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자가 되게 하는 말씀
Author
최세창
Date
2025-02-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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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19:97-104>
97내가 주의 법을 어찌 그리 사랑하는지요 내가 그것을 종일 묵상하나이다 98주의 계명이 항상 나와 함께 하므로 그것이 나로 원수보다 지혜롭게 하나이다 99내가 주의 증거를 묵상하므로 나의 명철함이 나의 모든 스승보다 승하며 100주의 법도를 지키므로 나의 명철함이 노인보다 승하니이다 101내가 주의 말씀을 지키려고 발을 금하여 모든 악한 길로 가지 아니하였사오며 102주께서 나를 가르치셨으므로 내가 주의 규례에서 떠나지 아니하였나이다 103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하니이다 104주의 법도로 인하여 내가 명철케 되었으므로 모든 거짓 행위를 미워하나이다
1. 시작하는 말
플라톤(Πλάτων)은 덕목으로 지혜와 용기와 절제를 꼽았고, 헬라인들은 정의를 포함시켰습니다. 세 가지 덕들은 지혜에 의거하지 않으면, 부덕이나 악덕이 된다는 점에서 지혜만 못한 것입니다. 용기는 군인들에게 덕이지만, 군인들의 용기가 죄 없는 자국민들에게 발휘되면 부덕이나 악덕이 되는 것입니다. 절제는 덕이지만, 최대한 감성을 발해야 할 때나, 끔찍하고도 추악한 범죄에 대해 분노의 감정을 폭발시켜야 할 때에는 절제가 부덕이 되고 악덕이 되는 것입니다. 정의는 덕이지만, 시대와 장소, 상황과 처지에 따라서 정의가 부덕이 되고, 악덕이 된 경우는 부지기수입니다. 역사상 정의라는 개념만큼 사람을 많이 죽인 개념도 흔치 않습니다. 모든 덕이 덕이 되려면 지혜에 의거해야 합니다.
2. 지혜롭고 명철케 하는 주의 말씀
지혜란 보다 더 중요한 것, 보다 더 가치 있는 것, 보다 더 먼저 할 일, 보다 더 선한 것, 보다 더 유익한 것 등등을 분별하여 행하는 능력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덕이 덕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혜에 의거해야 하고, 지혜에 이끌려야 하는 것입니다. 지혜란 언제 어디 어떤 상황에서나 필요한 미덕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생사화복과 흥망성쇠를 주관하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세상 지혜를 인정하시기는커녕, 미련한 것이나 헛것으로 아신다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3:18을 보면, “아무도 자기를 속이지 말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지혜 있는 줄로 생각하거든 미련한 자가 되어라 그리하여야 지혜로운 자가 되리라”라고 하셨습니다. 고린도전서 3:19 이하에는, “이 세상 지혜는 하나님께 미련한 것이니 기록된바 지혜 있는 자들로 하여금 자기 궤휼에 빠지게 하시는 이라 하였고 또 주께서 지혜 있는 자들의 생각을 헛것으로 아신다 하셨느니라”라고 했습니다.
인간의 지혜는 각자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이나 세계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보다 더 중요한 것, 보다 더 가치 있는 것, 보다 더 먼저 할 일, 보다 더 선한 것, 보다 더 유익한 것 등등에 대한 분별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 않습니까? 돈만 아는 사람에게는 물욕이 충족되는 것이고, 인격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사랑과 우정과 신의 등을 구현하는 것이고, 지식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지식을 얻는 것이고, 권력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줄을 잘 서는 것이고, 믿음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린도전서 1:20에, “지혜 있는 자가 어디 있느뇨 선비가 어디 있느뇨 이 세대에 변사가 어디 있느뇨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지혜를 미련케 하신 것이 아니뇨”라고 한 것입니다.
참된 지혜는 창조주요 섭리자요 구원자요 심판자이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입니다. 욥기 28:28을 보면, “또 사람에게 이르시기를 주를 경외함이 곧 지혜요 악을 떠남이 명철이라 하셨느니라”라고 했습니다. 시편 111:10에는, “여호와를 경외함이 곧 지혜의 근본이라 그 계명을 지키는 자는 다 좋은 지각이 있나니 여호와를 찬송함이 영원히 있으리로다”라고 했습니다.
이 지혜의 우편 손에는 장수가 있고, 지혜의 좌편 손에는 부귀가 있습니다. 지혜의 길은 즐거운 길이며, 지혜의 첩경은 다 평강입니다. 그리고 지혜를 얻은 자는 생명나무를 얻은 것이고, 지혜를 가진 자는 복된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지혜를 얻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가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면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법도이든 계명이든 증거이든 교훈이든 권면이든 경계이든 경고이든 명령이든 책망이든 간에, 세상의 어떤 것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을 더 사랑하여 주야로 묵상하고, 행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열병을 앓는 젊은이가 머리와 가슴속에 온통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과 말과 몸짓을 가득 채우고 종일 묵상하며 행하는 것처럼, 우리의 머리와 가슴속에 하나님의 말씀을 가득 채우고 종일 묵상하며 행해야 합니다. 어떤 분야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생각하고 판단하며 행해야 합니다. 그리하면 놀라운 지혜자가 될 것입니다.
