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기억하소서
- 날 짜 : 2022년 3월 30일 수요일
- 찬 송 : 444장 겟세마네 동산에서
- 성 경 : 누가복음 23:39~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 (43)
옛날 로마에서는 전쟁에 나가 승리를 거둔 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이렇게 외치게 했습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이 말에는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마라. 오늘은 개선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오늘 본문은 주님의 죽음의 자리로 우리를 초청합니다. 또 주님 옆에 함께 달린 두 행악자의 죽음도 보여 줍니다. 그들 중 하나는 주님을 향해 “네가 그리스도가 아니냐 너와 우리를 구원하라(39).” 하며 모독했습니다. 전형적인 악인의 모습입니다. 성경은 그를 그저 ‘행악자’라고만 기록합니다. 다시 말하면 ‘무가치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오늘도 이 땅에 허다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또 다른 죄인은 그를 꾸짖습니다. “똑같은 처형을 받고 있는 주제에, 너는 하나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우리야 우리가 저지른 일 때문에 그에 마땅한 벌을 받고 있으니 당연하지만, 이분은 아무것도 잘못한 일이 없다(40~41, 새번역).” 같은 행악자지만 자신의 죄악을 인정하며 하나님에 대한 경외를 고백하는 모습이 앞선 행악자와 사뭇 다릅니다. 자신의 죄인 됨을 명확히 인식하고 하늘을 두려워한 그는 마지막에 주님과 함께 천국에 이릅니다.
이 땅의 모든 이들은 ‘행악자’입니다. 죄를 지어 형벌에 처해질 수밖에 없는 존재요, 먼지처럼 사라질 죄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주님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42).”라고 간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순절입니다. 주님의 죽음을 기억하는 절기입니다. 그분의 희생으로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부여받았습니다. 보잘것없는 재주를 믿으며 하나님을 기만하지 말고, 자신의 참 모습과 처지를 깨달아 겸손함으로 낮아지기를 소망합니다. 구원자이신 하나님을 경외하며 온전히 나를 맡기기를 바랍니다. 그럴 때 우리를 긍휼히 보시는 주님께서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내가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43, 새번역).”
박용한 목사 _ 연리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