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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 빠진 교회, 얼 빠진 기독인

작성자
송충섭
작성일
2020-07-12 03:52
조회
1250
COVID-19이 한참 기승을 부리던 때 미국에서 각 주 당국은 행정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각 사업장은 특히 사람들이 모일 수 밖에 없는 사업장은 닫아야 하고 모든 사람들은 위급상황이 아니면 되도록 집에 머물고 가능하면 다른 사람, 친척, 친구 등 방문도 자제할 것을 행정명령하였다. 그러면서 그들은 명령(order)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그에 따라 식당, 커피점, 바 등등 일반 가게들은 그 행정명령이 발효되는 그 시간부로 일체의 손님들을 자신들의 영업장 내에 받을 수가 없었고, 다만 주문 후 테이크-아웃하는 것만 가능하게 하였다. 그렇게해서 사람이 모이는 것을 철저히 막았다. 그와 동시에 역시 가끔 사람들이 모여지는 교회, 사찰 등의 여타 종교시설에도 되도록 모이지 말기를 강력히 권고한다는 (strongly urge) 단어로 각 종교시설의 협조를 구하는 강력한 행정명령 역시 발동했었다.
각 주 당국이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일반 사업장과 종교 시설에 대해서 다른 단어를 사용했다는 사실과 그 단어들의 차이를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나는 그 때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봉을 다시 한 번 엿볼 수가 있었다.
1) 전염병의 전염경로를 정확히 알고 그것을 해결해보고자 하는 차원에서 명령을 내려서라도 즉 각 개인의 삶, 각 사업장의 시장경제를 강제해서라도 더 중요한 즉 인간생명과 관련된 보건의 일에 모든 개인이 따라주기를 바라는 고육지책이었다. 당장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일에는 경제의 문제는 뒤로 밀린다.
2) 행정명령이 강하다해도 그들은 헌법을 어길 수 없음을 알기에 모든 종교단체에 똑 같이 행정명령을 내리지만 대신 “명령”이라는 단어 대신 “강력한 권고”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각 종교 단체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고 거의 모든 종교단체들이 자발적으로 그 명령에 따랐다. (물론 따르지 않는 교회도 있었고 그들은 어떤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라도 모인다고 말했다.)
3) 매일 매일 사람들이 모일 수 밖에 없는 식당, 커피점, 바 등등 매일 매일의 삶과 직결된 경제적 터전에 대한 명령이 우선이고 (밤이고 낮이고 새벽이고 사람들은 계속 모인다), 종교행사 역시 사람들이 가끔 모이는 곳이므로 교회 뿐 아니라 여타 모든 종교 단체에 똑같이 (평등하게) 강력한 권고형식의 행정명령을 내린 것은 바이러스의 전파가 어떻게 진행되어가는 것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아울러 그에 따른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 무엇인지를 안다는 말이다.
4) 때에 따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주먹구구 행정이 아니고, 또한 어떤 종교단체는 다른 종교단체보다 더 강력하게 다루는 그런 수준 떨어지는 말도 안되는 행정명령이 아닌, 그 어느 누가 봐도 공명정대 -- 하기사 이 단어가 한국 사회에서 사라진 지 오래지만 -- 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행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5) 당시의 한국교회의 반응을 보니 요근래 나오는 각 교단 성명서에 밝혔듯이 참고 참고 또 참고 (물론 나는 그런 교회들의 모습을 보고 이미 한국교회들은 선지자로서의 사명은 포기한지 오래구나 싶었었다), 그야말로 최대한 정부의 방침에 협조하는 자세들이었다. 그것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지리만큼의 그런 협조 자세…
6) 엊그제 나온 정부방침에 대한 얼빠진 교회, 얼 빠진 자들의 반응을 보았다. 난 그것을 보고 그들의 정신세계, 종교신념 (신앙이란 단어 대신 종교신념이라 부르겠다, 왜냐면 각자가 다 다를테니…)에 대한 개인적 회의가 들었다. 어떻게 저렇게 비굴해지나 하는 그런 회의? 어떻게하든 정부방침에 따르자고 하는 자세 (그야말로 그 애국심에 눈물이 난다만서도), 유독 콕 집어서 교회 소모임에 대한 규제에는 반벙어리가 되어 찍소리도 못하는 그 정신세계와 종교신념… 진즉에 들고 일어났어야만 했던 일에 이제라도 그건 아니올시다 라고 말하는 많은 기독인들을 향해 훈계하듯 말하는… 눈물겹다 그 애국심에…

7) 그냥 사견에 불과하지만, 얼 빠진 것 아닌가?
정말 얼 빠진 것 아닌가?
아니면 그 정도로 비굴하게 살고 싶은가?
하기사 예수님의 십자가상 돌아가심은 그저 그들의 눈에는 자칭 선지자라고 하던 자의 힘없이 스러져가신 처참한 모습으로만 보여질테니 –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운운하지 마시라 이 시점에서는 너무 역겹다 -- 어떻게라도, 다시 말해 비굴하게 굴어서라도 목숨 부지하고 싶은건가?

이 판국에 미사여구 사용해가며 철저하게 치우쳐있는 정부방침에 면죄부 주려하지말라.
그럴 수록 더더욱 얼 빠진 모습으로밖에 안 보이니…
나서고 싶지 않으면
그냥 노래방에 가서 “손에 손잡고” 떼창이나 부르며
각 교단의 때 늦은 성명서 발표 등등의
이 사태를 구경이나 하면서
떡이나 얻어 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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