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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웨슬리 회심 283주년의 기독교대한감리회.

작성자
오재영
작성일
2021-05-22 19:19
조회
585
생명력 잃은 교회의 유혹.

내일은 우리의 교조 존 웨슬리회심 283주년 기념주일이다.
오늘 너나없이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은 신앙의 연륜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 이름에 걸맞을 그리스도인들 보다는, 자기가 변화되지 않고도 얼마든지 세상을 고칠 수 있다는 거짓된 확신에 마음을 빼앗겨 자신을 과장하는 영적태만의 습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이 주관하는 성경의 원리를 벗어난 위기의 모습들이다.

오늘, 우리교회는 미래의 크리스천이 될 이교도들에게 이 민족의 갈 길을 제시해 줄 안내자로서의 신뢰를 잃었다. 이제 그들이 보기에 그리스도인들이 진정 정직하고 도덕적인 믿을만한 사람들이냐고 묻는 질문 그 자체가 이미 부끄러운 것이 되고 말았다. 젊은이들을 비롯하여 많은 이들의 관심에서 교회를 떠나고 있고, 이들에게 가장 커다란 위험이 과거에는 이단들이었지만, 이제는 더욱 견고해진 사단의 영향력아래에 있는 세상의 뿌리 깊은 향락이다.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면 신약성경이 기록된 이후 2천년 기독교 사(史)에서 교활한 사단의 존재를 잊고 영적 태만에 빠질 때마다 교회는 쉽게 잠이 들었다. 그리고 교회가 잠들 때마다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은 교회의 생명력인 회심의 역사가 급격히 사라지는 것이다. 교회가 생명과 능력을 잃어버릴 때 교회를 통하여 영혼이 변화되는 일은 그만큼 희박해졌다. 이처럼 교회가 이 땅의 다른 집단과 구별되는 중요한 이유는 그 누구도 불가한 변질된 인간을 창조의 본래 인간의 모습으로 변화시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로 돌아가게 만들어 주는 소임은 오직 유일하게 교회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회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고 그리스도인들이 그 관계를 붙들며 살아가지 못할 때, 교회는 단지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만이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 사람들이 어떠한 관계를 가지며, 무엇을 믿고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바라며 무엇을 기도해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자체가 뒤틀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교회가 은혜의 방편을 따라 인간의 영혼을 변화시키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기여하는 대신, 반대로 사람들의 사회적이고 인본적인 요구를 만족시키는 방식으로 교회를 운영해 나가게 된다. 교회가 이처럼 세속적으로 흘러가거나 그릇된 성령 체험에 유혹을 받는 상황은 언제나 복음의 능력과 생명력을 잃어버린 상황에 처해있을 때 세상으로부터 영향을 받게 된다.

오늘 세상이 교회에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보라, 그들은 자기들이 만들어 가고자 하는 세상을 위하여 교회가 적절한 몫을 감당해달라고 한다. 여기에 신탁(神託)과 정체성을 상실한 교회는 세상의 권력과 야합하여 변질됨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거룩한 소명은 뒤로 한 채, 그리스도께서 주인 되시고 당신의 피(血)로 값 주시고 세우신교회를 한낱 미담(美談)꺼리나 만들어내는 기관으로 쉽게 바꾸어 버린다. 모두가 세상의 변화를 위하여 하나님께 부르짖는 것 보다는 한 점의 떡을 주는 것이 훨씬 폼 나고 편하고 쉽기 때문이다. 전자는 지도자 된 자신과 교회의 변화가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후자는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모두가 영적 맹인으로 하나님을 잃어버린 가엾은 이들의 모습들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말하거니와 교회는 그 이상을 위하여 존재한다. 그 이유는 이 세상의 기관들은 모두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세운 기관들이다. 그러나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직접 세우신 선험적(先驗的)인, 즉 체험 이전에 하나님에 의하여 설립이 명령된 기관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설립의 기초부터 세상의 기관들과는 구별된 것이다. 세상의 기관들은 자신들의 인본주의적인 이익을 위하여 존재하지만,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존재한다.

존 웨슬리와 오늘의 기독교대한감리회.

역사가들은 존 웨슬리(John Wesley)가 18세기의 영국을 도덕적인 위기와 정치적인 타락과 절망의 나락에서 구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웨슬리 브래디(Wesley Brady)가 영국: 웨슬리 이전과 이후에서 보도하고 있는 18세기 부흥 이전의 영국 사회는 매우타락하고 부패한 상황이었다. 유흥을 위한 심한 동물학대, 서민들의 알콜 중독, 아프리카에 대한 노예사냥 및 매매, 빈민가의 절망적인 상황, 보편화된 도박, 감옥내의 잔혹한 규칙과 피비린내 나는 형법, 풍기문란, 극장의 퇴폐적인 운영, 무정부 상태의 사회분위기, 외설적인 풍조, 정치의 부패와 공직자들의 뇌물수수, 성직자의 오만과 횡포, 이신론(理神論)의 유행, 위선과 타락, 당시 영국사회의 그림이었다.

