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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을 하는 지도자

작성자
신현승
작성일
2020-07-01 05:46
조회
1028
10여년전에 당시 국회회원이었던 모 인사가 '이름값 정치'란 책을 저술하고 발간한 적이 있습니다. 책 제목이 흥미로워 그의 출판기념회에 대한 기사를 찾아 보았습니다. 기사 중 인상적인 내용은 그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던 서울대학교 모교수의 저자에 대한 평이었습니다. 그는 저자를 이렇게 평했습니다. "저자는 영어로 말하자면 폴리티션(Politician, 정치꾼)이 아니라 스테이츠맨(Statesman, 정치가) 같다”고 밝힌 뒤 [권모술수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소위 대의와 원칙, 소신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라면서, 이번 저서 ‘이름값 정치’를 통해 이름값 아젠다를 확실히 제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름 값의 사전적 의미는 '세상에 널리 알려진 상태나 정도에 맞는 노릇이나 됨됨이'입니다.

잘 지나다니는 길목에 "아기 이름 잘 지어요."라는 철학관에 자주 시선이 머물게 됩니다. 누구나 이름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름을 지을 때 아주 신경을 많이 쓰고 이름의 뜻을 잘 알고 잘 지어 복을 많이 받으려고 유명한 작명가에게 의뢰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름도 잘 지어야 하지만 이름값도 잘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옥불탁불성기'(玉不琢不成器)란 말이 예기(禮記)에 있는데 이는 '옥을 다듬지 않으면 좋은 그릇을 만들 수 없다.'는 말로 "아무리 이름이 좋아도, 소질이 뛰어난다 하여도 갈고 닦지 않으면 훌륭한 인물이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이름을 잘 지었고, 부모님께서 우리에게 좋은 이름을 하사(下賜) 하셨다고 할지라도 우리가 끊임없이 노력하고 아름다운 덕을 쌓지 않으면 이름값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는 부모님에게 불효하는 것이며 이름을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이름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름값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용도목사님의 서간집을 읽다가 감동이 되는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주는 권면의 말씀입니다. 몇 가지 내용이 특별히 가슴에 새겨졌습니다.
● 우리가 주님을 모시고 다니는 나귀가 되면, 우리의 값은 주님께서 계심에 있고, 우리의 영광은주님께서 타심에 있다
● 모든 명예가 다 수포로 돌아가도 즐거워하라. 주님의 사랑의 손이 대신 그대를 만져주리라
● 나의 별명을 시무언이라 함은, 말이 없음이 옳고, 메시야가 오기를 기다리며, 일생을 성전에 지내다가 마침내 주님을 만나서 즐거워하던 시므온을 그리워함이다
감리교회의 자랑스런 어른 이용도목사님은 평소 당신이 주장하고 외쳤던 것처럼 그렇게 이름값(시무언)을 하시며 살다가 가셨습니다.

1930년 12월 2일 기독교 대한 감리회 총회 설립에 대한 전권위원장 웰취감독의 설명 중 웰취감독은 "우리 전권위원들의 협의한 바와 결정한 바가 여러분이 기독교적, 감리교회적, 한국적인 교회를 건설하는데 유조하다면 우리의 힘쓴 바는 충분히 보상되었다고 하겠습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전통에 따라 ‘기독교 대한 감리회’는 그 이름값을 잘 감당하기 위하여 특단의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연회에서 은퇴한 한 목사님의 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름값을 해야 한다. 이름값을 한다는 말은, 붙여진 이름에 걸맞게 생각하고, 말하고, 글을 쓰고, 행동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 중에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특별히 지도자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이름값을 꼭 해야 한다. 지도자들이 이름값을 하지 못하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게 된다. 이름에 수반되는 명예와 권한은 책임과 의무가 뒤따른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그 명예와 권한이 크면 클수록 부담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도 그만큼 크다."

