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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서드】공주기행(公州紀行)

작성자
함창석
작성일
2020-08-08 14:16
조회
435
공주기행
公州紀行

시인/ 함창석 장로

코로나 정국에 집중호우가 중부지방 철원지역 등을 강타하고 있는 장마기간이다. 아침 비는 오지 않는 날씨라 네비를 공주신관초등학교로 찍고 출발한다. 양안 치로 오르자 아침 산은 어두운 녹색 빛인데 하얀 물안개가 산허리를 감돌고 있다. 약간은 산수화 풍경이라고나 할까 그런대로 상쾌한 아침이다. 제천평택 40번 고속도로에 오르자 남한강과 충주호에서 뿜어 올리는 안개인지 여기 저기 온 동네 산마다 산수화를 하늘신이 그리고 있는지 장관이다. 특히 신니 지역을 지나며 노은 지역 수미산 물안개 풍경은 가히 경탄을 할 만큼 신선한 기쁨을 내게 선사해주고 있다. 수미산은 불교에서는 이상세계로 전해오는 산인데 이곳에도 수미산이 있고 경기도 광주에도 수미산이라는 산명이 있으니...

대소IC에서 중부고속도에 들어서니 달맞이꽃들이 도로 주변으로 많이 피어 있다. 그런데 간밤에 장마로 달맞이를 못하였는지 축 늘어져 있는 분위기다. 혹시 내 마음이 그래서인지... 하하 서청주IC를 나와 청주역으로...세종특별시 조치원 방향으로 36번 국도에 오로라 공주방향으로 네비가 가리키는 대로 달려간다. 내가 타고 다니는 그랜저는 나는 흑마라고 부른다. 신관초등학교 앞에 다다르니 8시 30분이다. 출발한지 2시간 만에 장장 삼 백리 120km를 달려온 셈이다. 흑마가 자랑스럽다. 잠시 쉬면서 오늘 일정에 대하여 점검하고 우선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내려오는 글로벌문학트랙 동료 황에스더 목사를 픽업하기 위해 공주종합버스터미널로 가기로 한다. 8시 55분에 선물을 간단하게 준비하고 새 소망 우리교회를 우선 방문하기로 하고 10분정도 걸려 도착하니 글로벌문학트랙 동료 서성철 목사가 반갑게 나와 맞이해 준다.

차 한 잔을 나누고 나는 서성철 목사에게 광주문학 23호 한 권을 선물로 전한다. 10시부터 있는 공주문화원에서 주관하는 나태주 시인의 문학 강의를 듣기로 하고 서성철 목사가 안내하여 출발을 한다. 공주에 오니 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 어머니에게 야단을 맞으면서도 어릴 적에는 늘 그랬듯이 비를 흠뻑이라도 맞고 싶은 충동이 인다. 아마도 어린 날부터 문학적인 기질이 내게 있었나보다.

서성철 목사가 문학반을 수강하고 있다고 한다. 이방인 청강이라 코로나 발열 체크를 하고 잠시 기다렸다가 강사가 도착하자 나태주 시인이 초등학교 교장 정년이라 같은 직책을 수행한 나를 소개하여 준다. 맨 뒷줄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 20여명이 전국에서 문학반 수강을 위하여 참여하였다고 한다. 나는 ‘나는 사랑이란 말을 이렇게 쓴다.’116 (시인생각) 시집도 한권 선물로 받는다.

문학 강의는 민들레의 시학, 톨스토이의 성장, 거백옥의 四九非五十而知, 헛세, 킥더버컷리스트 등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자기를 위하여 산다는 것이 중요한 가치발견임을 기억하라는 요체이다. 참회록을 썼던 이들을 예로 들며 인생 오십부터가 아니라 한 해 한해를 거백옥의 정신으로 돌아보며 살라는 것이다. 시를 쓴 것은 항상 메모할 준비를 하고 메모하고 정리할 때 가능한 것이라고... 나태주 시인은 50여 년 간 6,000편 이상의 글을 썼다고 풀꽃에서 만난 작가가 전한다.

강의가 끝나고 기념사진을 한 장 남기고 새 소망 구리교회로 12시 30분에 돌아와 아동센터를 중심으로 한 교회 어린이들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게 되었다. 우선 예배형식으로 어린들이 순서에 참여하며 예배를 드리고 영어성경암송(시편 23편)을 듣고 특별연주를 듣고 나와 황목사는 축사를 하고 장지영 사모(목사)는 환영사를 한다. 순서가 끝나고 오찬을 푸짐하고 든다. 아침은 금식이었기에 맛을 느끼는 미각이 약한 나이지만 점심은 꿀맛이다. 설렁탕에 야채 과일 등은 풍요롭다. 서 목사 내외가 운영하는 아동문학교실 벽면에는 여러 시화가 걸려 있다. 보기에 참 좋다. 교회, 아동센터 등 종합적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 더 잘되기를 소망하며.....

우리는 예정대로 풀꽃 문학관과 황새바위 유적지를 탐방하기로 하고 서 목사 승용차로 출발한다. 풀꽃 문학관은 작은 규모의 집이다. 예전에 일제강점기 적산가옥을 공주시에서 매입하여 수리를 하였다고 한다. 주차장에는 나태주 시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나 할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는 풀꽃 시 내용이 자전가 장식과 함께 안내되고 있다. 오르는 벽에는 시화가 그려져 있다. 들어서니 역시 발열체크 하고 잠시 둘러본다. 봉사는 분들도 작가라고 한다. 지금까지 150여 편의 책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가히 대한민국 베스트셀러 1급 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서목사는 ‘너와 함께 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구입하여 우리 둘에게 풀꽃문학관 방문 기념선물로 준다. 풀꽃 문학관은 정리할 것이 아직도 많나보다. 기념사진을 남기고 우리 일행은 황새바위로 출발한다.

