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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노선과 관심의 분야가 달라도...

작성자
이창희
작성일
2020-09-27 21:14
조회
956
내 아들은 소위 말하는 “대깨문”인 것 같다.
사람들의 말을 빌리면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란다.
나는 아들에게 자주 말한다.
“너는 좋겠다. 대가리가 깨지면 대통령이 기어 나와서.
그래도 골빈 놈 보다는 머리에 문재인이라도 채워져 있는 것이 훨씬 낫다.”

아들은 나에게 말한다.
“어머니, 감게에 글을 쓰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비난과 조롱 앞에 서는 것입니다.”

그렇다 나는 세상의 긍정을 얻거나 칭찬을 원하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의 비난과 조롱 앞에 서 보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 상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연습을 해 보고 싶다.

내 딸은 “대충문”이다. 대충 문재인을 옹호한다.
내 딸도 글에 의존한 삶을 이미 선택했다. 그래서 그런지 딸아이는 잔소리가 많다.
“엄마, 글이란 자기의 얼굴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내면을 드러내는거야.
글을 잘못 쓰면 사람이 너무 초라해져. 제발 일기만 쓰면 좋겠어.”

그렇다. 나의 내면을 어디서 드러내어 보겠는가?
아무도 나의 내면에 관심이 없다.
감게에서라도 나의 내면을 드러내어 보자.
그리고 나의 내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나도 들여다보고 싶다.

우리 가족은 정치 노선이 다 다르다.
그러기에 가족이 모이면 더 조심하며 서로 총질을 하지 않는다.
가족 구성원이라도 정치적인 노선을 선택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 권리가 아니겠는가?

아이들이 정치 노선은 달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정치노선이나 사상보다 가족사랑은 더 높은 차원의 구조인 것 같다.
그러기에 우리 가족은 정치 노선이 모두 달라도 만나면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지낸다.

우리 감리회 식구들이 서로 정치노선이나 관심의 분야가 달라도
이번 한가위 명절 동안에는 덕담을 나누는 글들을 기대해 본다.



전체 11

  • 2020-09-30 11:26

    이렇게 시를 통해 서로에게 좋은 선물을 하시는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감리교회를 변화시키는 좋은 씨앗이 되었으면 합니다.
    깊이 감사드리고 행복한 명절 되세요^^


    • 2020-09-30 11:39

      감사합니다. 행복한 명절 되세요.


  • 2020-09-30 11:40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

    김매순(金邁淳)의 「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 8월 중추(中秋)에 보면, “가위란 명칭은 신라에서 비롯되었다. 이 달에는 만물이 다 성숙하고 중추는 또한 가절이라 하므로 민간에서는 이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아무리 가난한 벽촌의 집안에서도 예에 따라 모두 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아 찬도 만들며, 또 온갖 과일을 풍성하게 차려놓는다. 그래서 말하기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같기만 바란다(加也勿 減也勿 但願長似嘉俳日)’라고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그러므로 일년 중 가장 먹을 것이 푸짐한 계절이다. 가윗날 곧 추석은 우리나라에서 일년 중 가장 큰 명절의 하나다. 이때는 오곡백과가 익는 계절인 만큼 모든 것이 풍성하다. 또 즐거운 놀이도 많고 과일도 풍성하고 각종 놀이도 있어 아이로부터 부녀자에 이르기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즐겁게 지낸다.
    17세기 이안눌(李安訥)의 『동악선생집(東岳先生集)』 권18에 추석 달빛 아래서 부르는 노래를 듣고 지었다는 한시 가운데 “작년에는 보리농사도 벼농사도 망쳤으니, 유랑하는 백성들 의지할 곳 없는 것이 불쌍하네. 가을걷이 풍성하여 이제야 집집마다 배부름을 알겠으니, 달 밝은 데 자주 길가의 노래 소리를 듣네(去年無麥又無禾 坐憫流氓失撫摩 秋熟始知盧舍飽 月明頻 聽路衢歌).”라고 하는 시가 있다. 추석은 만백성의 즐거움의 표상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 (한국세시풍속사전)


  • 2020-09-27 23:08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자화상)

    제 나이가 40대 후반입니다. 저희 세대가 70이 되면, 그 때 저희는 다르겠습니까? 늙어가는 어머니를 바라본다는 것, 이미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의 나이를 거의 채워간다는 것, 변해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지켜본다는 것, 그리고 나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 어느 것 하나 쉽지만은 않습니다. 아드님과 따님도 저와 비슷한 마음일 것입니다.
    열 살, 스무살 때는 영원히 살 줄 알았는데, 남겨진 인생은 우리의 생각보다 짧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길지 않은 우리의 인생을 사랑으로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시대 어머니와 아버지의 삶이 그렇게 사랑과 따뜻한 이야기로 채워졌으면 좋겠습니다.


    • 2020-09-27 23:37

      윤동주의 자화상은 이현석님의 추석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또한 답글은 조용히 나의 우물을 들여다보게 하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글이었습니다.
      좋은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 2020-09-28 05:26

    따뜻하고 훈훈한 이야기 입니다


    • 2020-09-28 08:43

      감사합니다.
      따뜻한 명절 보내시길 빕니다.


  • 2020-09-28 09:50

    얼마나 좋습니까? 좋은글 감사합니다.
    기장이,예장등 종파들이 마치정치를 하는것마냥
    보수,진보로 나누어 서로 글솜씨를( 대부분 옮겨오거나,짜집기한글들)
    상처를 주는걸보고 참으로 한탄스러웠습니다.
    우리감리회 만이라도 이런장을 만들고 싶었고, 서로격려하며,
    위로받는 방이돼였으면 좋겠습니다.
    이창희님께서 앞장서서 이끌어주시면 잘 될것 같네요~
    제 사무실 컴퓨터 옆에 있는 윤동주시 첨부합니다.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 윤 동 주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가 몇 가지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는지에 대해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답하기 위해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얼른 대답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냐고 물을 것입니다.

    나는 그때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꿔 나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놓아
    좋은 말과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 나가겠습니다.


    • 2020-09-28 10:06

      역시 지환님께서도 잊지 않고 추석 선물을 보내셨군요.
      감사한 마음으로 내 인생의 가을을 돌아보겠습니다.
      좋은 명절 되시길 빕니다.


  • 2020-09-28 21:32

    동감합니다.


    • 2020-09-30 11:42

      해피 추석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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