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가을볕은 가슴으로 들어오지
작성자
최천호
작성일
2020-11-20 21:53
조회
356
늦은 가을볕은 가슴으로 들어오지
길 떠난 가을
멀리 가지 못했는데
성급한 바람 심란하게
마른 낙엽 흩어놓고
창밖으로 난 모퉁이에
외로움은 서성거리는데
멀리서 달려온 볕은
꼭꼭 여민 나의 가슴에
들어와 감싸네
십일월
사람들은
겨울이라며
두터운 옷으로 갈아입고
길을 나서는데
볕은
담장 아래
얼마 전 갈아입은 옷 그대로
그 아름다움을 놓지 못하는
은행잎 위에 머물고
사람들은
촉촉한 가슴으로 쌓여가는
노란빛으로 머무는 볕을
두 발로 밟고 지나가고
차가워지는 바람은
몇 개 남지 않은
잎새를 떨어트리려
가늘고 긴 허리를 가진
나무 곁에 서성거리고 있다
십일월 이십일 자전거 타고 남산 오르기
무더운 여름 동안
하늘 향해 손뼉을 치던
푸르던 잎들은 땅에 엎디어
양탄자처럼 부드럽네
첫눈이 내려야 겨울이지,
아직 겨울이 아닌데도
계곡은 어두운 침묵에 잠겼고
산 아래 과수원도 가슴 비웠네
산이 높아질수록 길은 가파르고
근육은 가쁜 숨 몰아쉬며
산줄기처럼 거칠어지는데
까마귀는 저녁이 되었다 울어 대네
도시 사람들은
첫눈이 내려야 겨울이라며
이 산을 올려볼 생각도 않는데
아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남산은
며칠 있으면 흰 눈이 펑펑 내려
두텁게 이 산을 덮을 거라 말하네
길 떠난 가을
멀리 가지 못했는데
성급한 바람 심란하게
마른 낙엽 흩어놓고
창밖으로 난 모퉁이에
외로움은 서성거리는데
멀리서 달려온 볕은
꼭꼭 여민 나의 가슴에
들어와 감싸네
십일월
사람들은
겨울이라며
두터운 옷으로 갈아입고
길을 나서는데
볕은
담장 아래
얼마 전 갈아입은 옷 그대로
그 아름다움을 놓지 못하는
은행잎 위에 머물고
사람들은
촉촉한 가슴으로 쌓여가는
노란빛으로 머무는 볕을
두 발로 밟고 지나가고
차가워지는 바람은
몇 개 남지 않은
잎새를 떨어트리려
가늘고 긴 허리를 가진
나무 곁에 서성거리고 있다
십일월 이십일 자전거 타고 남산 오르기
무더운 여름 동안
하늘 향해 손뼉을 치던
푸르던 잎들은 땅에 엎디어
양탄자처럼 부드럽네
첫눈이 내려야 겨울이지,
아직 겨울이 아닌데도
계곡은 어두운 침묵에 잠겼고
산 아래 과수원도 가슴 비웠네
산이 높아질수록 길은 가파르고
근육은 가쁜 숨 몰아쉬며
산줄기처럼 거칠어지는데
까마귀는 저녁이 되었다 울어 대네
도시 사람들은
첫눈이 내려야 겨울이라며
이 산을 올려볼 생각도 않는데
아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남산은
며칠 있으면 흰 눈이 펑펑 내려
두텁게 이 산을 덮을 거라 말하네
충주남산은 해발 636m 금봉산이라고도 부르며, 정상에 사진처럼 산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