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께.
정치적 입장표명이나 감리회정책과 관계되지 않은 내용 등
‘감리회소식’과 거리가 먼 내용의 글은 ‘자유게시판’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작성자
신동수
작성일
2020-12-08 09:53
조회
1098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MBC PD수첩에서 로고스 교회 담임목사 성폭력 문제를 방영한 후 7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감리교회에서는 어떠한 공식적 대응도 없다. 만일 오보라면 감리교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과 그로 인한 피해에 대해 사과와 정정 보도를 요구해야한다. 그러나 보도가 사실이라면 감리교회 안에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적 대처와 공식적 입장이 제기되어야한다.

그러나 반년이 지나도록 어떠한 반응도 없으니 감리교회는 영적 도덕적 생명이 죽은 종교 집단으로 비춰진다. 본래 감리교회는 선교를 위한 조직이지만 이미 관료화되어 조직의 존속 자체를 위한 단체로 전락되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 문제가 처음 대두된 후 십여 년 동안 정치적으로 다루어져 해결되지 못한 탓에 이제는 일사부재리의 원칙과 증인부재로 본질적 성폭력 문제에서 벗어나 행정과 재정문제로 옮겨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제는 법의 해석에 따라 단죄될 수도 있고 얼마든지 벗어날 수도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법을 해석하고 처리하는 심사위원회와 재판위원회의 의지의 문제이다. 현실적으로 교회의 법은 세간의 법처럼 촘촘할 수 없다. 그 빈틈은 신앙적 양심과 상식에 의해 채워진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법적 처리는 감리교회의 근간인 교리와 장정을 무의미한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우리 안에서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야 객관적 시각에서는 변명에 불과하다.

감리교회의 조직과 인사는 감독과 감독회장의 선거의 공과에 좌우된다. 심사위원회와 재판위원회의 조직도 정치적 정서가 반영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재판위원회의 각 구성원은 신앙적 양심과 상식을 기본으로 한 연회 혹은 총회 회원이다. 이를 신뢰한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해결의 의지이다. 나는 자주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 채근담의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자신에게는 가을서리처럼 대하라는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을 마음에 새긴다.



전체 3

  • 2020-12-08 13:11

    가을과 봄 사이에 겨울이 있지요.
    겨울이 깊으면 깊을수록 봄은 가까이 와 있습니다.


  • 2020-12-08 22:25

    지난 주 12.3부터 다음주까지 이어지는 J목사 공금 유용관련 재심사는 목사1명 장로2명으로 구성된 재심사위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제가 보는 관점에서 이 재심사에서의 핵심적 결판은 연회의 한 축을 너무나도 크게 감당하고 있는 장로님들의 벽을 과연 넘어설 수 있을까에 달린 것 같습니다.

    심사위가 교리와 장정의 법정신에 의해 심사하는 것이 아니고

    누가 나를 임명해주며, 그 동안 누가 관리해주고,

    또한 앞으로 내가 연회내에서의 새로운 자리를 보존하는 데 더 유리한 가가

    심사하는 결정적 기준이 된다면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건과 관련한
    지금까지의 심사나 재판 결과는 결코 그 범주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심사나 재판위원으로 선정될 당시에는 어떤 연유로 선정되었든지간에

    선정된 이후로는 주어진 자리에서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공정하게 심사할 수 있는 신앙적 양심과 자존심이 필요합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신앙양심을 위반한 결정을 내리는 한

    본인이 그동안 수십년 동안 지켜온 신앙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는지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더 냉정하게 말하면 공적인 자리에서 하나님 앞에서 사람 앞에서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된다고 봅니다.

    억울한 자는 더 억울하게
    범죄한 자에게는 더욱더 범죄하도록 만드는 죄 말입니다.

    따라서 심사하고 재판하는 일 그 자체가 이처럼 무겁고 엄중한 일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이들은

    무겁고 떨리는 마음으로 더 이상 이 자리를 탐하지 말고 스스로 거두어야할 것입니다.


  • 2020-12-09 06:33

    목사님의 귀한 글 감사합니다
    또한 감각이 죽은 교단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사항 관리자 2014.10.22 103979
공지사항 관리자 2010.12.29 101931
14178 유삼봉 2025.01.22 18
14177 함창석 2025.01.21 43
14176 엄재규 2025.01.20 43
14175 홍일기 2025.01.20 73
14174 홍일기 2025.01.20 76
14173 이현석 2025.01.20 108
14172 함창석 2025.01.19 65
14171 홍일기 2025.01.19 90
14170 이현석 2025.01.19 177
14169 지동흠 2025.01.18 190
14168 지동흠 2025.01.18 48
14167 함창석 2025.01.18 97
14166 최세창 2025.01.18 57
14165 최세창 2025.01.18 55
14164 원형수 2025.01.18 63
14163 함창석 2025.01.17 98
14162 유삼봉 2025.01.16 99
14161 한준구 2025.01.14 225
14160 박덕기 2025.01.14 92
14159 함창석 2025.01.14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