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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현자타임)

작성자
노재신
작성일
2021-03-06 00:36
조회
359

생각보다 일찍 현타가 왔습니다.

2년 여 만에 감게 글쓰기가 회복이 되어 글을 쓰면서 감게가 예전과 많이 다르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과거의 눈으로 감게에서 글을 쓰는 이들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과거에 논객으로 활동을 하던 여러 분들도 사라지고 새로운 분들이 글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새대 교체가 된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여전히 온,오프라인을 통해 교단 정치 활동에 전념하는 분들도 보이고 각종 단체들을 사적 단체들을 결성에 마치 시민 단체와 같은 활동을 여전히 활발하게 하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글을 쓰면 예전처럼 댓글을 다는 분도 없고 댓글을 달면 댓글을 달며 논쟁을 하는 분들도 없습니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만 묵묵하게 하고픈 분들이 대부분인 듯 싶습니다.

댓글은 글 쓰는 이들의 대화인데 그 대화(댓글)가 과거엔 너무도 과격하여 여기가 정말 교회 홈페이지가 맞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댓글이 많이 잘리지 않습니다.
몇몇 분은 댓글을 달면 삭제하고 다시 글을 올리시는 분도 계시고... 댓글을 달지 말라 정중히 요구하는 분도 계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뭐 과거에도 그런 분이 가끔 있었지만 말입니다.

2년 전 아니 그 이전에 활동하던 분들이 한편으론 그립기도 합니다.
비록 걷는 길이 서로 달라 치고 받고 싸우기도 하며 가끔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기도 하는 아슬아슬한 모습도 있었다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그 때는 감게가 감리회원들의 유일한 소통의 장이었고 서로의 다름을 확인하기도 하고 서로의 다름으로 인해 얼굴을 붉히기도 하였으며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정화를 걸어 다투기도 하였던 분들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로 인해 저도 감게의 트라우마 생겼고 제 아내도 덩달아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자신의 의견을 감게에 올려도 그에 대한 회원 간의 소통은 다른 방법을 통해 하는 듯 보입니다.
각종 SNS와 단톡방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들이 있음인 듯 합니다.

저는 감게의 글을 씀으로써 오프라인으로 번진 갈등은 결국 괘씸죄라는 주홍글씨가 세겨져 동문과 동기들과 그리고 지방과 연회의 모든 소통의 통로가 차단이 되었습니다. 휴직이란 자랑스럽지 않은 타이틀로 인해 스스로 차단한 경우도 있으며, 가끔 밴드를 통해 동기들이 어떻게 소통하는 지 몰래 둘러보고 나올 때도 있습니다.

동기들의 밴드를 통해 서로 서로 왁작지껄 떠들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하고 뭔가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나름 동기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자료를 공유하기도 하고... 서로 간 소식을 전하기도 하며 생일 축하도 해주는 모습을 볼 때면 참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목원 89학번 입니다. 그러나 나이는 68년생이므로 동기들 보단 나이가 많은 편입니다. 입학을 하여 바로 군대에 다녀 왔더니 동기들은 벌써 3학년 4학년들이 되어 있었던 동기들도 있어 얼굴만 아는 동기들도 많았습니다. 여자 동기들은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합니다. 아마도 그 친구들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을 합니다.

신학교 생활은 대부분 92학번 후배들과 하였고 92학번 후배들이 때론 동기들 보다 더 친하고 편하기도 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졸업 후엔 학번이 다르니 연락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 하더군요.

나이 많은 89이니 공부는 잘 하지 못했을 것이라 이미 짐작을 하셨을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좀 창피하지만 그렇습니다. 공부를 잘했으면 아마 다른 학교를 진학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대학원 전공 지도 교수님은 대놓고 꼴통이라 한 적도 있으니 저를 보며 하도 답답하여 그리 부르신 것 같습니다. 뭐 꼴통을 꼴통이라 부른 것이니 기분은 좀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을 합니다. 꼴통도 쓸 때가 있겠지... 하는 자기 위로를 갖고 살아왔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가 지금 이 감게에서 대체 무엇을 위해 글을 쓰고 있음인가?

2년 전만 해도 뭔가 분명한 것이 있었다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은 과거의 모습으로 댓글을 달고 대화를 시도해 보면 매우 기분이 상한 듯 무시하거나 때론 자신의 글에 자꾸 딴지 걸려 하지 말고 밥 걱정이나 하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듣기도 합니다.

몇 개의 글을 썼더니 잘 모르던 분들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다들 왜 그렇게 강하게 글을 쓰냐고 대뜸 핀잔을 하였고 휴직에서 복귀하여 목회를 하려면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조언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심지어 대놓고 너는 더 이상 글을 쓰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말도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2년 전의 과거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문제인 듯 합니다.

