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지는 날
작성자
최천호
작성일
2021-03-20 20:38
조회
416
목련이 지는 날
저토록 밤을 새며
허연 불을 밝히는 것은
그 추운 겨울날
두터운 손으로
등허리를 감싸 안던
흰 눈에 대한
그리움 일게다
엷은 봄바람에도
멍들어 나뒹구는 것은
겨우내 언 가슴에
흘리지 못했던
눈물 일게다
땅에 떨어져야
잎이 핀다는
아픈 사랑을 배워가는
여린 소녀여서
그럴게다
봄비
꽃들을 피워내느라
진액을 다 퍼내고
잠이든 그들을 깨울까
소리 없이 내리는 봄비
오늘은 허리 굽혀
씨앗을 심던 농부들도
좁은 골목에서
망치소리를 내던 노동자들도
할 일 없어
낮잠을 잘 수 있겠네
한바탕 화려한 춤을 추다
지쳐 눈물 떨구는
벚나무 가지들을
밤을 새며 위로한
따듯한 봄비 같다면야
내일은,
한결 깨끗한 마음으로
하늘을 볼 수 있는
그런 사람 같다면야
봄은 화려한 옷으로 길을 나서지 아니한다
봄은
제 모습 보이려고
소리를 내어
얼굴을 꾸미지 아니한다
시샘하는 바람에는
부드러움을 잃지 않고
계곡에 멈춰선 물을
다시 흐르게 할 뿐이다
봄은
제 모습 보이려고
벌과 나비들을
불러 모으지 아니한다
여리게 피어나는
꽃들을 보듬고
촉촉한 대지위에
푸른 양탄자를 펼 뿐이다
봄은
제 모습 보이려고
화려한 옷으로
길을 나서지 아니한다
볼이 붉은 아이처럼
천진스럽게 다가와
나의 가슴에 안길 뿐이다
자전거 타는 풍경(봄)
이렇게 부드럽게
달려갈 수 있으니
등에 머무는 햇볕은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여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붙잡을 수 없는 바람 같은 삶,
나의 등에 햇볕이 머물듯
사랑함을 놓지 말아야지
봄이 되었네
반가운 얼굴처럼
민들레가 피겠지
여기저기 노오란 행복들
숲 속에서 만난 바람
깊은 숲 속에 길을 내고
높은 산을 넘어
계곡으로 내달려도
지친 기색이 없는 바람은
어쩜 이렇게도 명랑할까
겨우내 감추었던 종아리와
흰 목덜미를 들어낸 민들레도
나의 뒷모습이
모퉁이를 돌때까지
얼굴을 돌리지 못하고 있네
첫사랑의 기억처럼
촉촉한 슬픔이 배어있는
오월의 어느 날,
떠나가는 나를
막아서지 못한 채
목을 길게 세우며
울고 서있는 바람
목련
맨 몸으로
등불 밝히는
너의 애절함이
무엇이더냐
봄비야 우지마라
네가 우니
가슴에 멍이 든다
봄꽃
화려한 춤을 추는
이 꽃이 지면
봄날은 가는 거다
내 인생의 봄날에는
이 꽃들처럼 화려한 춤을
한 번이나 추어보았다더냐
너의 향에 취하니
오늘이 행복이다
봄에 피는 꽃
어머니가
어린 배를 채워주기 위해
허리 굽혀 씨앗을 심던
고단한 봄날은 다시 오고,
이른 아침부터 차가운 바람은
꽃이 된 어머니의
가냘픈 몸을 흔들고 있다
사순절
도시는 불 밝히고
밤새며 말을 쏟아내지만
겨우내 침묵한 저 산은
입춘지난 아침에도 말이 없다
미세먼지처럼 세상을 덮은
언어를 빗자루로 쓸어
가슴에 담은 저기 깊은 산은
아버지처럼 종일 침묵하신다
얼마를 더 살아야
저 산처럼 무겁게 살 수 있을까
얼마를 더 살아야
하늘 아버지를 닮을 수 있을까
봄은 강물을 타고
높음을 자랑하며
겨우내 언 가슴으로
빗장을 굳게 닫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막아선 검은 산
바람마저 깊이 잠든 새벽
돌아앉은 굵은 산허리
두 팔로 감싸 안은 강물
봄은 강물을 타고
그렇게 온다고 하네
저토록 밤을 새며
