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만 듣던 믿음에서 눈으로 보는 믿음으로

바울은 복음의 본질을 한마디로 정의합니다. “이 복음은 …… 주 예수 그리스
도시니라(롬 1:2~4).” 그리스도인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모시고 사는 사람입니다.
오늘 본문 17절의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
침과 삶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온전하게 드러났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삶은 마
치 투명체 같아서 예수님을 보면 곧 아버지이신 하나님을 보는 것과 같았습니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삶으로 구현하
셨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대상이 ‘예수 그리스도’라면, 믿음의 내용은 예수님이 삶
으로 증거하신 ‘십자가와 부활’입니다.
바울은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믿음을 두 단계로 구분합니다.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17).” 믿음의 첫 번째 단계는 예수께서 죽기까지 복종하심으로 십자
가에서 죽으셨지만 하나님께서 부활하게 하시고 영광스럽게 하시며 승리하게 하신
것을 믿는 믿음입니다(빌 2:6~11). 그리고 두 번째 단계가 있는데, 내 몫의 십자가
를 지고 부활을 삶에서 체험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좇아 죽기까지 순종하면 하
나님께서 ‘나 역시’ 부활하게 하시고 승리하게 하시고 영광스럽게 하실 것은 믿는
믿음입니다.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
나이다(욥 42:5).” 욥은 극심한 고난과 핍박을 통과하면서 이전에 귀로 듣기만 하던
‘믿음에서’ 이제는 눈으로 주님을 뵙는 ‘믿음으로’ 성숙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많은 신앙인들이 ‘귀로 듣기만 하는’ 첫 번째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눈으로 주를 보는’ 두 번째 믿음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두 번째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죽기까지 순종하는 자기부인이 반드시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누
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
라(마 16:24).” 고난 없는 영광이 없듯이,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습니다. 십자가와
부활이 내 삶에서도 이루어질 것을 믿는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자기를 부인하
고 죽기까지 순종합니다. 하나님께서 영광과 승리를 안겨 주실 것을 믿기 때문입
니다. 또한 저마다의 삶의 자리에서 기꺼이 한 알의 밀알로 썩어집니다. 많은 열매
를 맺게 될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오직 이 믿음이 모두를 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