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감리교의 현실

2006-04-10 20:26 관리자 1417
오늘 감리교회의 우울한 현실 앞에 선
감리교목회자회 회원들의 성찰과 신앙고백

우리가 몸을 담고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이 민족의 희망을 일구어온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지고 있다. 120여년의 감리회 역사가 다 자랑스러웠던 것은 아니나, 특별히 교육사업과 의료사업을 통하여 이 땅의 근대화의 여명을 열어온 우리 역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믿는다. 이후 한국 현대사의 어둠이 깊었던 권위주의시대에도 우리는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이 땅의 가난한 이들의 인권을 위하여 예언자적인 사명을 다해왔음을 또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처럼 자랑스런 감리교회의 목회자로 부름을 받은 사실에 우리는 무한한 감격과 자긍심을 가져왔었다.

우리가 보는 감리교회의 현실

그러나 최근 우리 감리교회의 현실은 오늘 목회현장을 지키는 우리를 우울하게하고 절망케 하고 있음에 대해서 참담하고 절통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다.
특별히 감리회의 최고지도력을 선출하는 감독선거과정에서 금권선거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교회의 도덕성과 영적 지도력을 높이는 방향에서 이탈하여 우리 감리교회의 근심과 우환이 되고 있다. 우리가 통탄하는 것은 감독선거과정에서 금권선거는 감리회의 최고 지도자인 감독의 영적인 지도력만 훼손시켜온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금권선거는 감리회 선교의 중요한 동력인 평신도지도자들을 영적으로 오염시켜 평신도운동의 선교적 순결성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해왔다는 점이다.

특별히 각 연회마다 감독선거에 소위 ‘킹메이커’로 자처하는 일부 평신도지도자들의 잘못된 정치적 행태는 오늘 감리교회의 또 다른 근심거리이자 건강한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이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감독선거와 관련하여, 일부 평신도지도자들의 이 그릇된 행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감독이 되고자 했던 목회자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었다는 점에서 같은 동역자로 우리의 부끄러움을 고백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금권선거의 이면에는 교회의 사적소유화라는 보다 더 위험하고 본질적인 문제가 은폐되어 있음을 우리는 직시하고 있다. 오늘 교회의 사적소유화는 잘못된 교회성장주의가 낳은 폐해이다. 주님의 몸된 교회는 당연히 성장해야한다. 선교의 결과는 당연히 교회성장으로 나타나야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성장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전혀 없는 가운데, 성장을 하면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단세포성 성장주의가 오늘 우리 교회를 깊은 질고에 빠트렸음을 참회한다. 교회 사유화현상은 이 잘못된 성장주의가 낳은 부작용이다. 이 그릇된 성장주의가 오늘 한국교회를 총체적으로 질곡에 빠트리고 있음을 뼈아프게 성찰한다.

작금, 일부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야기된 담임목사직 세습현상은 교회공동체에 대한 불행한 사적소유화의 구체적인 물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우리는 부자간의, 혹은 장인사위간의 담임목사직을 승계하는 모든 경우가 다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혈족간의 담임목사직 승계를 통해 교회공동체를 더 아름답게 발전시킨 사례가 드물지만 엄존하고 있는 현실도 알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대부분 혈족간의 담임목사직 승계는 교회의 사적소유화에 따른 목회기득권의 폐쇄적인 독점현상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교회세습의 문제는 이제 대형교회만의 현실은 아니다. 대부분의 교회가 직접, 교차, 삼각으로 돌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교회세습을 보편화시키고 있다.
또한 우리가 세습만큼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은 담임목사직을 담보로 거액의 돈이 오고가는 현실이다. 은퇴교역자가 있는 교회는 후임자 파송과 관련하여 거액을 요구하는 등 공공연히 교회가 거래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오늘 감리교회의 목회자로 자괴감과 깊은 절망감을 느낀다.

이러한 교회세습과 교회거래가 온존하는 현실은 목회자의 양극화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오늘 목회현장은 이제 기득권을 가진 일부 세력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건강한 소명감을 가진 대부분 목회자들은 소신껏 목회를 할 수 있는 목회현장에 대한 접근 기회가 인위적으로 차단당하고 있다. 이처럼 목회자의 양극화 현장을 심화시키고 재력과 연줄이 없는 목회자들에게 절망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잘못된 이 교회현실에 우리는 통탄한다.  

우리 소명<목회적과제와 교회개혁의 과제>에 대한 우리의 고백과 참회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우리는 그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먼저 우리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자 한다. 하나님의 교회가 이 지경이 되도록 방관해온 우리의 잘못이 적지 않았음을 우리는 절통한 심정으로 참회한다.

오늘 목회자로 부름을 받은 우리의 소명은 두 가지이다. 그 한 가지는 목회현장에서 주님의 양들을 치리하는 <목회적인 과제>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우리 감리교회의 도덕적 순결성을 회복시키고, 하나님의 교회를 하나님의 것이 되게 하는 <교회개혁의 과제>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두 가지 일을 위하여 우리를 기독교대한감리회의 목회자로 불러 주셨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두 가지 가운데 교회개혁의 과제를 게을리해왔음을 고백하고 참회한다. 그동안 우리가 <목회를 바르게 교회를 새롭게>라는 기치를 세우기는 했으나 이 과제 앞에 신실하지 못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참회한다. 우리는 교회개혁이라는 소명 앞에서 그동안 착하고 충성된 종이 되지 못해왔음을 고백하고 참회한다. 따라서 우리의 이 늦은 참회가 감리교회를 새롭게 하고 거듭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교회의 개혁이라는 우리 자신의 소명에 게을렀던 우리를 깨우쳐주시고, 이제 교회의 순결성을 회복시켜야하는 우리의 고유한 소명 앞에 새롭게 설 수 있도록 우리를 다시 불러주시고 용기와 지혜를 주신 주 성령의 도우심에 감사를 드린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감리회목회자회> 회원들인 우리는 그동안 우리가 게을리해온 우리의 소명에 성심을 다하고자 다음과 같이 우리의 기도와 다짐을 밝힌다.

목회자된 우리의 소명을 위한 다짐과 서원

1.우리는 감리교회가 하나님의 교회로 거듭나고, 지금까지 교회의 도덕적 순결성을 훼손하는 모든 행태를 극복하기 위해서 그 어떤 희생도 감수할 것을 하나님 앞에서 서원한다.

1.지금까지 감독선거과정에서 드러난 일부 지도적인 목회자들과 평신도지도자들의 과오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교회개혁에 대한 우리의 소명을 다해 나갈 것이다.

1.아울러 우리는 <목회를 바르게> 하고 <교회를 새롭게> 하는 것이 우리를 부르신 주님의 온전하신 뜻이며, 우리의 이 소명을 위하여 우리 스스로가 목회현장에서 감리교회의 새로운 영성 운동의 모범이 될 것을 다짐한다.

2006년 4월 4일
목회를 바르게 교회를 새롭게
감/리/교/목/회/자/회(감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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