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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항해, 조난(遭難)당하지 않으려면...

Author
오재영
Date
2025-04-12 12:36
Views
560
영적(靈的)항해(航海)를 준비하는 사람들...

어떤 지혜(智慧)로운 사람이 배를 지을 준비를 했다. 자신의 가족들이 그 배를 사용하여 여가를 즐기는 것과, 주변에 배를 소유할 수 없는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서도 자신의 배가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다. 그는 배를 다 지은 다음 기회 있을 때마다 형편이 자기만 못한 사람들이 자기 배를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사람은 배 건조를 시작하기 전에 앞서 자기보다 경험이 훨씬 많은 항해사들을 만났다. 그리고 각 사람들에게 물었다. “배에 대해서 지금까지 어떤 점들을 배웠습니까? 좋은 배는 어떻게 생겼습니까? 좋았던 경험과 나빴던 경험을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어떤 점을 피해야 합니까? 배를 지을 때 충고해 주실 만한 중요한 점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그리고 노련한 항해사들이 축적된 경험을 말해 줄 때 그는 귀담아 잘 들었다. 그들은 그에게 항해할 바다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위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얘기해 주었다.

자신이 보게 될 섬들에 대해서도 말해 주었지만 동시에 피해야 할 여울목과 모래톱에 대해서도 얘기해 주었다. 항해하기에 멋진 시기를 알려 주었는가 하면 갑작스러운 폭풍이 닥치는 시기에 대해서도 경고를 해 주었다. 화제가 배로 돌아오자 그들은 우선 용골(龍骨)을 잘 설계하고 수면 하단의 무게를 적절히 분산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강조했다. 물살을 최고로 잘 가를 수 있는 선체 모양, 그리고 최악의 기상 조건에서도 항해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재료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돛과 삭구(索具), 선실과 부속품류에 대해 묻자 그들은 실용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해 주었다. “배의 외관이나 멋진 선박 경선 대회에 뽑힐 사항들에 대해서는 일체 신경 쓰지 마십시오. 오히려 거친 물살과 거센 폭풍을 견딜 수 있는 재료와 설계에 중점을 두십시오. 찢어지지 않는 돛, 쉽게 넘어지지 않는 돛대, 최대 압력에 맞게 제작된 삭구를 구입하십시오. 선실도 성(城)처럼 짓지 말고 파도가 거세질 때 물기 없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안전한 장소로 만드십시오.” 이렇게 경험 많은 항해사들이 해주는 충고를 그는 일일이 다 노트에 기록해두었다.

드디어 설계사의 책상 위에 든든한 보트 한 척의 그림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배가 그 지혜로운 사람과 그 가족들과 그 친구들에게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하게 되리라는 것은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명백해졌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안전성과 복원력(復元力)을 갖춘 배였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이 배는 유럽은 물론 전 세계라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배 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설계가 다 완성된 뒤에야 제작에 들어갔다. 충고대로 그는, 배가 일단 물속에 들어가고 나면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을 그런 부분들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그에게도 좀 더 눈에 띄는 부분들로 빨리 넘어가고 싶은 유혹의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유혹이 올 때면 경력 항해사들이 해준 충고와 무서운 얘기들을 떠올렸다. 그러면 그는 가장 중요하다고 배웠던 것으로 다시 돌아갔다. 그렇게 용골을 깔고 선체를 조심스레 올렸다. 그리고 그 기초 위에 배의 나머지 부분을 지었다. 종종 경험 많은 항해사들이 들러 격려와 조언의 말을 해주곤 했다. 그들이 올 때면 으레 열의에 찬 대화와 더불어 충분한 확인이 있었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지혜로운 사람은 바른 길(道)로 잘 가고 있었다.

반면에 다른 보트 클럽의 회원들은 거의 혹은 전혀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들은 칵테일과 클럽 무도회와 다가오는 일요일 오후의 보트 레이스에 마음이 팔려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생활에 뒤따르는 사교(社交) 분위기에 흠뻑 젖어 있었다. 항구에 있는 배들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그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배의 색상이며 브랜드며 값비싼 장치에 대해 말하곤 했다. 이들은 클럽 선착장 한쪽 끝에서 천천히 지어져 가고 있는 지혜로운 사람의 배(船)에 대해서는 거의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 배에 별다른 인상도 받지 못했고 관심도 없었음이 분명했다.

