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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속에 살아가는 가짜 의인들...

작성자
오재영
작성일
2021-06-10 09:32
조회
616
詩. - 과자도둑.

어느 밤 한 여인이 공항대합실에서 기다린다.
비행기타려면 아직 여러 시간 남아있다.
공항 매점에서 책 한권 고르다
과자 한 봉지 사들고 한곳에 앉는다.

열심히 책을 읽다 힐끗 옆을 보니 어떤 남자가 옆 자리에 앉아
참으로 뻔뻔스럽게도 내 과자 봉지에서 한두 개 집어 먹는데
괜히 시끄럽고 싶지 않아 그저 무시하기로 하고
여인은 그저 과자를 씹으며 시계를 응시할 때

그 용감무쌍한 과자도둑은 점점 과자 봉지를 줄여가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기분이 상한 여인은 속으로 생각 하기를,
‘내가 착하기 망정이지 저 인간 눈 시퍼렇게 멍 들 건데…’
여인이 한쪽 먹으면 그 남자도 한쪽을 먹고,

마지막 한쪽이 남게 되자, 자, 이제 어쩌는가 보는데,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머쓱한 웃음을 웃는 남자.
마지막 과자를 집더니 반으로 쪼개질 않는가?
반쪽을 여인에게 건네더니 나머지 반쪽을 먹어버리는 사내

그가 건넨 반쪽을 낚아채며 그는 속으로 생각 했다.
‘참으로 얼굴이 두껍군, 무례하기까지 하고,
전혀 감사 표시를 할 줄도 몰라,’ 이런 뻔뻔스러운 일을 당한 적이
있었던가? 할 때에 마침 탑승 소식이 알려지고,

긴, 한숨을 내쉬고, 은혜도 모르는 도둑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소지품을 챙겨 탑승구 쪽을 향하여 비행기에 오른 여인,
좌석에 풀썩 앉아 이제 거의 다 읽은 그 책을 찾는다.
가방 속을 뒤지던 여인, 그만 놀라움에 아련해지고,

바로 눈앞에 과자 한 봉지…,

내 과자가 여기 있다면, 자포자기 여인의 신음 소리...
그건 그 사람 과자고, 그걸 나눠먹고 있었군,
이미 사과하긴 늦었고, 비통하게 절감하는 여인,
이제 보니 내가 바로 그 버릇없고 배은망덕한 과자도둑, 이었어라!
- 발레리 콕스 〈과자 도둑〉 -

전능자 아니기에 부실한 우리는 언제나 어디서나 수많은 부실함의 흔적을 남긴다.
사연마다 자신의 절대적 기준으로 확신하지만 곧이어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고 주장한 것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또 갈등(葛藤)에 휩싸인다. 고백하고 인정해? 그러면 너는 뭐가되는데? 그대로 밀고가...
사단의 속삭임에 따라 또다시 그대로 방향전환의 기회를 포기한 채...

애시 당초 牧師의 길이 아닌 장의사(葬儀社)차려 누구 죽었다는 사망소식이나 목 빠지게 기다려야할 사람들이 거듭나야 가능한 체질에도 맞지 않는 그 자리(職)에 올라 주님 밀어내고, 은혜도 잊은 채 핏발선눈으로 손에 돌(石)든 채 타인의 허물 찾아 방황하는 모습들이 한없이 가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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