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룩한 성품을 품으라
- 날 짜 : 03월 18일 목
- 찬 송 : 325장 예수가 함께 계시니
- 성 경 : 베드로후서 1:1~10
- 요 절 : 그러므로 형제들아 더욱 힘써 너희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라 너희가 이것을 행한즉 언제든지 실족하지 아니하리라 (10)
성석제 작가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라는 단편소설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신대리 사람들이아침부터 긴급히 마을회관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들이 만사를 팽개치고 모인 이유는 ‘농가 부채 탕감 농민 궐기대회’에 나간 황만근이 다음 날 아침까지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황만근은 동네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어수룩하여 무시당하는 농사꾼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이야 일주일, 한 달씩 집을 비워도 모르고 지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황만근은 하루밖에 안 되었는데도 모든 사람이 그의 부재를 알았습니다. 황만근이 벽돌을 찍고 구덩이를 파서 만든 마을회관 변소 분뇨를 푸면서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그가 있었으면 벌써 퍼서 동네 사람들 밭에 골고루 뿌려 줬을 거라고. 소꿉놀이 하던 아이들도, 시비가 생기면 늘 가장 공평무사한 자연의 이치를 깨우쳐 주며 분쟁을 끝내 주던 그의 빈자리를 느꼈습니다. 마을 공동체에 필요한 일, 궂은일은 모두 황만근의 몫이었습니다. 자신을 비난하는 아들에게 황만근은 말했습니다. 체면이 뭐가 중하냐고, 제 손으로 일해 먹고살면 되는 거라고. 그는 어머니와 아들을 위해, 없이 태어난 자신을 품어 준 마을을 위해 누구보다 부지런히 몸을 놀렸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감탄하지 않는 삶이었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 사람들을 사랑했습니다. 그것이 황만근 씨의 무게였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베드로 사도는 ‘보배로운 믿음’에 대해 가르쳐 줍니다. 보배로운 믿음은 그리스도의 신성한 성품에 참여할 때 드러납니다. 거룩한 성품은 ‘믿음에 덕을, 덕에 지식을,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경건을, 경건에 형제 우애를, 형제 우애에 사랑을’ 더하는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처럼 사랑하는 것이 우리가 품어야 할 거룩한 성품이요, 열매 맺는 믿음이라는것입니다.
지금 주님께 필요한 사람은 사리분별이 확실하고, 옳고 그름이 분명하며, 이해에 밝은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이미 그런 사람은 세상에나 교회에나 차고 넘칩니다. 정말 주님께 필요한 사람은 바보처럼 사랑할 줄 아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체면이나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다른 이들을 위해 주님의 사랑을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그것이 이 땅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삶의 무게입니다.
우동혁 목사 _만남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