배가 완성되던 날, 지혜로운 사람은 진수식을 갖기로 했다. 그와 함께하는 가족들도 나왔고 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 항해사들도 동참했다. 그가 첫 항해를 위해 배를 항구의 출구 쪽으로 향하자 모두들 박수 갈채를 보냈다. 드디어 뱃머리가 바다로 향하는 순간 모든 이들은 선미에 페인트로 선명하게 씌어진 ‘크리스토스 Χριστός’라는 이름을 볼 수 있었다. 그 이름의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모르고 있는 사람들은 무슨 뜻일까 궁금해 했다. 지혜로운 사람이 ‘크리스토스호’ 를 바다에 내보낸 날은 아름다운 날이었다. 수평선 위로는 부드러운 물결에 선체를 맡기고 살랑살랑 움직이고 있는 배들이 족히 천개쯤은 떠 있는 것 같았다. 태양은 높고 미풍은 잔잔했다. 한마디로 항해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오후 중반까지는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난데없이 폭풍이 몰아쳤다. 이렇다 할 경고도 없었다. 해안 경비대에서도 폭풍을 예측하지 못했던 터라 갑작스런 폭풍은 모든 사람에게 공포의 충격으로 덮쳐 왔다. 아래위로 부드럽게 살랑살랑 움직이던 배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앞뒤로 흔들리며 크게 요동 하게 되었다. 순간, 모두가 전속력을 다해 항구 쪽으로 향했지만 역풍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았다. 불과 몇 분 사이에 긴급 구조를 요청하는 조난 신호들이 전파를 타고 난무했다. 배들은 옆으로 뒤집어져 있고 배 주인들은 구조를 기다리며 보트에 올라 있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새로 지은 배 ‘크리스토스호’ 에 타고 있던 지혜로운 사람도 그런 모습을 다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자기 배가 폭풍에 반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갑판을 넘어오는 파도 하나하나가 다 배의 힘을 측정하는 시험이었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정말이지 배를 튼튼하게 지었다. 수면 아래의 묵직한 무게는 배가 제 항로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았고, 종종 거셀 대로 거센 광풍이 이쪽저쪽에서 배를 타고 넘나들 때도 다시 제 위치를 되찾곤 했다. 오래지 않아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가 기술과 힘을 부지런히 발휘하기만 하면 폭풍을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에 넘치게 되었다.

그러나 폭풍을 이기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이런 거대한 폭풍과 풍랑에 대비하지 않은 배를 타고 있던 사람들을 구출하는데도 나섰다. 바람은 몰아치고 파도는 한층 거센 기세로 날뛰고 있었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배를 이 방향 저 방향으로 조종하면서 불운한 항해사들을 바다에서 건져 올렸다. 그렇게 바다에서 건져 올린 많은 사람들의 무게로 인하여 ‘크리스토스호’가 지긋이 내려앉을 정도가 되어 서야 지혜로운 사람은 물살이 잔잔한 안전한 항구로 방향을 돌렸다.

세월이 흘렀다. 지금도 그 클럽 식당의 입구 벽에는 커다란 그림이 붙어있다. 거기 들어가는 사람은 누구나 다 맨 처음 이 그림부터 보게 된다. 그림은 지혜로운 사람이 ‘크리스토스호’를 배경으로 당당하게 전면에 서있는 모습이다. 그림 밑에는 그날의 구조된 보트 클럽 회원들의 서명과 함께 기념사가 적혀있다. 그토록 거대한 폭풍이 있던 날, 이 사람이 발휘한 용감한 노력과, ‘크리스토스호’의 놀라운 복원력에 대한 얘기와 함께 이 지혜로운 사람을 영원히 잊지 않으리라는 고백 들이다. (고든 맥도날드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삶, P.313-316인용과편집).

牧師는 무엇 하는 사람들인가?

