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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신서(欽欽新書)와 감리교회

작성자
장광호
작성일
2021-05-26 22:03
조회
555
흠흠신서(欽欽新書)와 감리교회


오늘 열린 검찰총장 청문회에서 '흠흠신서 서문'이 언급되었습니다.
형사 사건을 처리할 때는 '살피고 살펴야 한다'는 뜻에서의 '흠흠'.
이 광경을 보면서 서울남연회사태 재판의 현 실태를 비교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1.
<오직 하늘만이 사람을 살리고 죽이니 인명은 하늘에 매여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방관이 또 그 중간에서 선량한 사람은 편히 살게 해 주고, 죄 있는 사람은 잡아다 죽이는 것이니, 이는 하늘의 권한을 드러내 보이는 것일 뿐이다. 사람이 하늘의 권한을 대신 쥐고서 삼가고 두려워할 줄 몰라 털끝만한 일도 세밀히 분석해서 처리하지 않고서 소홀히 하고 흐릿하게 하여, 살려야 되는 사람을 죽게 하기도 하고, 죽여야 할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태연하고 편안하게 여긴다.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얻고 부인(婦人)들을 호리기도 하면서, 백성들의 비참하게 절규하는 소리를 듣고도 그것을 구휼할 줄 모르니, 이는 매우 큰 죄악이 된다.

인명(人命)에 관한 옥사(獄事)는 군현(郡縣)에서 항상 일어나는 것이고 지방관이 항상 만나는 일인데도, 실상을 조사하는 것이 항상 엉성하고 죄를 결정하는 것이 항상 잘못된다. 옛날 우리 정조 임금시대에 감사(監司)와 수령 등이 항상 이것 때문에 폄출(貶黜)을 당했으므로, 차츰 경계하여 근신하게 되었다. 그런데 근년에 와서는 다시 제대로 다스리지 않아서 억울한 옥사가 많아졌다.>


2.
지난 3일 동안 연속하여 MBC PD수첩 ‘목사님, 진실을 묻습니다’ 방영과 관련하여 달린 분노의 댓글을 ‘로고스교회 장로들, 로고스교회 성도들, 재판위’ 3개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올리면서,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이런 악플을 받으면 억울하지도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억울하다'고 하는 댓글 하나가 없습니다.
이 글에 대한 반론글 하나도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들의 수치니 더 이상 까발리지 말고, 이 글 창피하니까 이 글 내려 달라'고 하는 요청 하나도 없습니다.


3.
위의 글 흠흠신서는 1822년 정약용이 썼으니 꼭 200년 전의 일입니다.
정조가 죽은 뒤 이어 등극한 순조 때에 재판을 맡은 사람들이 제대로 재판하지 못하고 재판을 굽게 한 지방의 관리들의 문제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그들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한 것이지요.

이 땅에 복음을 제일 먼저 받아들여 장자교단이라고 주장하는 감리교회가
아직도 200년 전 순조 때 지방관들처럼 판결하면 되겠습니까?

그때에도 잘못된 재판 결과를 보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는 어른이 있는데,
어떻게 오늘의 감리교회에서 어른들이라고 하는 목사님과 장로님들 중에는
이런 분들이 어찌 한 분도 안 계시는지요?

오히려 재판 결과가 잘된 것이라 하고, 왜 문제를 삼느냐고 하는 목소리만 더 높은 건가요?
재판 결과가 올바르다면 왜 그런 악플과 그 악한 방송에 단 한마디도 못하고 침묵만 하고 있는 건가요?

만약 그 댓글들이 단순한 악플이 아니라면
그들은 우리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하나님의 경고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런 감리교회에 미래가 있기는 한 것일까요?
오늘 감리교회 지도자들은 순조 수준을 넘어갈 수 있을까요?

오늘 침묵하는 우리 감리교회 구성원들은
순조 시대를 이어 망해가던 구한말의 백성들 수준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전체 4

  • 2021-05-29 09:33

    외로운 싸움에 지치실만도 하신데 힘써 애써 고전분투 하시는 장목사님께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기도하겠습니다.


    • 2021-05-29 17:47

      장로님 격려 감사합니다.

      누군가가 이와 관련하여 글을 쓰는 행위는
      덮어버리고 싶어하는 분들에게는 끔찍한 도전으로 보일 겁니다.

      이익에 끌려 자기 자리에서 자신들의 할 일과 본분을 팔아버렸던 사람,
      침묵함으로 그 범죄에 가담 되어 공범이 되신 분들은
      감게에서 이런 글들이 더 이상 올라오지 않기를 학수고대할 것입니다.

      그들의 소원대로 이런 글이 사라지는 순간
      감리교회는 더 이상 공의와 사랑을 말할 수 없는 천박한 집단이 되고 말지 않겠습니까?
      오직 돈과 권력과 섹스가 진리인 집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니까요.

      장로님의 이런 댓글 하나는 외롭고 지칠만한 싸움에서
      제게는 천군만마의 역할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 2021-05-27 07:23

    감리교회 감리사와 감독은 있지만 살아온 깊은 경륜으로 잘못을 바로잡을 어른도 스승도 없습니다. 슬픈 현실입니다.


    • 2021-05-29 17:32

      어른이기를 포기하고 스승이기를 포기한 감리교회 지도자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이들과 연관되어 있어 해결할 수 없음을 선포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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