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84강 서기관에 대한 경계(12:38-40)
2012-09-19 20:19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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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마 23:1-36, 눅 20:45-47>
38절 전반은 마가의 것으로 보아야 하며(J. Gnilka, 하권, p. 232), 38-39절과 40절은 원래 독립된 것을 마가가 결부시킨 것 같다(J. Gnilka, 하권, p. 232, E. Schweizer).
앞(12:35-37)에서 서기관들의 교훈의 오류를 드러내신 예수님은 이제 그들의 자기 도취에 대해 경계하시는 것이다. 본서는 로마인들을 대상으로 썼고, 누가복음은 이방인들을 대상으로 썼기 때문에 유대 교권자들의 비행의 일부를 기록하고 있으나, 마태복음은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썼기 때문에 그들의 비행을 매우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마가는 이 기사를【38】예수께서 가르치실 때에 가라사대 긴 옷을 입고 다니는 것과 시장에서 문안 받는 것과로 시작한다.
이 구절과 다음 구절은, 예수님이 서기관들의 명예욕 및 허영심을 비판하시는 것이다.
긴 옷을 입고 다니는 것(θελόντων ἐν στολάις περιπατείν)의 정확한 번역은 ‘긴 옷을 입고 다니기를 좋아하며’이다. 긴 술이 달리고, 땅에까지 끌릴 정도로 긴 흰색의 아마포 옷(W. L. Lane)은 동양에서는 고귀한 신분의 상징이었다(W. Barclay). 그들은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려는 왕들이나 제사장들처럼 성장을 하고 돌아다니기를 좋아하였고(W.Hendriksen), 그런 식으로 위세를 보여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려고 하였다.
시장은 사회생활의 중심지로 정치 기관들이 있고, 상행위가 이뤄지기 때문에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따라서, 신앙 문제나 어떤 교훈을 물어 오기도 하므로, 시장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거나 존경을 받기에 매우 적합한 곳이다.
그러므로 문안 받는 것은 단순한 말이나 글의 문안을 의미하는 것(고전 16:21, 골 4:18, 살후 3:17)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존경의 표시, 즉 자기들의 탁월성에 대한 공개적인 인식을 확인받는 것을 의미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들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특별한 존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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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세하였다. 이 점에 대해, 마가는【39】회당의 상좌와 잔치의 상석을 원하는 서기관들을 삼가라라고 하였다.
회당(1:21의 주석을 보라.)의 상좌는 회당 안의 거룩한 두루마리(율법)가 보존되어 있는 거룩한 궤 앞에 회중을 향하여 특별히 구별된 자리에 긴 의자가 있는 곳이었다. 그 곳에 앉는 사람은 율법을 낭독하거나 기도를 인도하는 사람 가까이에 위치한다는 것과 존경하는 마음을 가진 회중의 주시를 받는다는 이점이 있었다. 따라서, 그러한 자리로 안내를 받는 것은 명예의 징표로 간주되었다.
잔치의 상석은 주인의 오른쪽 좌석이며, 그 다음은 왼쪽 좌석이었다. 그리고 식탁을 중심으로 오른쪽과 왼쪽 순으로 좌석이 정해졌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의 지위와 명성은 그가 앉은 좌석에 의해 알려졌다.1)
“당시의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서기관들을 무한히 존경하고 경외하였고, 그들의 말을 최고의 권위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기”(W. L. Lane) 때문에, 그들을 ‘아버지’나 ‘대가’ 또는 ‘랍비’(‘나의 위대한 분’이라는 뜻)라고 불렀다(W. L. Lane, W. W. Wessel).
아무튼, 명예욕과 허영심에 사로잡힌 서기관들을 비판하신 예수님은 혼인 잔치에 청함을 받았을 때에 상좌에 앉지 말고 말석에 앉으라고 하셨다(눅 14:8-9. 참조: 막 10:35-45, 요 5:44, 약 2:2-4).
계속된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마가는【40】저희는 과부의 가산을 삼키며 외식으로 길게 기도하는 자니 그 받는 판결이 더욱 중하리라 하시니라라고 하였다.
이 구절은 서기관들의 탐욕과 위선, 그리고 그로 인해 받게 될 중한 심판에 관한 말씀이다.
