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리교인물사전DB

제헌의원. 호는 백소(白蘇)

경기도 안성군 일죽면 죽산리에서 사대부 가문에서 출생하였으며 16세까지 사서삼경 및 성리학을 연구했고 부친이 별세하자 전국을 두루 방랑하며 유학과 불경 등을 수학하였다. 그 후 여주에서 청소년교육에 힘쓰는 한편 여성 계몽교육을 실시하여 지방 여성 교육의 효시를 이룩했다. 그러나 한일합방이 되자 그가 세운 학교는 폐쇄되었고 그 건물에 일인들이 여주공립국민학교를 재건했다. 이즈음 감리교 선교사 버딕(G.M. Burdick)이 경기도 광주에 여학교를 설립하고 거기서 봉직할 만한 교직자를 찾고 있었는데, 원용한이 피택되어 교사로 부임하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기독교로 입문했으며 유교ㆍ불교ㆍ기독교를 비교 연구하게 됨으로써 더욱 더 굳건한 기독교 신앙에 몰두하였다. 원용한은 여주에서 최초의 신자였던 여주교회 담임 목사 장춘명(張春明) 목사에게 세례입교를 받았고 그의 추천으로 여주교회의 후임이 되었다.

40세가 넘은 중년에 감리교 협성신학교에 입학하여 1925년 3월에 졸업하였다(제11회). 그는 이천에서 순교한 구연영 전도사의 둘째 아들인 구성서와 같이 졸업하였는데, 만학의 나이에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다. 41세(1918) 때부터 목회생활을 시작하였고 46세(1923) 때 집사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48세 때(1925) 장로목사 안수를 받았다.

당시는 유학계의 기독교에 대한 배척정신이 강한 때였다. 유림이 성한 여주에 원용한이 신앙을 받아들이고 지방 유림들과 접촉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학문과 인품에 반대할 자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는 기골이 장대하고 음성이 명랑하며 호성이었지만 서민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믿기 전에 하대하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형제여! 예수 믿읍시다\" 하고 외치고 다녔다. 사람들은 자연히 그러한 그의 모습에 감화를 받았다.

여주의 천석지기 부자로 양반인 사람도, 백정인 사람도 차별하지 않고 외쳤던 그의 외침은 마침내 그들의 발을 교회로 이끌게 되었다. 또한 사대부 가문의 정경부인과 딸, 아들이 먼저 예수를 믿었는데, 그것을 알게 된 아들 김동면이 \"이제 우리 집 망했구나!\" 하며 몸부림을 치고 반대하였다가 마침내 그 어머니와 누이, 형제의 기도로 기독교에 입문하였다.

그렇게 반대하던 그도 예수를 믿게 된 후로 인근에 하대하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원용한 목사와 같이 \"형제여! 예수 믿읍시다\" 하고 전도하고 다녔다. 그래서 원용한 목사는 그들 삼남매를 \"나사로 삼남매\"라고 지칭하였다. 왜정 때 있었던 교회들도 없어지던 판에 이곳에서는 새 교회가 세워지고 불같이 부흥하였다.

여주지방에서의 첫 목회생활(1918～1921)을 필두로 장호원(1921～1923), 갈천(1923～1925), 여주(1925～1926), 이천(1926～1929), 여주(1929～1934) 등지에서 시무하였고 이천지방 감리사를 거쳐(1934～1939) 다시 홍성지방 갈산(1939～1944)에서 시무하였다. 1933년 여주지방에서 시무하던 시기에는 열심있는 순회로 여러 청년들을 전도하기도 했다.

이천지방 감리사로 시무하던 시기에도 넓은 이천지방을 지방 교역자가 연합하여 1개월 동안 순회 전도함으로써 2백여 명의 결신자를 얻기도 했다. 은퇴 후에도 충남 삽교지방을 담임, 교역하였으며 목회 지역마다 유치원 및 학교를 세워 운영하였다.

한편 1904년 이래 구연영 전도사와 함께 구국회를 조직하여 자주정신과 배일사상을 고취시켜 온 그는 일제 말엽 신사참배 등으로 어려움이 많아지자 1943년 목회 일선에서 은퇴, 여주에서 은거하다가 해방 이후에 군민들의 권유로 출마하여 제헌 국회의원에 피선되었다. 임기가 끝난 뒤 군민들이 재출마를 권했지만 굳이 사양하였으며, 말년엔 이천 양정여자중ㆍ고등학교 이사회 감사로 추대되었다. 이후 여주읍 자택에서 한학과 성경연구로 은거생활을 하며 교회 돕는 일을 하다가 1959년 타계하였다.

슬하에 딸 삼형제를 두었는데 모두 이화여전을 졸업하였고, 맏사위는 감리교 협성신학교를 졸업한 구종서 목사로서 구연영 의사의 막내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