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을 들다
Author
지동흠
Date
2025-03-09 02:05
Views
383
<깃발을 들다> --- 감리회 신앙을 지키는 기도회 연대사
--- 감리교 농촌선교목회자회 회장 지동흠 목사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계시길 빕니다.
저는 감리교 농촌선교목회자회 회장 지동흠 목사입니다. 감리교 농촌선교목회자회는 개신교단 내에서 가장 먼저 창립되어 농촌선교의 귀중한 직무를 고백하며 지난 40여 년간 꾸준하고 성실하게 농촌선교와 목회를 감당하고 있는 감리회의 자랑스러운 목회자 모임입니다.
지난 2월에 제41차 농목총회가 있었는데 총회 주제가 “고마워요 농목” 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지나온 40여년의 세월동안 어렵고 힘든 여러 여건 속에서도 주님의 뜻을 오롯이 붙들고 척박한 농촌의 현장을 지켜내며 목회해 온 한 분, 한 분이 고맙고 감사한 동지라는 고백이었지요.
저는 한25년 정도 농목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만...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열정과 사랑으로 농목의 길을 걸어오며 하나님 나라와 그 뜻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신 감리교의 자랑인 목사님들, 존경과 감사를 듬뿍 전하고픈 선배 목회자분들이 계십니다. 이미 은퇴를 하셨거나 이제 은퇴를 앞두고 계신 분들도 계시니 감리교에서 큰 표창을 드려야 마땅한 분들이지요...
그런데 성실하고 모범적으로 목회하며 평생을 바쳐 농촌선교와 목회를 감당하고 있는 감리회의 자랑스러운 목회자들이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상당한 연회재판으로 인해 불법, 부당한 잇따른 출교판결을 받고 있습니다.
당장 바라고 소망하기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역사에 큰 오점으로 남게 될 이 부끄럽고 어이없는 재판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바로 잡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 당연한 회복을 위해 우리 모두 기도하며 마음을 모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감독회장님과 각 연회 감독님들께서도 올바른 해결방안을 위해 마땅한 노력에 힘써 주시기를 요청 드립니다.
이 부당한 재판에 쓸데없는 열심을 내는 분들이 한 성명서에서 존경받아야 마땅한 목사님들을 아무개 씨... 라고 호칭하며 조소와 멸시가 가득한 천박한 언어를 서슴지 않고 쏟아내었더구만요.
저는 그분들에게 이러한 정죄와 혐오의 말과 글과 행동을 할 때 잠깐 멈춰 서서 거울에 비친 당신의 얼굴을 잠시라도 마주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혹시라도 보게 되고 깨닫게 되지 않을까요? 무언가에 쫓기듯, 무언가에 지배당한 듯... 주님의 사랑과 진리에서 자꾸만 멀어지고 있는 그대들의 가련한 모습을 슬며시 라도 발견하는 은혜가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지금은 기억도 희미한 한20여 년 전 쯤, 광화문 광장에서 범교단적으로 농촌목회자들이 모여 1박2일 철야 농성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의 주제와 앞 뒤 맥락은 희미합니다만 그 날 새벽, 농성천막에서 토론하던 중, 농목 선배 목사님들과 나누었던 대화가 새삼 오늘 이 저녁에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아니... 감리교는 개혁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왜 맨날 똑같은 선배목사님들만 이름을 올리고 앞장서 깃발을 들고 계십니까? 선배님들은 이제 그만 뒤로 물러서십시오.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십시오.”
제 뜬금없는 성화에 그 선배 목사님은 허허 웃으시며,
“언제든지... 당신들이 깃발을 들면 난 언제든지 뒤로 물러날껴...” 라고 선선히 답하셨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흘러... 당신께서는 은퇴를 앞둔 마지막 시점까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그저 주님의 뜻을 굳게 붙들고 그 사랑과 평화와 정의의 깃발을 힘겹게, 힘겹게 들고 계시다가 마침내... 출교라는 별스럽고 대단한 현실과 마주하시게 되었군요...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진정한 부흥과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개혁의 깃발,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깃발... 저는 그 깃발을 아주 외면하고 살지는 않았지만 20여 년 전 그 밤, 호기롭게 외쳤던 것처럼 앞장서서 깃발을 들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아니 여기에 있는 우리가 그 깃발을 들려고 합니다.
부끄럽고 천박한 정죄와 혐오와 차별의 광풍을 막아내고...
주님의 말씀과 진리를 굳게 붙들고 모시어서...
사랑의 깃발을,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깃발을 높이 들고,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그 길을...
자랑스럽고 당당한, 존경받아 마땅한... 당신들이 걸어온 길을 함께 걸어가려고 합니다.
이제 게임 끝났어... 지동흠이 깃발을 들었으니 다 죽었어...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은 별 자신은 없습니다. 어쩌면 떠밀려서 드는 깃발일 수도... 마지못해 드는 깃발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주님이 이끄시는 마땅한 길이기에 여기에 함께 하신 귀하고 고마운 여러분들과 한걸음, 한걸음 복되게 나아가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소망합니다.
“우리가 걷는 길이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길이면, 우리의 발걸음을 주님께서 지켜 주시고,
어쩌다 비틀거려도 주님께서 우리의 손을 잡아 주시니, 넘어지지 않는다.” (시편34:23-24)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이 거룩한 깃발을 힘차게 들어 올립니다.
끝으로 친애하는 정명성 목사님의 시를...
감리교의 마땅한 자랑이신 여러분들에게 전하며 연대사를 마칩니다.
*** 길 ***
오래
많이
밟힌 자리가 길이 된다
아픔과 고통이 때때로
너를 할퀴고 지나갔다면
조소와 멸시가 자주
너를 짓밟고 지나갔다면
기나긴 가난과 곤경이
너를 누르곤 했었다면
복되어라
온유한 사람아
그대는 길이 된 것이다
--- 감리교 농촌선교목회자회 회장 지동흠 목사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계시길 빕니다.
