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풍형
豫大豊亨

함창석

예대풍형은 어질고 착한 임금이 다스리니 크게 평화스러운 세상이기에 백성이 행복함이다.

豫자는 象(상 코끼리)과 음을 나타내는 予(여 예)로 이루어진 글자이다. 코끼리가 자신이 죽을 때를 미리 알고 무덤을 찾아간다고 한다. 予자는 실패에 줄이 감긴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여→예’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한자에는 象자가 쓰인 글자가 그리 많지 않다. 豫자는 象자가 들어간 몇 안 되는 글자 중 하나로 ‘미리 예측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코끼리는 자신이 죽을 것을 미리 알고 무덤을 찾아갔다는 데서 유래하였다는 해석과 코끼리는 본래 의심이 많은 동물이기 때문에 미리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는 해석이 있다.

大자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ㆍ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훌륭하다→‘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갑골문에 나온 大자를 보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이미지다. 기본적으로는 ‘크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의미에서 ‘심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러니 大자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大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크다’와는 관계없이 단순하게 사람과 관련이 된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豊자는 豆(그릇)위에 음식을 담아 올린 모양, 하나 잔뜩 들어 있는 것으로부터 풍부의 뜻이 된다. 제기그릇 위로 곡식이 풍성하게 쌓여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을 보면 豆자 위로 禾(벼 화)자나 丰(예쁠 봉)자가 이미지다. 이것은 그릇에 곡식이 풍성하게 담겨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豊자는 본래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서는 ‘예도’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곡식이 풍성하게 담겨있는 모습에서 ‘풍년’이나 ‘풍성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자 여기에 示(보일 시)자를 더한 禮(예도 예)자가 뜻을 대신하게 된다.

亨자는 정자가 돼지해머리(亠 머리 부분, 위)部 ＋ 口(구) ＋ 曰(일)로 이루어진 글자이다. 거리를 둘러싼 성벽 위의 높은 건물을 나타낸다. 후에 형통하다의 뜻에 빌어 쓰였다. 갑골문에 나온 亨자를 보면 조상의 위패나 비석을 모셔놓은 사당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본래 갑골문에서는 사당을 그린 亯(드릴 향)자가 ‘제사를 드리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亯자는 후에 享(누릴 향)자나 亨(형통할 형)자, 烹(삶을 팽)자를 파생시켰는데, 이때 亨자는 ‘형통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러니까 조상신에게 제사를 지냄으로써 모든 일이 잘 풀리게 된다는 뜻이다.

정치, 종교 측면에서 영적으로 신성하고 신령한 지도자, 학문, 기술 측면에서 진지하고 진실한 지도자, 예술, 유흥 측면에서 순수하고 건전한 지도자, 경제, 시장 측면에서 공평하고 신실한 지도자, 네 분야를 총체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지도자가 요구되는 대한민국이다.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알고 자기관리에 철저하며 대다수 국민의 일용할 양식 즉 의식주 해결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하나님의 온전한 뜻을 따르는 지도자를 이 시대에 간절히 소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