시편 저자는 직접 체득한 것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첫째, 주님의 계명이 항상 자기와 함께하므로, 그 말씀이 원수보다 지혜롭게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더불어 행했기 때문에, 그 말씀이 우상들을 앞세워 쳐들어오거나 괴롭히는 원수의 교활함과 술책과 궤계를 압도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원수들처럼, 인간적인 수단인 미움과 증오와 불의와 교활함으로 대적한다면 지혜로울 것도 없고, 또 이길 수도 없습니다. 자신의 영혼과 마음만 병들뿐입니다. 로마서 12:19을 보면,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라고 했습니다.
둘째, 주님의 증거를 묵상하기 때문에, 자기의 모든 스승보다 명철함이 탁월하다는 것입니다. 지식을 가르치는 스승에게는, 신령한 지식과 신령한 분별력이 있을 수 없습니다. 남달리 발달된 이성에 치우치는 나머지, 영이신 하나님과 영적 세계에 대해서는 더 부정적이며 더 무지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실은, 이 세상은 영이신 하나님께서 섭리하시기 때문에 영의 말씀을 모르고서는 참 지혜를 말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시편 저자는 자기가 잘나서, 모든 스승보다 총명하고 사리에 밝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창조의 원동력이며, 인생과 우주를 섭리하시는 원리인,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행하기 때문에, 그 어떤 인간보다도 명철함이 뛰어나다고 하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석학이라도,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지 않습니까?
옛날에 제주도 사람이 한겨울에 함경도에 가게 되었습니다. 추위에 덜덜 떨면서 함경도 사람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방 어디를 보아도 피어 있는 꽃을 볼 수 없었다는 데에 생각이 미친 제주도 사람은, “우리 고향 제주도에는 한겨울에도 동백꽃이 피는데, 여기는 꽃을 볼 수 없군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함경도 사람이 펄쩍 뛰면서 “세상에 그런 거짓말이 어디 있어요? 그걸 날더러 믿으라는 겁니까?”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답답해 못 견디겠다는 듯이 제주도 사람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내가 왜 거짓말을 합니까?” 하고 말했습니다. 옥신각신하다가 함경도 사람의 제안을 따라 그 고을에서 가장 유식한 원님께 물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원님 역시 제주도에 가 본적이 없었습니다. 결국 진실을 말한 제주도 사람은, 거짓말쟁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셋째, 주님의 법도를 지키기 때문에 자기의 명철함이 노인보다 더 탁월하다는 것입니다. 시편 저자는 자기가 인생 경험이 많아서, 노인보다 명철함이 더 뛰어나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창조의 원동력이며, 인생과 우주를 섭리하시는 원리인, 하나님의 말씀을 준행하기 때문에, 그 어떤 인간보다도 명철함이 뛰어나다고 하는 것입니다. 욥기 32:7 이하를 보면, “내가 말하기를 날이 많은 자가 말을 낼 것이요 해가 오랜 자가 지혜를 가르칠 것이라 하였으나 사람의 속에는 심령이 있고 전능자의 기운이 사람에게 총명을 주시나니 대인이라고 지혜로운 것이 아니요 노인이라고 공의를 깨닫는 것이 아니라”라고 했습니다.
성공과 실패는 물론, 각양각색의 인생 경험을 하신 노인들의 지혜도 중요하고, 어떤 분야에 오랜 세월 종사한 사람의 경험적 지식과 기술도 중요하지만,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훨씬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한마디로, 지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사요 선물입니다. 야고보서 1:5에 보니까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여 읽고, 종일 묵상하며, 말씀과 함께 살면서 놀라운 지혜와 명철을 얻은 시편 저자는, 지혜를 얻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지혜로 행하며 살았습니다. 지식이든 지혜이든 명철이든 간에, 머리에 머물러 있거나 가슴에 머물러 있으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지혜가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게 해야 합니다. 지혜의 지배를 따르는 길이 뭡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서 발을 금하여, 모든 악한 길로 가지 않는 것입니다. 가르치신 주님을 상기하여 주님의 규례를 떠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거짓 행위를 미워하는 것입니다.
말씀의 지혜를 따라 생활할 때에, 우리 역시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하니이다”라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3. 맺음말
덕이란 경우에 따라서 부덕이 되기도 하고, 악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덕을 미덕이 되게 하는 지혜는, 언제 어디 어떤 상황에서나 필요한 미덕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지혜란, 어디까지나 각자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이나 세계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보다 더 중요한 것, 보다 더 가치 있는 것, 보다 더 먼저 할 일 등등에 대한 분별은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참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여 읽고 들으며 묵상하고, 행함으로써 원수나 스승이나 노인들보다 더 지혜롭고 명철해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지혜자가 되어 즐거움과 평강 가운데 장수하고 부귀를 누리며, 영생의 복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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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필자의 설교를 귀한 말씀으로 여기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