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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작성자
신현승
작성일
2021-04-17 09:54
조회
1159
복음서를 읽다보면 <하나님이 쾌히 들으시는 기도>가 있고, <별로 관심을 두시지 않는 기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 잘난 것을 드러내며 자기 자랑으로 채운 바리새인의 기도는 별로 달갑지 않게 여기셨습니다. 하지만 삶이 부끄러워 얼굴도 들지 못하고 눈물 담아 드리는 세리의 기도는 흔쾌히 들으셨습니다.

4월 14일! 인천에서 열린 <중부연회 목사 안수식>에 참석하였습니다. 아내의 조카가 목사로 안수받게 되어 안수보좌하는 일로 참석하였습니다. 참석한 모든 이들이 교회와 나라와 열방을 향하여 새로운 출발을 하는 젊은 목사들을 바라보며 맘껏 기도하고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안수식에 참석하며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순서중 주안지방 최영석감리사님 기도는 특별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하나님도 감동하셨으리란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이 좀 길기는 하지만 여기에 옮겨봅니다.

"사랑과 은혜가 많으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 우리는 제80회 중부연회 중에 하나님께서 그토록 사랑하시는 젊은 종들에게 목사의 직임을 잘 감당하라고 목사안수식을 거행하고자 이렇게 나아왔습니다. 여기 모인 젊은 종들이 사랑스러운 것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하나님께 은혜 받지 않으면 안된다는 성령의 음성에 따라 저들이 몸부림치며 흘린 눈물자국이 그들의 눈에 선명하기 때문이고, 또 어머니 감리교단의 요청에 따라 자신을 쳐 복종하고 훈련하며 흘린 땀냄새가 흥건하기 때문입니다... 어찌보면 저를 비롯한 선배목사들이 잘 감당하지 못했던 묵직한 사명들을 슬그머니 그들의 어깨에 올려놓는듯해서 미안하기까지 합니다. 주여!! 우리의 부족을 용서하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뒤를 따르겠다고 일어선 이들에게 더 큰 용기와 힘을 더하여 주옵소서.

주여!! 부족한 종이 목사안수를 받고 걸어왔던 30여년의 목회여정을 뒤돌아봅니다. 경제적 어려움에 남자로써 때론 아버지로써 느꼈던 수치심도 있었고, 교인들을 데리고 앞으로 나아가긴 해야 하는데 안갯속 미래 때문에 당황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나름은 열심히 전도한다고 했는데 영혼구원이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현실 앞에 밤잠을 설친 적도 여러 날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여기모인 젊은 종들을 보며 마음이 힘든 것은 우리가 걸어왔던 길과 똑같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길을 걸어가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주여!! 우리의 급해지고 간절해지는 이 기도를 들어주옵소서.

사랑과 은혜가 많으신 하나님!! 다시금 기도하오니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더하여 주옵소서... 주님!! 오늘 목사안수를 받는 이들이 하얀까운을 입고 나아와 빨간 스톨을 목에 두를 것입니다. 바라고 원하옵기는 점점 검어져 가는 세상 속에서 하얀 순결이 평생 저들의 색깔이 되게 하옵소서, 그리고 빨간 스톨을 목에 두를 때마다 주님의 피가 저들의 거룩한 멍에가 되게 하사 가는 곳마다 주님께서 이루신 거룩한 피의 역사를 이어가게 하소서. 다시금 기도 하옵나니, 오늘 이들의 모습과 결심이 수십년이 지나도 탈색되지 않고 원본 그대로 보전되게 하옵시고, 목회를 마칠 때까지 생명싸개로 쌓아 강건하게 지켜 주시고 그것이 저들의 삶에 거룩한 상급이 되게 하옵소서. 우리의 영원한 목자 되신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함께 기도하는 중에 "어찌보면 저를 비롯한 선배목사들이 잘 감당하지 못했던 묵직한 사명들을 슬그머니 그들의 어깨에 올려놓는듯해서 미안하기까지 합니다."란 내용에는 마음이 울컥하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들이 하얀까운을 입고 나아와 빨간 스톨을 목에 두를 것입니다. 바라고 원하옵기는 점점 검어져 가는 세상 속에서 하얀 순결이 평생 저들의 색깔이 되게 하옵소서, 그리고 빨간 스톨을 목에 두를 때마다 주님의 피가 저들의 거룩한 멍에가 되게 하사 가는 곳마다 주님께서 이루신 거룩한 피의 역사를 이어가게 하소서."란 내용에서는 사명에 대한 재다짐을 했습니다. 신실한 고백과 마음을 담아 드리는 기도이기에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예문에 담겨진 기도문보다 고백과 사랑과 격려를 담은 신실한 기도였기에 지금도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그날! 집에 돌아와 저의 삶과 기도를 돌아보았습니다. 목사로서의 삶을 한참 걸어왔지만... 여전히 부족한 나를 돌아보았습니다.

필립 얀시는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란 글에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철저히 무력함을 기도로 표현하고 나면 우리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미소 지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며, 우리가 염려하고 있거나 미리 염려하는 일 속에서 유머를 잃지 않게 될 것 입니다."라 했습니다.

필립 얀시의 글과 함께 이어령님의 기도문을 읽었습니다.
"좀 더 가까이 가도 되겠습니까?
당신의 발끝을 가린 성스러운 옷자락을
때묻은 손으로 조금만 만져봐도 되겠습니까?"

안수받은 후배목사님들을 기억하며, 나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 우리 모두가 하나님과 교회와 사람들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늘 겸손하고 신실하게 하옵소서."



전체 9

  • 2021-04-17 10:27

    아멘, 아멘, 아멘~!


    • 2021-04-17 10:35

      후배목사님들을 향한 선배목사의 간절한 마음이 감동이었습니다.


      • 2021-04-17 10:40

        기도자가 기도하면서 가끔 말을 잇지 못하다...울음섞인 목소리로 기도할 때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 2021-04-17 12:09

          자신의 기도에 자신이 눈물을 흘렸다니 정말 기억에 남을 기도이셨다 생각을 합니다.
          아마도 그것은 성령의 감동이겠지요? 자아도취의 기도는 분명 아니었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 2021-04-17 14:23

            답글 감사합니다. 목사님에게 주님의 은총 더하시길 바랍니다. 안수식에 관한 논란이 있었지만 그 일과 관계없이 그 날의 기도는 제게는 감동이었습니다. 관점과 판단은 다를 수 있겠지요? 늘 주안에서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 2021-04-17 18:22

    너무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감리사님의 기도가 명품이었군요


    • 2021-04-17 18:27

      이목사님. 감사합니다. 맘이 담긴 기도에 함께 했습니다.


  • 2021-04-17 18:34

    이동환 목사 사건은 옥에 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감독님도 연회를 잔반적으로는 은헤롭기 이끄신듯 합니다


    • 2021-04-18 15:51

      이*환목사의 건이 아니라 정*수 감독님의 '내가 감독이다.'가 문제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이유로 물타기 하려는 아붓성 글들이 문제였고 자신의 책임은 회피하고 교권을 이용해 아랫 사람 쥐 잡듯 하려 한다는 입장문도 문제였던 것이며. '사과합니다.' 한 마디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 교권의 오만이 문제였던 것이죠.

      그러니 각종 이벤트로 은혜를 흉내만 내었음인데 그것이 은혜로 왔다, 눈물이 났다, 하나만 보지 말고 다른 것도 보자 하는 이들의 눈가림이 더더욱 문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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