하셨습니다.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멸망 이후 수천 년 동안 고향을 떠나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이방 문화에 흡수되지 않고 신앙을 지켰습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바로 유월절을 비롯한 기념 절기를 잊지 않고 준수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볼 때 유대인들이 유월절을 지킨 것이 아니라, 유월절이 유대인을 지킨 것입니다.
유학 시절 유대인의 유월절 예배에 초대를 받은 적이 몇 번 있는데, 한번은 유대인뿐만 아니라 기독교인과 심지어 무신론자까지 참여한 예배였습니다. 종교와 인종이 다른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하나님을 예배한 잊지 못할 경험입니다.
우리의 한가위 예배도 흩어졌던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주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참석하지 못한 다른 가족의 상황을 살피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 사정으로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 이웃을 찾아가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는것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절기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되새기고 감사하며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눌 때, 우리의 믿음이 자녀에게로 이어지고 세상으로 널리 전해져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든든히 설 것입니다.
나인선 목사 _목원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