사람들은 걱정을 합니다. 자녀도 많던데... 빨리 복귀하여 목회를 하려면 과거처럼 그리 하면 안된다. 그러니 글을 쓰지 말던지 아니면 남의 일에 참견하여 하지 말고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만 하라는 권면을 합니다.

고맙습니다. 2년여 동안 그 누구도 전화를 걸어 오지 않았는데 아니 누구도라 하면 안되갔구나... 서운해 하실 분들이 몇 있을텐데...... 글을 쓰니 새로운 분들이 전화도 주고 걱정도 해주니 감사할 뿐입니다. 그러나 왠지 씁슬 합니다. 뭔가 나 혼자 걷돌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뒤 늦게 전*구 목사님의 스켄들에 대하여 글을 썼더니 사람들은 왜 다 지난 일에 이제 와서 그 분을 두둔하느냐 합니다. 제가 두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목원 선배이기 때문입니다. 2) 감게를 통해 두둘겨만 맞았지 한마디 항변도 못한 것 같아 안쓰러웠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연쇄 살인마라도 자신의 인권을 위해 변호해 주는 국선 변호사라도 있는 것인데 전*구 목사님은 그렇지 못했던 것 같아 최소한의 인권도 무시를 당하고 있음이라 생각을 하였기 때문에 그리 했습니다. 그리고 3) 타 신학교 출신 목사님을 통해 개인의 일탈적인 행위가 감리회의 적폐(빗나간 형제애)로 인해 그리 된 것이라 목원 출신 목회자들을 싸잡아 매도하는 것이 그리 옳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며, 목원 출신들 몇몇 조차도 함께 가세해 매도하는 것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며 4) 혹시라도 그래도 정말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음은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그리했습니다. 5) 그리고 무엇보다 일방적인 뒤흔듦으로 인해 교회가 엉망이 되었을 것 같아 그리 한 것입니다.

"니가 뭔데 걱정해... 그 분의 스켄들은 사실이야! 그러니 너 쓸데없는 짓 하지마, 만약 그 분이 진짜 억울함을 당했고 항변을 하려 했다면 변호사를 사서 하던지 할텐데.. 니가 뭔게 나서서 깝쳐.... 그리고 왜 칭찬해줘도 모자란 분의 순수성을 거론하며 타 신학교 출신 목사를 니가 감히 비난을 하는 건데.... 너 그러면 너만 손해야... 너 그렇게 해서 목회 다시 할 수 있겠어!"

틀린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옳은 말이고 맞는 말이고 정답과도 같은 말들이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현타가 밀려 옵니다.

또 다른 이슈를 갖고 글을 썼습니다. 동성애 문제로 감리회 전체가 들썩이고 사회적으로도 시끌 시끌한 사건이 감리회 젊은 목사를 중심으로 요란스럽기 때문입니다. 그 목사는 억울하다 했고 또 많은 사람들은 목소리 높여 그 젊은 목사를 용감하다 칭찬하고 마치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목사인 것처럼 집중 조명이 되었습니다.

감리회는 그런 용감하고 누구보다 앞선 생각으로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훌륭한 목사를 정직 2년 시켰다는 아주 몰상식한 교회로 비춰지고 있으며 인권을 무시하며 차별과 혐오가 가득한 교회처럼 낙인이 찍혀 가는 듯 보였습니다.

그래서 퀴어 축제에 참여하여 축도한 목사에 대한 징계가 장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글을 썼습니다. 그러자 또 다시 전화가 울렸습니다.
"아니 넌 성소수자가 뭔지 알아? 왜 알지도 못하여 괜히 그 일에 니가 끼어들어 잘했다 못했다 판단을 해... 그러다 그 목사 목회 못하면 좋겠어? 정말 그 목사가 면직을 당해도 될 만큼 크게 잘못을 했다고 생각을 해? 너도 억울했다며 너도 재판의 판결이 공정하지 못했다며 그런데 왜 이젠 재판의 징계가 적절했네 뭐하네 떠들어... 너 그리 해서 목회 다시 할 수 있겠어? 제발 목회 다시 하려면 글 좀 쓰지마... 왜 그렇게 답답해... 언제까지 꼰대질 할 건데...."

또 다시 틀린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나는 성소수자에 대하여 외계인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만큼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또 뒷북일 뿐입니다. 그래도 뭔가 습쓸합니다. 또 다시 현타가 몰려 옵니다.

나는 지금 누구인가?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내가 원하는 것이 진짜 무엇인가?

