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매로 나무를 아나니
- 날 짜 : 8월 30일(주일) 성령강림 후 제13주
- 찬 송 : 384장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 성 경 : 누가복음 6:43~45
- 요 절 : 선한 사람은 마음에 쌓은 선에서 선을 내고 악한 자는 그 쌓은 악에서 악을
내나니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니라 (45)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다운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
5장 22~23절에서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고 했습니다. 그
리스도인이라면 응당 이와 같은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열매가 드러
나는 삶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품격’입니다.
미국 작가 에이모 토울스는 그의 소설 『모스크바의 신사』에서 품격 있는 삶을 세
밀하게 추적합니다. 볼셰비키 혁명기에 모스크바의 귀족은 대부분 처형을 당했습
니다. 그러나 주인공 레스토프 백작은 혁명 정부에 체포되고서도 목숨을 건집니
다. 혁명 정부의 젊은 장교 중에 그에게 존경을 표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
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그 비결은 그가 어떤 상황에서도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품
격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레스토프 백작은 죽는 날까지 세 가지 품격을 지킵니다. 첫째, 민족에 대한 사
랑입니다. 적이 조국을 침략했을 때는 누구보다 앞장서 싸웁니다. 그러나 동족은
생각과 입장이 달라도 결코 해치지 않습니다. 둘째, 역사에 대한 믿음입니다. 자신
에게 조금 불리하더라도 변화의 시대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도도한 역사의 강물을
거역하지 않습니다. 셋째, 다른 어떤 것보다 사람을 사랑하는 원칙입니다. 백작은
가까운 이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강요하기보다는 묵묵히 돕고 사랑하는 버
팀목이 되어 줍니다. 신사의 품격 속에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
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가 다 녹아 있었습니다.
신앙인의 품격은 신사의 품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누가 뭐래도 그리스도인
은 한 책(성경)의 사람입니다. 성경에서 벗어나면 그리스도인일 수 없습니다. 그러
나 이것이 성경을 문자 그대로 주워섬겨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나님 말씀에
담긴 가치를 섬기고 실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가치는 사랑입니다.
우리가 맺을 열매는 겉모양만 번지르르한 신앙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도 그리스
도의 사랑에 뿌리내린 신앙의 품격입니다. 그것으로 우리가 그리스도인임이 드러
납니다. 오늘도 품격 있는 하루를 삽시다.
우동혁 목사·만남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