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교회 추수감사하다.

취사장에서 잠시 빌려 온
채소, 과일로 장식하고
추수감사절의 유래를 생각하면서
교회의 관습에 따라 감사절을 지키다.

지나간 일 년
뭐 그리 많이 거둔 것은 아니었지만
잠시 멈추고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감사할 일이다.

병영에서의 봄, 여름, 가을이
그리 쉽사리 지나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벌써 절반은 지나갔네.
머지않아 나도 말년 병장이다.

그 분의 살과 피를 나누는
성찬식에 참여 하면서
이등병에서 장군님까지 우리는 모두
십자가 높이 매달린 그 분을 바라보았다.

우리의 총으로 당신을 겁박했어도
우리가 당신을 형틀에 묶어 못 박고
모욕적인 말들로 조롱하였어도
당신은 우리를 용서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린 한 목소리로 고백했다.
“당신은 진실로 하나님이십니다.”
제국의 지배담론이 되었던 집행관의 고백처럼
우리들의 이 고백도 새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