저는 감리교 농촌선교목회자회 회장 지동흠 목사입니다. 감리교 농촌선교목회자회는 개신교단 내에서 가장 먼저 창립되어 농촌선교의 귀중한 직무를 고백하며 지난 40여 년간 꾸준하고 성실하게 농촌선교와 목회를 감당하고 있는 감리회의 자랑스러운 목회자 모임입니다.
지난 2월에 제41차 농목총회가 있었는데 총회 주제가 “고마워요 농목” 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지나온 40여년의 세월동안 어렵고 힘든 여러 여건 속에서도 주님의 뜻을 오롯이 붙들고 척박한 농촌의 현장을 지켜내며 목회해 온 한 분, 한 분이 고맙고 감사한 동지라는 고백이었지요.
저는 한25년 정도 농목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만...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열정과 사랑으로 농목의 길을 걸어오며 하나님 나라와 그 뜻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신 감리교의 자랑인 목사님들, 존경과 감사를 듬뿍 전하고픈 선배 목회자분들이 계십니다. 이미 은퇴를 하셨거나 이제 은퇴를 앞두고 계신 분들도 계시니 감리교에서 큰 표창을 드려야 마땅한 분들이지요...
그런데 성실하고 모범적으로 목회하며 평생을 바쳐 농촌선교와 목회를 감당하고 있는 감리회의 자랑스러운 목회자들이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상당한 연회재판으로 인해 불법, 부당한 잇따른 출교판결을 받고 있습니다.
당장 바라고 소망하기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역사에 큰 오점으로 남게 될 이 부끄럽고 어이없는 재판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바로 잡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 당연한 회복을 위해 우리 모두 기도하며 마음을 모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감독회장님과 각 연회 감독님들께서도 올바른 해결방안을 위해 마땅한 노력에 힘써 주시기를 요청 드립니다.
이 부당한 재판에 쓸데없는 열심을 내는 분들이 한 성명서에서 존경받아야 마땅한 목사님들을 아무개 씨... 라고 호칭하며 조소와 멸시가 가득한 천박한 언어를 서슴지 않고 쏟아내었더구만요.
저는 그분들에게 이러한 정죄와 혐오의 말과 글과 행동을 할 때 잠깐 멈춰 서서 거울에 비친 당신의 얼굴을 잠시라도 마주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혹시라도 보게 되고 깨닫게 되지 않을까요? 무언가에 쫓기듯, 무언가에 지배당한 듯... 주님의 사랑과 진리에서 자꾸만 멀어지고 있는 그대들의 가련한 모습을 슬며시 라도 발견하는 은혜가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지금은 기억도 희미한 한20여 년 전 쯤, 광화문 광장에서 범교단적으로 농촌목회자들이 모여 1박2일 철야 농성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의 주제와 앞 뒤 맥락은 희미합니다만 그 날 새벽, 농성천막에서 토론하던 중, 농목 선배 목사님들과 나누었던 대화가 새삼 오늘 이 저녁에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아니... 감리교는 개혁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왜 맨날 똑같은 선배목사님들만 이름을 올리고 앞장서 깃발을 들고 계십니까? 선배님들은 이제 그만 뒤로 물러서십시오.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십시오.”
제 뜬금없는 성화에 그 선배 목사님은 허허 웃으시며,
“언제든지... 당신들이 깃발을 들면 난 언제든지 뒤로 물러날껴...” 라고 선선히 답하셨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흘러... 당신께서는 은퇴를 앞둔 마지막 시점까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그저 주님의 뜻을 굳게 붙들고 그 사랑과 평화와 정의의 깃발을 힘겹게, 힘겹게 들고 계시다가 마침내... 출교라는 별스럽고 대단한 현실과 마주하시게 되었군요...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진정한 부흥과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개혁의 깃발,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깃발... 저는 그 깃발을 아주 외면하고 살지는 않았지만 20여 년 전 그 밤, 호기롭게 외쳤던 것처럼 앞장서서 깃발을 들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아니 여기에 있는 우리가 그 깃발을 들려고 합니다.
부끄럽고 천박한 정죄와 혐오와 차별의 광풍을 막아내고...
주님의 말씀과 진리를 굳게 붙들고 모시어서...
사랑의 깃발을,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깃발을 높이 들고,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그 길을...
자랑스럽고 당당한, 존경받아 마땅한... 당신들이 걸어온 길을 함께 걸어가려고 합니다.
이제 게임 끝났어... 지동흠이 깃발을 들었으니 다 죽었어...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은 별 자신은 없습니다. 어쩌면 떠밀려서 드는 깃발일 수도... 마지못해 드는 깃발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주님이 이끄시는 마땅한 길이기에 여기에 함께 하신 귀하고 고마운 여러분들과 한걸음, 한걸음 복되게 나아가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소망합니다.
“우리가 걷는 길이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길이면, 우리의 발걸음을 주님께서 지켜 주시고,
어쩌다 비틀거려도 주님께서 우리의 손을 잡아 주시니, 넘어지지 않는다.” (시편34:23-24)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이 거룩한 깃발을 힘차게 들어 올립니다.
끝으로 친애하는 정명성 목사님의 시를...
감리교의 마땅한 자랑이신 여러분들에게 전하며 연대사를 마칩니다.
*** 길 ***
오래
많이
밟힌 자리가 길이 된다
아픔과 고통이 때때로
너를 할퀴고 지나갔다면
조소와 멸시가 자주
너를 짓밟고 지나갔다면
기나긴 가난과 곤경이
너를 누르곤 했었다면
복되어라
온유한 사람아
그대는 길이 된 것이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