그리고 수시로 거리에 등장하는 “공개적인 교수형”(hanging show)에 처해질 수 있는 160여 가지의 죄목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는 오늘날 경범죄에 해당되는 것도 있었다. 이처럼 그 시대의 교회가 영혼등대의 복음에 대한 경험과 능력을 잃어버리고 신앙에 대한 진지함과 심각함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그 당시 교회의 대부분 공통된 경험들이었다. 그러므로 오늘 정상적인 크리스천이라면 심비에 새겨둘 말씀이 있다. 크리스천에게는 세상이 없으면 교회도 없고, 불신자들이 없으면 크리스천들에게는 소명(召命)도 없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에 대한 정직한 인식과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갈망이다.

교회는 언제나 세상이 교회를 향하여 “敎會는 이러해야한다”며 제시하는 그 요구에 따라 교회가 우선적으로 매달림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회만의 구별된 순수한 영적부흥을 위하여 하나님께서 명하시는 그 말씀을 따르는 이들이다. 이들은 모두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실 그날을 기다리며 눈물의기도로 역사의 어둠을 감당한 이들이다. 언젠가는 맞이해야 할 미래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그날을 기다리며 잠들어 있는 교회에 빛을 비춰주시기를 눈물의 기도로 어두움을 밝혀 온 소수의 각성한 사람들이다.

지금은 우리가 노래 부를 때가 아니다.

교회가 영적인 각성과 부흥이 필요한 때가 되면 언제나 교회는 일꾼의 기근을 경험한다. 성경 말씀을 통하여 우리가 대하는 先知者들의 생애와 그들의 선포가 힘을 지니는 이유도 그들이 선포한 메시지들마다 모두가 하나님의 영감(靈感)에 의한 말씀이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들 모두가 하나님으로부터 불붙는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었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열망이었다. 이들의 비젼은 선교도 아니었고, 성전을 짓는 것도 아니었다. 그들의 가슴을 불타오르게 만들었던 가장 큰 열망은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셔야 한다는, 그 열망이 그들 모두를 불덩어리로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先知書를 통해 받는 가장 공통적인 감화다.(렘20:7-9).

옛날이나 지금이나 하나님은 언제나 지극히 적은 수의 그들에게 경건과 거룩한 삶을 요구하신다. 정결한 헌신으로 하나님과 특별한 교통을 누리는 특권을 주신다. 그러한 교제를 통하여 하나님의 마음을 알리시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고난을 이기며 기도하게 하신다. 때로는 뒤틀린 신앙의 사람들에게 그들의 영적 각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핍박을 받기도 하지만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고난 받는 신자들에게는 언제나 고난을 능가하는 은혜와 영광을 보여주셔서 성숙한 경건과 연단된 꿋꿋함으로 어두운 시대 속에서도 진리를 따라 살게 하신다.

이처럼 부흥은 하나님께서 주시지만, 그러한 부흥을 주시는 도구는 항상 소수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교회의 역사는 결코 사람이 주도하는 커다란 개혁운동이나 대규모의 집회를 통하여 이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시대를 초월하여 각성된 소수의 사람들의 헌신적인 기도와 갈망을 통해서 부흥을 주심으로 선교의 역사를 이어 오셨고 살아있는 교회의 역사를 세워 가신다. 시대마다 이들을 먼저 하나님 앞에 서도록 명(命)하시고, 하나님 앞에서 남들이 갖지 못한 하나님의 시선으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영적인 현실을 보게 하신다.

글을 마치며...

A.R 토레이 목사의 ‘성령 론’에, “그 도시에서 유명한 세 명의 설교자들이 다음 주에 설교할 제목을 어느 신문에 광고했는데, 그 제목은 ‘아일랜드인의 지혜’, ‘축구시합’, ‘나의 장모님’, 이었습니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일입니까? 생각해 보세요! 하나님의 권능을 나타낼 수 있는 놀라운 기회와 가능성을 가진 장소, 즉 강단에서 그와 같은 제목으로 설교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이러한 신실하지 못하고 어리석은 목사들을 위해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홍수가 나면 사방이 물 천지다. 문자 그대로 물난리다. 앞에도 물이요, 뒤에도 물이요, 옆에도 물이다. 그러나 이처럼 홍수로 사방이 물 천지가 되면 정작 마실 물이 없어진다. 대한민국 사방이 교회요, 가는 곳마다 목사와 신학생 천지건만 막상 교인들은 자신이 믿고 존경할 목사님이 없다고, 다닐 교회가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P.S. 참고서적, ⓵.김남준 목사, 거룩한 부흥, ⓶.이재철 목사, 비전의 사람.