유대교에서는 과부와 고아는 특별히 법률적 보호를 받았다. 한 예로, 출애굽기 22:22-23의 “너는 과부나 고아를 해롭게 하지 말라 네가 만일 그들을 해롭게 하므로 그들이 내게 부르짖으면 내가 반드시 그 부르짖음을 들을지라”를 들 수 있다(참조: 사 1:23, 10:2).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기관들은 과부의 가산을 삼켜 자신들을 살찌우는 죄를 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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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조: W. Hendriksen, W. Barclay, J. Gnilka, 하권, p.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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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드릭슨(W. Hendriksen)은 그들이 사용한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들은 자기들의 관리 아래 기부하게 하고, 또한 자기들의 몫으로 따로 떼어놓기 위해 과부들에게 적정선 이상의 헌금을 강요하였다. 혹은 과부들이 소유한 부동산 거래를 도와 주면서 그 과부들보다도 더 많은 몫을 가로채거나, 또는 자발적으로 바친 물질적인 원조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취하였다.
그러한 서기관들의 탐욕의 죄와 관련되는 배경이 있다. 당시의 서기관들은 가르침에 대해 보수를 받는 것이 금지되었으므로(W. L. Lane, W. W. Wessel, W.Barclay), 일반적으로 가난하게 살았다. 레인(W. L. Lane)은 “소수의 서기관들은 영락해서 구걸하는 신세가 됐으며, 예루살렘의 서기관들은 보다 더 가난한 부류에 속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라고 하였다.
바클레이(W. Barclay)는 “그들은 직업을 갖고 일용할 양식을 벌어야만 하였다. 그러나 서기관들은 사람들에게 랍비들이 안락하게 살도록 뒷받침해 주는 것보다 더 고상한 의무와 특권은 없다고 가르쳤다. 또한, 랍비를 잘 받들어 섬기는 것이 천국의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권리를 얻는 길이라고 가르쳤다.”라고 하였다. 레인(W. L. Lane)도 “그들에 대한 환대는 경건 행위로 강력하게 격려되었다. 특히, 공적으로 고려되었다. 많은 부자들은 재정 관리를 서기관들의 처리에 맡겼으며, 따라서 필수적으로 남용되었다.”라고 하였다.
서기관들은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까지도 외식으로 길게 기도하였다. “여기에서는 기도를 길게 하는 것을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하는 것을 정죄하는 것이다”(J. Gnilka, 하권, p. 234). “실제로 그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경건한가를 누구라도 볼 수 있는 곳과 방법으로 기도하였다”(W. Barclay). 그들은 기도하면서도 하나님은 아랑곳없고, 다만 한 사람이라도 더 기도하는 자기들을 볼 수 있도록 길게 끌었다. 종교적 경건을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하는 것만큼 더 위선적인 것은 없다(대조: 마 6:5, 살전 2:5-6).
어떤 학자들1)은 ‘과부의 가산을 삼키는 것’과 ‘길게 기도하는 것’ 사이의 밀접한 문법적 병치 때문에 두 행위는 서로 밀접한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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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조: W. W. Wessel, 마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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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이 있다고 시사한다. 즉, 그들은 과부의 가산을 삼키고 나서, 그 죄악을 은폐하기 위해 길게 기도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과부들을 위해 기도를 길게 하면 길게 할수록 그 과부들은 더욱더 그들의 먹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종교적‧사회적 지도자로서 명예욕과 허영심과 탐욕과 위선 등에 사로잡혀 사는 서기관들이 받는 판결은 더욱 중하리라라고 단언하셨다. 이 판결은 종말론적 심판과 관련되며,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과 대조되는 것이다. 이 경고의 말씀은 현대의 성직자들이라고 해서 예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야고보도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 된 우리가 더 큰 심판 받을 줄을 알고 많이 선생이 되지 말라”(약 3:1)1)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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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자의 야고보서 3:1의 주석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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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www.newrema.com의 저서들: 신약 주석(마-계 8610쪽)/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우린 신유의 도구/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 4권/ 영성을 위한 한 쪽/ 설교집 20권/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다수의 논문들 HP 010-6889-3051 T 02-426-3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