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첫 열매
- 날 짜 : 2022년 4월 17일 주일
- 찬 송 : 160장 무덤에 머물러
- 성 경 : 고린도전서 15:20~26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 (22)
고등학생 시절 집에 레몬나무가 있었습니다. 화분을 처음 선물받았을 때, 잎만 보아서는 무슨 나무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조그만 열매가 열렸는데 금귤 같기도 하고 오렌지 같기도 했습니다. 열매가 노랗게 다 큰 다음에야 레몬인 줄 알았습니다. 첫 열매를 따던 날, 온 가족이 함께 새콤한 레몬을 맛보았습니다. 향기도 참 좋았습니다. 레몬 껍질을 버리려다가 ‘성경책 갈피에 꽂아 두면 성경에서 레몬 향기가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예쁘게 오려서 꽂아 두었습니다. 정말로 한동안 성경책에서 레몬 향기가 났습니다. 성경을 펼칠 때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실수했음을 알았습니다. 레몬 껍질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한 것입니다. 덩달아 레몬에 닿은 성경책 몇 장이 함께 썩어 버렸습니다. 내 손으로처음 산 성경이었는데, 얼마나 아까웠는지 모릅니다. 그 후로 소중한 책일수록 책갈피에 썩지 않을 것을 끼워 두었습니다.
우리 인생에 사망이 거하게 된 이유는 우리 삶이 아담을 따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썩은 것이 조금만 안에 있어도 온통 곰팡이가 피는데, 하물며 우리가 죽고 썩을 아담 안에 있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마땅히 우리도 죽고 썩을 것입니다. 바울은 우리에게 죽은 아담이 아닌 생명의 그리스도 안에 살라고 권면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사망의 권세를 이기신 주님을 따라 삶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아담 안에 사는 것은 무엇이고, 그리스도 안에 사는 삶은 무엇일까요?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이 세상의 삶만 바라지 말고 부활 너머의 삶을 바라며 살라고 말합니다(고전 15:19). 이 말씀대로라면 세상의 삶만 바라는 것은 아담 안에 사는 삶이요, 이 세상 너머 부활을 바라며 믿음으로 사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삶이야말로 주님과 함께 부활하는 믿음의 삶이며, 참된 삶을 얻는 길이라는 말씀입니다.
거룩한 부활절을 지내면서 나의 모습을 돌아봅시다. 혹시 지금 나는 이 세상의 삶만 바라며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세상의 삶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바라는 삶, 부활의 첫 열매이신 주님이 목숨을 바쳐 우리에게 주신 참된 삶입니다.
오태현 목사 _ 의정부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