전체 2

  • 2021-05-23 09:39

    오목사님께, 게시하신 내용에서 목사님의 성찰의 깊이와 번민과 감리회에 대한 애정이 읽어집니다. 저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다음 소회를 댓글로 남깁니다.

    개혁은, 이는 종교개혁이 아니며, 언제나 단 한 사람의 각성에서 출발합니다. 아이러니하게 개혁을 위한 모임/단체를 만든다면 이미 어려운데, 사실 모여서 잘 되는 건 친목계와 정치뿐입니다. 단신이고 일견 깐깐해 보이는 한 작은 외모의 사내, 존 웨슬리(John Wesley)가 감리회를 창시 했고, 영국 사회를 개혁했습니다. 이 개혁이란? 질적 변화, 근본적 변화를 말합니다. 산업화의 뒤편에서 뒤쳐진 광부와 서민들에게 그래서 인생의 목표 없이 방황하는 주정뱅이, 떼거리 폭력, 무기력에 빠진 한 사회를 변화시켰습니다. 이게 그때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영국의 번영에 큰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그의 위대함은 교회 안에서 감리회 조직 안에서 설교의 내용, 감리회 조직과 성장, 교리의 정립에만 머물고, 하나님에 대한 헌신, 충성에서 그치는 게 아닙니다.

    그가 타고 다닌 말의 숫자와 전체 이동 거리는 그의 헌신과 충성과 겸손을 말합니다. 오늘의 버전으로 하면; 그는 낡은 적은 오토바이를 타고 혼자 먼 곳으로 밤새 길을 가서 설교를 하고 돌아 다녔습니다. 그 이동 거리는 돈과 비례하는 항공사 적립 마일리지가 아니고 그의 고통의 길이에 해당합니다. 내비게이션도 없고 에어컨도 없고 시동이 가끔 꺼지는, 가끔 길을 잃고 밤새 헤매고, 비를 쫄딱 맞아 감기/폐렴에 걸리고, 홍수에 길이 끓겨 갖힌, 여행의 더위와 추위, 벌레, 모기와 파리, 로마 케톨릭과 국교회 조직의 훼방, 낮선 장소에서 설교중에도 갑자기 날아오는 돌맹이질, 몽둥이질, 무기의 위협, 동네 어구에서 길을 막는 설교 훼방자들, 이런 걸 다 감내하는 눈에 띄지 않는 순회설교자의 삶, 저는 하나님의 종으로 헌신한, 오래전에 자신의 묘지명을 기록해 놓고 덤으로 산 혈과 육과 전쟁을 넘어선 그의 신앙,

    요즘 그가 평생 단 한번도 앉아보지 못한 자리, 그가 평생 단 한번도 누려보지 못한 호사, 그가 평생 단 한번도 누려보지 못한 영광; 이런 것을 손에 잡고자 목숨 건 자들이 꽤 있으며, 내공이 존 웨슬리를 훨씬 넘어서기에 교회의 여러 제왕군주 각하님들 모두 만세!


  • 2021-05-23 13:02

    장로님!
    여러해 전,
    조간신문 가십란에 영등포쪽의 어느 병원 원장께서 밤늦게 자동차 사고당한 여학생을 경찰 백차가 처음 싣고 왔을 때, 귀찮은 마음에 의료 장비 핑계를 대면서 거절했는데, 그 후 몇 군데 병원마다 모두 거절당하여 뒤늦게 종합병원에 도착했으나 출혈 과다로 결국은 사망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 자기 딸이었습니다.

    그가 처음 자기병원에 왔을 때 정성껏 치료할 마음을 가졌더라면 생명을 건졌을 거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눈앞만 주시 하며 열심히 위치 떠나 객기부리는 가련한 이들 보이지만, 저는 삶이 복잡할 때마다 지난 날 주님께 받은바 은혜에 비하여 살아드린 삶 빈약한 마음에 뒤늦게 깨달은 절실함 때문에 내가 좀 손해 보자 하며 살고 있습니다.

    엇 그제, 오래전 드라마 보았는데, 대사 중에 “성격도 사주팔자라고, 누구나 지인생 지가 말아 먹는거야!” 라는 내용이 섬뜩 했습니다.
    - 은혜 안에 평안 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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