황새바위 천주교 공주 순교유적지는 계단에서부터 검은 돌로 구성이 되어 다른 성지보다도 더 엄숙한 분의를 드러내고 있다. 사무실에 들려 신고를 하고 수녀들과 몇 마디 나누고 안내를 해주는 대로 관람을 한다. 정약용, 김대건 등 인물내용과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한 때는 사제나 목사의 길을 갈 수도 있었던 나 자신을 돌아본다. 이곳 성지는 유네스코 지정이라고 하며 부활이라는 주제로 기념비 거석들이 참으로 성경 내용과 어울리게 조성되어 있어 참 교훈적이다. 범부 채, 비비추 등 많은 꽃들이 갈참나무와 어울리며 동산을 오르는 동안 골고다 언덕길이 생각난다. 검은 거석에는 순교자를 추모하는 글이 새겨져 있겠으나 자세히 읽을 수가 없다.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여 기회가 되면 자세히 읽어 보고 싶다.

다시 새 소망 우리교회로 돌아와 차 한 잔을 하고 마무리를 하며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하여 원주를 향한다. 비가 오고 있다. 빗길이라 속도를 줄인다. 서청주IC를 향하여 네비를 따라 아주 천천히 달리고 있다. 공주, 청주지역은 그냥 아무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 같다. 도로변으로 아파트 숲에 공장지대 건물들로 평범하다. 시간이 좀 걸려 중부고속도로에서 대소IC에 들어서 충주로 방향을 잡고 금왕 꽃동네 안내판을 바라보며 달린다. 벌써 7시를 가리키고 있다. 좀 힘이 들기에 임시쉼터에 차를 세우고 서쪽 하늘을 보니 저녁노을이 장관이다. 마치 송어회를 먹을 때 송어 속살의 그 주황, 주홍빛이 하늘에 무더기 무더기로 널어놓은 듯이 말이다. 장마전선으로 태평양에서 온 구름들인지 색깔이 그 예전 괌에서 보았던 빛이다. 이국적인 풍경이다.

동충주IC를 나와 19번 충주 원주 국도에 오르니 마음이 편하다. 아침보다도 더 많은 물안개가 산허리마다 장관을 이루고 어두워진 가로등 불빛과 어울리며 달리는 길에 내 마음은 온통 신선이 된 기분이다. 양안 치를 넘고 원주에 들어서며 감사한 마음을 하나님과 우리 흑마에게 전하고 주차장에 들어서니 너무 좋다. 도착을 알리는 문자로 오늘 공주기행 참여하신 분들께 감사를 표하고 안도의 숨을 쉬어본다. 이 밤에 피곤함을 몇 시간 침대에 놓아두고 새벽에 정리하는 공주기행의 글이다. 오늘 하루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는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새로운 나를 위해 정진하고 싶다. 인생 평균수명 80으로 본다면 마지막 단계에서 최선을 다하리.

지는 해 좋다

나태주

지는 해 좋다/ 볕 바른 창가에 앉은 여자/눈 밑에 가늘은 잔주름을 만들며/ 웃고 있다/ 이제 서둘지 않으리라/ 두 손 맞잡고 밤을 새워/ 울지도 않으리라/ 그녀 두 눈 속에 내가 있음을/ 내가 알고/나의 마음속에 그녀가 살고 있음을/ 그녀가 안다/ 지는 해 좋다/ 산그늘이 또 다른 산의 아랫도리를/ 가린다/ 그늘에 덮이고 남은/ 산의 정수리가/ 더욱 환하게 빛난다.

너와 함께 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나태주

인생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는 사람 없고/ 인생이 무엇인가/ 정말로 알고 인생을 사는 사람 없다/ 어쩌면 인생은 무정의용어 같은 것/ 무작정 살아보아야 하는 것/ 옛날 사람들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앞으로도 오래 그래야 할 것/ 사람들 인생이 고달프다 지쳤다/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가끔은 화가 나서/ 내다버리고 싶다고 까지 불평을 한다/ 그렇지만 말이다/비록 그러한 인생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조금쯤 살아볼 만한 것이 아닐까/ 인생은 고행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있다/우리 여기서 ‘고행’이란 말/ ‘여행’이란 말로 한번 바꾸어 보자/ 인생은 여행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너와 함께라면/ 인생은 얼마나 가슴 벅찬 하루하루일 것이며/ 아기자기 즐겁고 아름다운 발길일 거냐/ 너도 부디 나와 함께/ 힘들고 지치고 고달픈 날들/ 여행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구나/ 지구 여행 잘 마치고 지구를 떠나자구나.

골고다 길 영산홍

함창석

황새바위를 오르는 돌계단 옆으로/ 봄을 잘 보내고/ 여름이 다 해가는/ 이 장마 비오는 날에도/ 나를 맞아주니 고맙다/ 봄에 핀 꽃들은 누렇게/ 가을꽃잎 빛으로 변한지 오래인데/ 아직도 몇 송이는/ 초여름에 피었는지/ 분홍빛을 드러내고 있으니/ 나를 보는 것 같다/ 칠십 내 인생길이/ 봄여름 지나고 가을도 지나가는데/ 시상에 사로잡혀 가는 순교성지서/ 겨울에야 꽃을 피우려는지/ 여기에 서 있으니/ 꽃송이 네 모습과 같아 그렇다



전체 1

  • 2020-08-08 14:19

    이 땅에 예수를 따르던 무리가 순교를 하니... 자랑스럽다.
    골고다의 길을 가는 자들이 누구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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