저는 그 젊은 목사가 불쌍해 보였습니다. 스스로 자신이 원하던 길을 가는 것이라면 불쌍한 것이 아니라 그 길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젊은 목사의 모습은 뭔가 홀린 듯한 표정입니다. 이게 뭔가 싶은 표정으로 재판을 받고 사람들 환호성 속에서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지만 이용을 당하고 외면을 당하고 있음인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 젊은 목사는 동성애에 관한 토론이나 쎄미나와 같은 시간을 통해 진지하게 서로 소통을 하고 싶은 모습이었으나 정작 그러한 쎄미나엔 들러리며 쇼윈도우에 놓여진 마네킹과 같이 옆에 서 있을 것처럼 외롭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장문의 글을 권면의 글이라 썼습니다. 내용은 길었지만 내용은 간단합니다.

'너 그러다 이용 당하고 단물 빠지면 버려질 수 있어 그러니 제발 괜한 영웅심으로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얘기하 려하지 말고 니 얘기를 해! 니 생각을 말해! 재판의 결과가 진짜 두렵거든 아니라 해 그래야 니가 살아남아!'입니다.

그러자 또 전화가 울립니다.
"니가 뭔데 그 목사에 대하여 맘대로 글을 써... 니가 그 목사에 대해서 그리 잘 알아... 니가 쓴 글은 그 목사를 도와주는 글이 아니라 그 목사를 죽이는 글이야.... 사람들이 난리야.... 니가 쓴 글 때문에 그 목사가 죽게 생겼다고... 제발 제발 부탁이다. 글 좀 쓰지 마라. 쓰고 싶으면 니 얘기만 해... 남의 일에 참견하려 말고.... 너도 살아야 하자나... 애들도 많다며 어떻게 할 껀데...."

이젠 뒷통수라도 크게 맞은 듯 띵 합니다. 정신이 혼미해 집니다.
'나 때문에 그 목사가 죽게 생겼다고... 나는 그 목사로 하여금 제발 살아남으라 권한 것인데... 나로 인해 진짜 죽게 생겼다고.....'
현타의 쓰나미가 몰려왔습니다. 이젠 내 모든 것을 삼켜버린 현타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하는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내가 하는 일이 진정 옳은 일인가?

2년 전만 해도 내가 누구이며 내가 무엇을 하고 있으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했고 내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이란 확신도 있었는데 이젠 그 무엇도 분명한게 하나도 없는 듯 합니다.

나는 목원 신학교 출신 목사입니다. 비록 억울하게 휴직 중이지만 반드시 다시 목회를 시작할 것이라 믿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목원 출신임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나는 목원 출신임이 자랑스럽고 감리회에 대한 자부심과 존경심이 있습니다. 누구라도 목원 출신 목회자를 억울하게 만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감리회에 속한 모든 목회자들이 타 신학교 출신들의 장난으로 일방적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이 교권이라 하여도 불공정하고 부당한 방법이나 불법적인 행위로 감리회 소속 목사가 부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동역자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리회는 나를 원하지 않는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리회는 나의 글쓰기를 원하지 않는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원은 나를 원하지 않는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원은 내가 글을 쓰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원은 나를 꽤씸하다 여기며 무시해 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리회는 나라는 존재를 지워 버리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대 현타의 쓰나미가 몰려 왔습니다.
나는 누구이며, 나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으며, 내가 진정 필요한 존재인긴 한 걸까?

진정 주님이 이 시대에 내게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





전체 7

  • 2021-03-13 10:20

    오늘은 2021.3.13.이다.
    노재신 목사님이 쓴 글을
    하나하나 찾아 읽고 있다.

    노재신 목사님에게 호감이 간다.
    "나는 똥이다"라고 했고
    자기의 신학을 '똥신학'이라고도 했다.
    그는 존중을 받고 마땅히 쓰임을 받아야 한다.
    왜냐면 적. 어. 도. 솔직하니까.

    큰일났다.
    난 누구를 좋아하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이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상관없다.
    그래서 최고의 아내도 만난 것이니까...ㅎ


  • 2021-03-06 01:19

    에세이스트로 등극하셨음을 ㅇㅈ ㅇㅈ ㅋㅋㅋ


  • 2021-03-06 08:36

    사진 퍼갑니다 ^^


  • 2021-03-06 10:39

    제가 전화로 좀 지랄을 떨었지요. 이동○ 목사, 전준○ 목사에 대해서요 ㅡ.ㅡ

    형 사랑해요~
    변방의 작은 학교를 다닌 小子들은, 서로가 서로를 사랑합니다.
    우리 함께 살아가야지요. 게시판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아야지요.


  • 2021-03-06 11:28

    예전 이경남 목사님이 저 노래부른 휘트니 휴스턴과 라이크 어 버진 부른 마이클 잭슨을 글에 언급하며 어릴 때 교회 성가대에서 기량을 연마하여 성공하고 나면 타락을 한대나 뭐래나 하면서 부터 글의 논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을 기억한다.
    그러타.
    무억이든 변한다.
    그도 나도 저도 누구나.


  • 2021-03-06 11:28

    철썩~
    찰싹~
    퍼억~


  • 2021-03-06 15:31

    무억이든이 모얌마~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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