기독교 대한 감리회가 공교회 안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이름들이 많습니다.
교리와 장정 [208] 제8조(교인)의 조항을 보면 감리교회의 교인은 원입인, 세례아동, 세례인, 입교인으로 구분하며 그 자격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209] 제9조(교인의 은혜 받는 방법)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교인의 자격이 주어진다면 그 이름값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제3편 조직과 행정법에서 제3절 집사의 자격, 선출, 직무등에 관하여, 제4절 권사의 자격, 선출, 직무에 대하여, 제5절 장로의 자격, 직무, 파송, 인사관리, 은퇴등에 대하여 명시하고 있습니다. 제3장 교역자 편에서는 목회자의 자격과 신분을 준회원, 정회원, 협동회원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제4장 감리사와 지방회 부서에서는 [295] 제95조 감리사의 자격, 직무등에 대하여 명시하고 있습니다. 제5장 감독과 연회 본부에서는 [306] 제106조 (감독의 자격과 선출)에 대하여 세밀하게 명시하고 있습니다. 제 9장 감독회장과 감리회 본부편에서는 [337] 제137조(감독회장의 자격과 선출), [339] 제139조(감독회장의 직무)등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장정의 조항들은 그 직임이 중할수록 이름값에 대한 책임감이 더 막중함을 명시해 주고 있습니다. 오는 9월에 실시될 연회감독이나 감독회장에 출마의 뜻을 품고 계신 분들은 그 책임이 중한 만큼 지나온 신앙과 목회의 여정이 '이름값'에 부끄럽지 않은 분들이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평소 제가 관심을 가지는 조항이 있습니다. [341] 제141조(전직감독회장의 예우) "감독회장을 지내고 퇴임하는 이는 전직감독으로 예우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감독회장을 지낸 이는 ‘전직감독’으로 예우하지만 연회감독을 지낸 분들은 ‘목사’로 표현되고 호명되어져야함을 의미합니다.

이름값을 잘하려면 자기 이름의 정체성을 잘 지키며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을 도용하거나 오용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현재 우리 감리교회 구성원들은 대부분의 감리교회 가족들의 마음에서는 '감독회장'이 아닌데 법원의 '막다른 법적 목숨줄'에 목을 매고 있는 한 분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분도 이름값을 못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제가 잘 알고있는 한 후배는 최근에 동부연회의 감독직을 마쳤습니다. 그 분이 신학교로는 제 후배이지만 제가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이유는 연회감독을 마친 후 그가 섬기는 교회에서부터 공식적으로 ‘목사’호칭을 표기하고 사용하며 감독가운도 착용하지 않고 있음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이 두가지의 행적들이 그분의 인품과 인격, 이름값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저의 주관적인 관점이지만 그 분은 현직에 있을 때나 직을 마친 후의 걸어가는 길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런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연회감독을 마친 분들에 대해 더 이상 ‘보라색’시비가 없기를 바랍니다. 이에 반해 이미 중부연회에서 감독을 마친 어떤 분은 그 분이 담임목사로 섬기는 교회에서 '담임감독'이란 명칭을 표기하며 호칭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좀 씁쓸합니다. 감리교회에 '담임감독'이란 직분은 없습니다. 이는 '변질된 이름이며 직책'입니다. 사실인지 모르지만 이 분이 금번에 실시되는 '감독회장'선거에 출마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7월의 시작되는 첫 날에 많은 생각이 교차합니다.

우리는 9월로 예정된 [제 34회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위중한 시대에 이미 한참이나 주저앉은 감리교회 이름값을 회복할 수 있는 지도자들이 선출되길 기도합니다. 모든 감리교회의 가족들은 한 마음으로 좋은 지도자들이 선출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20년 또는 25년의 목회여정을 정리해 볼 때 성도들과 이웃들 지역사회와 연회, 감리교회 공동체 안에서 감리교인로서의 신학적이고 목회적인 정체성을 갖고 그 이름값을 했던 분들이 지도자로 선출되길 바랍니다

끝으로 박노해 시인의 짧은 글 하나를 소개하며 저의 부족한 글을 마칩니다
"무엇과 단절할 것인가 거기서 변화는 시작된다"



전체 3

  • 2020-07-03 09:23

    직책을 앞에 내 세우지 않으면 존재감이 없는 사람,
    로만 카라(교황에게 충성한다는 의미가 포함된) 의 와이셔츠가 없으면,
    자주빛 옷감으로 휘감지 않으면 존재감이 없는 사람,
    공업용 미싱으로 이마에다 문신하고 다니면 좋은데....


  • 2020-07-01 13:29

    근데요. 이름을 가진게 이미 이룸이래요.
    예전엔 몸만 가져도 이룸이라서 그냥 이름도 없이 살앗던 적도 많앗다고 하고요.
    심지어 몸을 이룸이니 무엇을 더 바라리요하며 성도 없이 지내던 세월이 더 길엇엇다나봐요.

    요즘은 이룰려고 하는게 너무 많아요.
    저만해도 이미 수십개도 더 이뤗는데
    *. 민관기, 아버지, 목사, 남편하기도 바빠 죽겟는데 뭘더 바라겟어요.
    신목사님도 그러실거라 믿어요^^


  • 2020-07-01 13:53

    ㅎㅎ~ 날이 많이 덥지요
    시원하게 지내려 애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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