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0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 날 짜  :  5월 10일 (주일) 부활절 제5주 | 어버이주일
  • 찬  송 :  579장 어머니의 넓은 사랑
  • 성  경 :  잠언 3:1~4
  • 요  절 :  내 아들아 나의 법을 잊어버리지 말고 네 마음으로 나의 명령을 지키라 (1)

오랫동안 지병으로 고생하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3년이 지났습니다. 하지
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 자리에 계실 것 같고 여전히 자식을
위해 기도하고 계실 것 같은데, 실상은 곁에 계시지 않으니 그리움이 쉬이 사그라
지지 않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애틋해지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있습니다. 하나
는 어머니의 음식입니다. 어머니는 설에 돌아가셨습니다. 명절에 오는 자식 먹이
려고 음식을 많이 준비해 두셨습니다. 자손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흐뭇하게 보시
고는 그날 저녁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셨습니다. 정신없이 장례를 마치고 며칠 만
에 집에 돌아오니, 남은 식구들을 맞이해 준 것은 냉장고에 가득한 어머니의 음식
들이었습니다. 아들 좋아하는 반찬 일색인 식탁을 대하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죄
송해서, 그리워서, 고마워서, 그리고 너무 맛있어서…….
또 하나는 어머니의 기도입니다. 살면서, 특히 목회자로 사역하면서 어머니의
중보기도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했는지 매 순간 실감하고 있습니다. 목회 일상
의 어려움을 들으시고는 지혜롭고 다정하게 위로해 주시던 어머니, 든든한 중보자
이셨던 어머니를 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
원을 받았고 자유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곳곳에서 그 은혜를 잊지 말고 기
억하라고 권면합니다. 유월절을 지키며 무교병과 쓴 나물을 먹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본문도 하나님의 자녀에게 인자
와 진리가 떠나지 않도록 그것을 목에 매며 마음판에 새기라고 합니다. 어디로 가
든지 잊지 말라는 뜻입니다. 은혜를 잊으면 안 됩니다. 배은망덕입니다. 잊으면 죄
요, 기억하면 복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는 그 은혜를 깨달아야 합니다. 그것을 지은(知恩)이라
고 합니다,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도 가져야 합니다. 감은(感恩)입니다. 또한 은혜에
정성된 마음으로 사례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바로 사은(謝恩)입니다. 그리고 그
은혜에 보답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를 보은(報恩)이라고 합니다. 어찌 그 은혜에
보답하겠습니까? 다만 잊지 않을 뿐입니다.

부모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습니까?

사랑이신 하나님, 나의 나 됨은 모두 주님의 은혜임을 믿고 감사를 드립니다. 그 은혜 기억하며 감사할 줄 아는 하나님의 자녀 되게 하옵소서. 부모님의 은혜 또한 잊지 않게 하시고, 우리 가정에 평안과 건강을 허락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정진교 목사·마산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