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04

고뇌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날 짜  :  9월 04일(금요일)
  • 찬  송 :  291장 외롭게 사는 이 그 누군가
  • 성  경 :  이사야 36:21~22
  • 요  절 :  그러나 그들이 잠잠하여 한 말도 대답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왕이 그들에게
    명령하여 대답하지 말라 하였음이었더라 (21)

사막의 교부들이나 수도자들은 험난한 길을 걸었습니다. 수도자의 길을 걷는다
는 것은 세상을 떠나 하나님의 품 안에서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일이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수도자들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주님의 고난을 기억하며 금식을
하거나 아주 적은 양의 음식을 먹기도 했습니다. 손수 노동을 하고, 동굴 같은 곳에
거하면서 침묵했습니다. 항상 기도하며 마귀의 유혹을 이겨냈습니다. 하나님을 찬
양하고 묵상하며 오직 그분만을 바라보는 것이 수도자의 삶입니다.
수도자들에게 가장 힘든 훈련은 고독을 참아내는 것입니다. 고독의 시간은 홀
로 견뎌야 하는 외로움과는 다릅니다. 고독은 고뇌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루터는
헤어날 수 없는 자신의 죄성으로 고뇌하다가 주님을 만났습니다. 이 시간, 혼자 기
도하고 말씀을 읽고 혼자 예배하며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한 사람의 수도자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백성은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 그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말
라는 왕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이다(21, 새번역).” 오늘 본문처럼 영성을 더욱 깊이
수련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며 깊이 생각
하고, 나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 앞에 당당한 사람인지 묵상하며 고민할 필요가 있
습니다. 성서에서 가장 많이 고뇌한 사람은 아마 욥일 것입니다. 욥은 하나님을 잘
섬기며 순종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주님이 허락하신 시험 속에서 세 명의 친구들
과 대화하며 끝없이 고뇌합니다. 엘리후와의 대화에서도 고뇌하며 괴로워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하나님과 대화하면서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한 분인지 더 깊이 깨
달으며 큰 복을 받고 하나님께 더욱 순종합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며 고뇌하는 것은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가끔은 불합리해 보이고 왜 희생하고 섬겨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이기고 끝까지 나아갈 때 더욱 깊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
습니다. 욥과 같이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바라보고 경외하며 하나님 앞에서는 자신
이 지극히 미미한 존재임을 깨달을 때, 하나님은 우리를 높이시며 복에 복을 더하
여 주실 것입니다.

나는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있습니까?

하나님, 우리로 하여금 주님을 알고 만나게 해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의
깊으신 사랑으로 하나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묵상함으로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
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유영준 목사·서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