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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이 사람을 새롭게 만든다

작성자
이주익
작성일
2020-02-13 13:21
조회
1774
탁사 최병헌 목사 장학사(獎學社) 연설문
융희 2년(1908년) 6월 28일

칠수(漆叟)-<장자,莊子/B.C. 365-290>는, 추수(秋水) 편에 기록하기를 황하(黃河)의 수신(水神) 하백(河伯)은 큰 바다를 바라보고 자신의 힘이 그에 미치지 못함을 한탄했으니 진실로 잘 깨우친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정와/井蛙)는 바다의 넓고 깊음을 말할 수 없음이니, 혀 또한 짧음이다. 여름 벌레(하충/夏虫)는 얼음이 어는 추운 겨울을 경험한 일이 없으니, 그 또한 겨울을 말할 수 없고, 뜻이 굽은 선비 굽은 선비는 바른 도(道)를 말할 수 없으니, 가르칠 자격이 없다.

나는 보는 것이 얕고 또 외롭게 자라서, 견문이 좁으니 학문이 사람을 새롭게 만드는 것을 알지 못했고 문명 시대를 통달하지 못했다. 어려서 서당에서 글 짓고 쓰는 것으로 스스로 기뻐하고 스스로 학습을 자부함이, 황하의 수신 하백의 한탄함과 다를 바 없다.

오늘 이 자리에 배우고자 하는 넉넉한 자세와 학문과 글을 아름답게 잘 쓰고자 하는 풍조를 대한즉, 하백이 큰 바다를 보고 한탄했던 우매함을 금할 수 없다.

불행하게도 학문에 완악(頑惡)하여 구시대에 머물고 있으니, 우리가 배우고 또 가르치고 있는 것이 계몽 편이나 통감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아는 것이 고금시대와 같고 문장이며 말솜씨가 거칠 수 밖에 없다. 이는 쑥대밭에 새가 깃을 들일 수 없고 여름에만 사는 쓰르라미가 긴 세월을 모르는 것과도 같다.

그러나, 입을 다물고 있을 수만 없어 이 자리에 섰으되, 어리석은 말을 일시에 발하여 여러 어진 선비들의 비웃음을 살까 두렵다.

시대를 나누어 논한다면 상고, 중고, 현금, 장래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야매(野昧) 어두운 시대, 문명시대, 지혜시대, 성결의 세계로 차이를 두어 구분할 수 있다.

ⅰ. 상고시대(上古時代)

상고시대는 사람이 굴속에서 벌거벗고 살았다. 풀과 열매를 먹으며 풍속이 거칠고 사납고 어둡게 사는 것이 초목을 먹고 사는 새와 짐승같이 빙초(氷草)의 시절을 쫓아다니며 번식과 썩음을 되풀이하는 시대이다.

이들은 그림을 그려서 서로 약속도 하고 행동했으며 도구를 사용한즉 돌 조각이요, 날카로우면 칼이나 끌이 되고 갈고 쪼아서 도끼와 화촉을 만들어 썼으니 이것이 석기시대다.

돌도끼로는 나무를 쪼개고 또 나무를 비벼서 불을 지폈고 작은 배를 만들어 물을 건너고 짐승의 가죽을 벗겨 짐승의 뼈로써 바늘을 만들어 힘줄을 실로 써서 옷을 만들어 나체를 가리고 밤이 되면, 나물을 쌓아 불을 놓음으로 밤을 밝혀 쉬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었으며, 야수의 침범도 막았다.

구라파 북도민(북유럽)은 살찐 새의 몸에 등을 꽂아 불을 밝혔으니 처음으로 기름(등유)을 취하여 촛불을 대신하였다.
당시, 구라파와 아세아주 북쪽에 사는 토인이 날고기를 먹으므로 창자에 탈이 있었다.

후에 묘한 꾀를 낸 것이 잡은 짐승의 가죽으로 옷을 해 입은 후, 땅을 파 구덩이를 만들어 고기를 저장해 두었다가 꺼내어 맑은 물에 고기를 넣어 익혀 먹기도 했으니, 이는 다 상고시대의 어리석고 우매한 생활 모습이다.

