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롭히는 것도 사랑이다
- 날 짜 : 7월 08일(수요일)
- 찬 송 : 300장 내 맘이 낙심되며
- 성 경 : 사무엘상 2:25~26
- 요 절 : 사람이 사람에게 범죄하면 하나님이 심판하시려니와 만일 사람이 여호와께 범죄하
면 누가 그를 위하여 간구하겠느냐 하되 그들이 자기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아니하였
으니 (25상)
바게트 빵 표면에 칼집을 내는 이유는 모양을 예쁘게 하거나 독특한 맛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빵이 부풀어 올라 터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리 겪는 약간의 괴로움으로 삶 전체를 곧게 할 수 있다면 당연
히 그래야 합니다.
죽음을 앞둔 엘리 제사장에게 아들들의 소문은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불러다 얘
기를 해봤지만 그런 점잖은 권유로 가르침을 수용할 아들들이 아니었습니다. 그 어
떤 가르침도 먹히질 않았습니다. 아버지 엘리에게는 자업자득인 셈입니다. 바늘 도
둑이었을 때 호되게 야단쳤어야 했는데 소도둑이 돼서야 타이른 꼴이니 기대할 게
없었습니다. 바로 뒤에 나오는 사무엘의 모습은 그들과 대조적입니다. “아이 사무
엘이 점점 자라매 여호와와 사람들에게 은총을 더욱 받더라(26).”
세상의 많은 부모들이 여전히 자녀 사랑하는 법을 모릅니다. 태교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정작 뱃속은커녕 낳아서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도 바른 교육은 잘 이뤄
지지 않습니다. 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때때로 눈물을 머금어야 합니다. 제 분신과
같은 아이가 성가신 일을 당하는 게 좋을 리 없고 마음에 구김이 가는 것 또한 유
쾌할 리 없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터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미리 흠집을 내고 아
이와 부모 모두 아픔을 감당해야 합니다. 지금 좋자고 아픔을 마다하면 훗날 몇 십
곱 더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무엘은 젖을 떼자 부모와 이별해서
성소에서 지냈습니다. 어린 나이에 낯선 할아버지의 수발을 드는 것이 그의 일과
였습니다. 아무리 어리지만 어느 순간 ‘인생이 다 이런가?’ 의아해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괴로움이 그를 믿음의 사람으로 키웠고, 후에 이스라엘의 운명을 걸머지
게 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한나가 자식을 사랑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엘리의 아들들은 그런 괴로움의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이 잘못한 것이 아
니라 아버지 엘리의 잘못이었습니다. 사랑은 적당한 때에 일부러라도 괴롭히는 것
입니다. 나무에 가위질을 하는 것은 나무를 사랑해서입니다. 그 약간의 상해로 나
무는 곧게 자랍니다. 괴롭히는 사랑법은 가장 고단수의 사랑 방법입니다. 사랑하
기 때문에 그냥 놔둔다는 것은 진실이 아닙니다. 사랑, 때로는 괴롭히는 것입니다.
최영식 목사·힘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