허연 불을 밝히는 것은
그 추운 겨울날
두터운 손으로
등허리를 감싸 안던
흰 눈에 대한
그리움 일게다
엷은 봄바람에도
멍들어 나뒹구는 것은
겨우내 언 가슴에
흘리지 못했던
눈물 일게다
땅에 떨어져야
잎이 핀다는
아픈 사랑을 배워가는
여린 소녀여서
그럴게다
봄비
꽃들을 피워내느라
진액을 다 퍼내고
잠이든 그들을 깨울까
소리 없이 내리는 봄비
오늘은 허리 굽혀
씨앗을 심던 농부들도
좁은 골목에서
망치소리를 내던 노동자들도
할 일 없어
낮잠을 잘 수 있겠네
한바탕 화려한 춤을 추다
지쳐 눈물 떨구는
벚나무 가지들을
밤을 새며 위로한
따듯한 봄비 같다면야
내일은,
한결 깨끗한 마음으로
하늘을 볼 수 있는
그런 사람 같다면야
봄은 화려한 옷으로 길을 나서지 아니한다
봄은
제 모습 보이려고
소리를 내어
얼굴을 꾸미지 아니한다
시샘하는 바람에는
부드러움을 잃지 않고
계곡에 멈춰선 물을
다시 흐르게 할 뿐이다
봄은
제 모습 보이려고
벌과 나비들을
불러 모으지 아니한다
여리게 피어나는
꽃들을 보듬고
촉촉한 대지위에
푸른 양탄자를 펼 뿐이다
봄은
제 모습 보이려고
화려한 옷으로
길을 나서지 아니한다
볼이 붉은 아이처럼
천진스럽게 다가와
나의 가슴에 안길 뿐이다
자전거 타는 풍경(봄)
이렇게 부드럽게
달려갈 수 있으니
등에 머무는 햇볕은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여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붙잡을 수 없는 바람 같은 삶,
나의 등에 햇볕이 머물듯
사랑함을 놓지 말아야지
봄이 되었네
반가운 얼굴처럼
민들레가 피겠지
여기저기 노오란 행복들
숲 속에서 만난 바람
깊은 숲 속에 길을 내고
높은 산을 넘어
계곡으로 내달려도
지친 기색이 없는 바람은
어쩜 이렇게도 명랑할까
겨우내 감추었던 종아리와
흰 목덜미를 들어낸 민들레도
나의 뒷모습이
모퉁이를 돌때까지
얼굴을 돌리지 못하고 있네
첫사랑의 기억처럼
촉촉한 슬픔이 배어있는
오월의 어느 날,
떠나가는 나를
막아서지 못한 채
목을 길게 세우며
울고 서있는 바람
목련
맨 몸으로
등불 밝히는
너의 애절함이
무엇이더냐
봄비야 우지마라
네가 우니
가슴에 멍이 든다
봄꽃
화려한 춤을 추는
이 꽃이 지면
봄날은 가는 거다
내 인생의 봄날에는
이 꽃들처럼 화려한 춤을
한 번이나 추어보았다더냐
너의 향에 취하니
오늘이 행복이다
봄에 피는 꽃
어머니가
어린 배를 채워주기 위해
허리 굽혀 씨앗을 심던
고단한 봄날은 다시 오고,
이른 아침부터 차가운 바람은
꽃이 된 어머니의
가냘픈 몸을 흔들고 있다
사순절
도시는 불 밝히고
밤새며 말을 쏟아내지만
겨우내 침묵한 저 산은
입춘지난 아침에도 말이 없다
미세먼지처럼 세상을 덮은
언어를 빗자루로 쓸어
가슴에 담은 저기 깊은 산은
아버지처럼 종일 침묵하신다
얼마를 더 살아야
저 산처럼 무겁게 살 수 있을까
얼마를 더 살아야
하늘 아버지를 닮을 수 있을까
봄은 강물을 타고
높음을 자랑하며
겨우내 언 가슴으로
빗장을 굳게 닫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막아선 검은 산
바람마저 깊이 잠든 새벽
돌아앉은 굵은 산허리
두 팔로 감싸 안은 강물
봄은 강물을 타고
그렇게 온다고 하네
최목사님
너무멋진 시인이유
글이 너무 감미러워유
마음에 큰 감동을 주는 글 읽는자마다 행복자가 될것같애유 축하축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