ⅱ. 중고시대(中古時代)

중고시대는 곧 백성의 슬기가 점점 발달 되어 진흙을 발라 불에 넣어 굳게 하고 이에 흙을 두들겨 그릇을 만들고, 볕에 쬐며 혹은 불에 그슬려서 썼으니, 오늘날 도자기를 만드는 것이 여기서 시작된다.

토굴이나 둥지에서 살던 사람들은 점차 집에 지어 살더니, 요순시대에 이르러 삼단 층계에 이엉을 잇고 지붕 있는 집을 지었으니 이는 장려한 궁전의 시작이다.

사람들이 이엉을 이은 토집을 지어 그 몸을 감추고 들 과일과 짐승 고시로써 그 굶주림을 면하니, 염제(炎帝)는 쟁기와 보습으로 밭 가는 것을 백성에게 가르쳤고, 황제(皇帝)는 책력을 만들고 예수(隸首)를 시켜 계산하며 창힐은 새 발자국을 보고 글자를 만들어 문자 시대를 열므로 새끼를 매듭으로 그림을 그려 다스리던 것을 폐지했다.

상고에 아직 교화를 받지 못한 사람은 매양 손가락으로 수를 기록하여, 한쪽 손을 5로 따지고 두 손을 10으로 하고, 혹은 반인을 칭하며, 20을 1인이라 하니, 오늘날의 산법인 백, 천, 만, 억이 다 여기서 시작되었다.

요순(堯舜)에 시작된 층계 집의 시작은 영국인으로 장려한 런던을 건축하게 했으니 이는 동양의 문화가 서양으로 전래된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날로 총명하여 땅속에 보화가 매장되어 있는 것을 찾게 되니 돌을 쓰던 사람이 둔함과 견고치 못함을 알고, 이에 그 오금(五金)을 파내어 대신 사용하게 되었다.

오금(五金)을 쓰는 것은 황금을 제일 먼저 쓰고 동과 주석은 다음에 쓰다가 이들을 같이 녹여서 합하여 더욱 단단하게 하여 쓰는고로 돌을 버리고 동기를 취하니, 중고를 청동시대라 이른다.

이 시대의 가장 오래된 돌무덤은 덕바열 왕 의 무덤보다 먼저가 없고 로마의 지하무덤에는 약 6백 만인이 묻혀있고 파리사 파리사의 큰 무덤은 3만 인이 매장되어 있다.

태고 사람은 생명을 유지하고 죽음에 돌로 쓰지 아니했으며, 스스로 동기를 사용함으로 돌도끼, 칼, 창이 자연히 폐기되었고 동을 갈아 거울을 만들었으니 동으로 만든 발(鉢), 큰 바리간, 동(銅), 징 같은 기구가 점차 발달되어 이를 사람이 사용함으로 산업의 진흥이 모두 중고로부터 시작되었다.

북산(北山)에 석곽(石槨)을 쌓고, 사촉형재(寫蜀荊材)에 진시황제가 아방궁을 짓고 솔로몬은 레바논의 백향목으로 궁전을 지으니, 이는 상고의 우매한 세상과는 같을 수 없는 지혜로운 일이다.

이탈리아인 콜롬버스는 지구가 원형임을 알고, 희랍인 탈레스는 전기의 이치를 터득했고, 프랭클린의 후부터 전기학으로 점점 발달 되어 세계만방에 전보, 전화의 선이 서로 연락하게 되었다.

동양의 하(夏) · 은(殷) · 주(周) 시대에 문화가 무성하게 발전하여 국부민안했고 서양의 로마 전성시대에는 법률이 밝고 군대가 강하였으며, 희랍의 철학문사(哲學文士)와 애굽의 기능 예술이 일세에 밝혀지니, 자칭 문명시대였다.

ⅲ. 현금시대(現今時代)

현금시대는, 슬기를 경쟁하는 세계라. 이르되 철의 시대니, 전선 · 전등 · 전차 · 전총을 이용하였고 생활풍속 또한 철기, 토기시대로부터 증기시대로 발달하므로 만방에 순양함 · 전투함이 각항에 운집하고, 기차는 오주(五洲)의 각 성읍에 화물을 운송하며, 각 창고의 기계는 만국의 시장으로 옷감을 짜서 보낸다.

이와 같이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이 기계를 이용하고 철기를 사용하는고로 지금의 세계는 철 시대라 말한다.