김남준 목사의 글에, “牧會者는 세상이라는 바다에서 교회라는 배에 사람들을 태우고 운항하는 사람이다”는 표현을 했다. 이처럼 큰 책임을 맡고 있는 그는 단지 배에 대해서 만 알고 있는 것 만으론 충분하지 않고, 먼저 자신에게 그 일을 맡겨준 주인의 뜻을 잘 헤아림은 물론, 항해 중에 겪어야 할 예상치 못한 거친 파도와 폭풍우, 목적지까지 자신이 책임지고 포기하지 않는 거룩한 강인함으로 연단 된 꿋꿋함과 하늘의 별자리까지도 분별하는 다양한 지식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주님으로부터 목회자로 부름 받음이 확실한 이상 어느 순간 스스로 진리를 따라 살아가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 한 그가 헤쳐나 갈 고독한 길은 일생 동안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그 숙명적인 고난을 대하고 감당하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은 묵묵히 주님 앞에서 그 사랑으로 참고 견디어야 한다. 낙담한 기독교 전사들의 사기를 회복 시킨다는 고든, 맥도날드는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삶”,에서 “상품에 품질이 있듯이 영혼에도 영혼의 질(質)이 있다” 했다. 오늘도 주님의 뜻을 받들어 타인의 영혼을 인도하고 본(本)을 보여야 할 우리들의 영혼의 질(質)의 상태는 과연 어떠한가?

글을 마치며...

얼마 전, 아는 목사로부터 형님! 아무개 목사 죽었대요..., 어떻게? 그냥 정상적이 아닌 모습으로 생을 마감한 모양이라 했다. 여러 해 전, 그를 만난 적이 있다. 그에 대하여는 소문 만으로 알았고, 만나기 전날 전화 통화 뿐이었기에 그가 일어나 인사하는데, 나도 모르게, 야! 000목사님 참, 잘 생기셨네...제가요? 예, 잘 생기셨어요. 그날, 자신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고 누구 때문이라며 증오심(憎惡心)을 드러내는 그에게 대화 말미에 “목사님, 그 돈은 우리 연회의 미 자립 교회 동역자(同役者)들 4년 동안 돕지 않고 모은 금액을 목사님이 허비한 거예요, 그거 회개(悔改)하셔야 됩니다.” 그 말에 준수한 모습과 다르게 당황하며 겸언쩍어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한없는 연민(憐愍)의 마음으로 돌아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영적 지도자의 성품(性稟)은 한순간 갑자기 찾아오는 것 아니다. 평생의 고통과 좌절의 경험 속에서 그리스도와 가까이 동행함으로써 형성된다. 그것은 무겁디무거운 수면 아래쪽의 쌓여온 중량(重量)이다. 이들은 고결한 성품을 지닌, - 그리스도를 닮았고 그리스도처럼 행동하는 사람 - 을 만들어 낸다. 토머스 아 켐피스의 조언대로 “그대가 그대의 내부를 향하여 걷는다면, 그대는 한갓 떠다니는 말들에 마음 두지 않게 될 것이다.᠁그대의 평안이 사람들의 입에 좌우되지 않게 하라...”

생각 정리 하지 않으면 실감 못하는 세월을 신앙 공동체에서 살아오며 주변에 거쳐 간 수많은 이들을 만났다. 존경스러운 분, 실망을 준 이들, 牧師도 있고, 평신도도 있다. 내게는 모두가 반면교사(反面敎師)이며 정면교사(正面敎師)분들이다. 그들 때문에 그 순간마다 엎드렸고, 위로와 다짐을 했다. 오늘도 필수인 나침반 갖추지 않아 항로(航路)이탈에 고민하는 모습에서 지난 날 나(我)를 본다.



Total Reply 1

  • 2025-04-13 00:18

    기독교 서적 출판사 가운데 나침반 社가 있는데 적당한 이름 같습니다.
    나침반에서 진화한 게, 현대의 인공위성 위치 신호를 통해 정확히 좌표를 찾는데 내비게이션입니다. 자동차로 처음 가는 길을 찾을 때, 배로 망망대해를 항해할 때, 내비게이션이 큰 도움이 됩니다. 선교단체 가운데 네비게이토 선교회가 있는데 적당한 이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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