하늘같이 먼 길에 궤도가 놓여 지고, 오대주 넓은 바다에 철선이 베틀의 북사 같이 떠다녔고, 구렁에 사다리가 놓아 지듯 강을 가로지른 다리가 철로 건조되었고, 심지어는 지붕까지도 철판으로 사용하니, 어찌 철 시대라 아니하겠는가?

화학자들은 탄산수 · 질소 등 60여 기체를 분합, 이용하여 생물을 조성하고 원질 원질(原質)을 변화시켜, 과학자들이 이로 양잠, 양어 등 기술을 발달시켰다.

장차(將次)는 수소의 가벼운 기운을 연구하고 이를 이용하여 공중을 운행함으로, 사람이 나는 새와 다름이 없으니, 지금 시대는 지혜 경쟁 시대가 아니겠는가?

사람들의 지혜가 점점 발달하여 석탄 · 금 · 은 · 동 · 철 등을 캐내어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유리와 산호와 호박과 패주의 진귀한 보배를 캐내어 사람의 눈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덴마크의 발명가 외르스데드은 1819년에 철석으로 자석을 발견하고 전기로 전자석을 만들고 독일인 렌트겐은 1896년에 일종의 전 광경을 처음 만들어 불토 광의 물건을 투광하게 하니, 가령 싸움에 임해서 탄을 받는 사람을 이 거울에 비친즉 능히 그 탄알의 소재를 알게 했다.

이는 당시 인조물이 능히 천조물(天造物)을 능가하니, 당세 철학가와 이학자(理學者)가 연구하여 그 원인을 캐내고 더욱더 연구하였다.

전기학은 유·무선으로 발전되어 통행하는 말은 중허 됨이 없이 지리적으로는 빙견(氷肩)을 넘으니, 삼십층의 높은 누각이 있어 구름과 하늘을 막으나 말소리는 기계를 통하여 이를 넘어 천만리 밖에까지 전해지며, 혹은 천만년 후까지 나가게 되어 모두 면담하는 것 같으니, 이는 미국인 에디슨이 창제한 사람이다.

1877년에는 허셸이 망원경으로부터 은하수의 소성(小星)들을 발견하고, 월구선천(月球山川) 월구산천(月球山川) 과 팔행제성(八行諸聖) 팔행제성(八行諸星)들을 사득(査得)하였으니, 현금 세계는 실로 지식이 우승과 열패를 좌우하는 시대라 할 것이다.

ⅳ. 장래시대(將來時代)

장래시대는 성결(聖潔)한 세상이라 하며 황금시대라 하나니, 어떻게 이야기를 하리오? 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상고(上古)에서처럼 풀처럼 어리석게 사는, 예컨대 유아가 사물을 어떻게 할지 모르는 것 같으며, 세상의 변천을 깨닫지 못하고 다만 울고 젖 빨고 굴에서 살며, 열매를 먹으며 나체로 글이 없는 어린 시절이다.

20세에 이르러서는 강하고 굳세어서 일에 임하여 용진 불굴하며 학식은 깊고 심오하여, 졸업하고 사회 연업(緣業)에 임하니, 산업은 발달하여 산을 뚫어 길을 내고 삼층 철로에 하저(河底)를 관철함과, 땅을 파서 운하를 만들어 큰 군함을 내왕케 함과, 각양 학술이 극도에 달하게 되니, 이를 청년시대라 말할 수 있다.

40에는 허영에 미혹하지 않으며, 50에는 천명(天命)에 순응하여 갑자기 깨달음이 49세가 아니라 하니, 석동(石銅) 시대가 이미 지났고 동철 세계에 슬기가 난무하니 이미 만들어진 기계를 더욱 정밀하게 하며, 이미 발달한 이학(理學) 경쟁을 거쳐 지식을 증진하게 하고 기술은 더욱더 연출케 하여 극점에 도달한다.

이는 중년 노인이 성공하여 범사에 지혜로우니, 철석같이 견고케 하는 시대라 말할 수 있을 것이요.

성결한 세상이 옴은, 늙은 대 유학자가 천하 대도를 걸으며 바로 서서 순수한 얼굴로 동이를 등에 메고 도학을 품고 마음을 밝게 체험하니, 부귀하면서도 음탕하지 아니하며 빈천하지 않고, 그 말은 선하고 그 행동은 깨끗하며 큰 인물로 미혹하지 않고 따르는 자, 죄의 반열에서 초월하니 과오가 없는 성현에 들어간 자라 말할 수 있다.

향자(向者) 모 학교 졸업식을 참관한즉, 그중 여학생은 소박하고 한빈(寒貧)하여 사가(私家)에 팔려가 노비(奴婢/종)이 되니, 미국 선교사가 보고 불쌍히 여겨 대금을 치르고 양녀로 삼아, 학교에 다니게 하니 열심히 공부하여 졸업하기에 이르렀다.

해당 학생은 일세 표율(表率)하여 교육을 후진에게 전수하게 하니 해당 학생으로 하여금 교사가 되게 하고, 노예를 산 집 여아를 사서 입학케 하니, 노주(奴主)와 그는 이제 스승과 생도의 위치로 바뀌어졌다.

도현지세(倒懸之勢)와 문야지별(文野之別)이 가히 천지로 판별되니, 이는 그 어찌 풍조의 변이가 푸름을 타고 세상을 바꾼 것이 아니겠는가?

황금의 물건 됨이 모두 동· 철· 유기· 주석에 이르기까지 귀하고 또 좋으니, 비유컨대 동철(銅鐵)의 시대로 일변하여 지금은 대신하게 이르렀다.

오주의 동포로 하여금 성역에 동참하여 참 진리로 돌아가 한마음 한뜻으로 사람 사랑하기를 나 사랑하듯이 하며, 하나님 아버지를 높이고 공경하기를 악으로써 악을 갚지 아니하며, 덕으로써 원한을 갚고 나를 해치는 자를 사랑하면, 16억 인류 사회로 하여금 함께 문명을 누리게 되고 함께 태평하리니, 황금시대의 성결한 경지를 힘써 얻으리라.

여기 모인 사람들이여, 신학 세계에 끌고 가기를 힘쓰는 자 얻으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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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4

  • 2020-02-13 15:28

    이 목사님!
    그동안 공연히 쓸데없는 염려를 한 것 같습니다.
    주변에는 지금도 정신 똑바른 이들 대부분이 나라의 안위를 염려하는데
    아래 글에 박충구 전직교수라는 이와 덧글단 이들의 글을 보니 염려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단한가지 백성들은 굶주리는데도 여전히 핵폭탄 실험 한다는 뉴스와 표현 불가한 내용들은 안 보는지,

    대놓고 체제를 바꾸겠다고 공언하는 무책임한 인사들, 국민의 고통은 나몰라 하는 여당 원내 대표의
    덜 떨어진 인간들이 자기기준으로 바꾸며 설쳐대는데도 괜찮다 하는 이들은 도대체 어느 시대 사람들이요?
    이 목사님의 글을 보면 상고시대(上古時代)같은데...


  • 2020-02-13 19:38

    존경하는 오재영 목사님, 안녕하세요?
    목회 연한과 경험이 깊으신 중에도 자청하여 어지러운 한 폭판에서, 때로는 강력한 소신을 굽히지 않으시는 이유는, 세상이 더 어려워지는 파국으로 몰려가서는 안 된다는 심초(深礎)의 발로이시라 여겨집니다.
    오 목사님이 만인의 심성을 돌보시려는 노고는 언제나 계속되시기를 바랍니다.
    1999년 10월 '몽양원'이란 제목으로 출간한 탁사 최병헌 목사님의 강연집(講演集)에서 한 편을 올렸습니다. 독서가 넓으신 오 목사님께서 정독해 주셔서 더욱 기쁩니다.


  • 2020-02-14 12:50

    작년에 정동교회 최경자 권사님께서 탁사 최병헌 목사님 관련 서적을 2권 보내주셨습니다.


  • 2020-02-15 10:16

    친여 지식인들 "與, 독재 통치술 쓴다"
    與내부도 "교만과 오만은 패망의 선봉"
    대놓고 체제를 바꾸겠다고 공언하는 무책임한 그들
    결코 성공치 못할것입니다 하나님께서....민심이 천심
    학문이 사람을 새롭게 만든다 말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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