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동 여인
작성자
함창석
작성일
2022-08-27 10:16
조회
1227
함창석
모래가 떠 내려와
넓고 길게 쌓인 강가에는
햇빛이 비쳐드니 반짝 반짝거리고
빨간 원피스를 입고
노란 우산을 쓰고
여인이 파란 핸드백을 메고서
하얀 모자를 쓰고
하얀 구두를 신고
고상하게 걸어가고 있다
지난여름날 심한 폭우가 쏟아지며
마을 뚝 오리가량
유실이 되어 난리였다
바위산 밑으로
강을 따라 넓지 않고 길게
전하여 내려오던 논밭 떼기가
거센 물이 밀려들어
떠내려가고 만 것이다
동네사람들은 온통 슬픔에 잠겼다
흙이 파여 버린 논밭으로는
바위가 널려 있고
금사동이라고 전하는 옛 이름처럼
금맥이 나왔다고 난리다
아래동네 강가에서는
사금을 채취한다고 난리다
Sandol Method
마태복음 20장 1-16절에는 “하늘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포도원 주인이 있었는데 아침 일찍 일꾼을 구하려고 나갔다. 그는 일꾼들에게 하루 한 데나리온씩 주기로 약속하고 그들을 포도원에 들여보냈다. 9시쯤 되어 다시 나가 보니 일거리가 없어 장터에서 놀고 서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주인이 너희도 내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 일한 것만큼 삯을 주겠다. 하자 그들이 포도원에 갔다. 주인은 12시와 오후 3시에도 나가서 그렇게 하였다. 오후 5시에도 나가 보니 여전히 일거리가 없어 서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너희는 어째서 하루 종일 여기서 놀고 섰느냐? 하고 주인이 묻자 우리를 쓰는 사람이 없습니다하고 그들이 대답하였다. 그래서 주인은 너희도 내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 하였다. 날이 저물 때 주인은 포도원 감독에게 일꾼을 불러 나중 온 사람부터 차례로 품삯을 주어라 하고 말하였다. 오후 5시에 온 사람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 받기에 먼저 온 사람들은 좀 더 많이 받을 줄로 생각했으나 그들도 한 데나리온밖에 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은 품삯을 받고 주인에게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나중에 온 사람들은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았는데 종일 더위에 시달리며 수고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해 줍니까? 그러나 주인은 그들 중 한 사람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내가 네게 잘못한 것이 없다. 네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약속하지 않았느냐? 네 것이나 가지고 가거라.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 너와 똑같이 주는 것은 내 마음이다. 내 것을 가지고 내 마음대로 못한단 말이냐? 내 너그러움이 네 비위에 거슬리느냐? 이와 같이 앞선 사람이 뒤떨어지고 뒤진 사람이 앞설 것이다.”고 하였다.
전화위복은 재앙이 복으로 바뀜이다. 화가 복이 될 수도 있고, 복이 화가 될 수도 있다는 순환하는 세상 이치를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 재앙으로 여겨지는 것이 언젠가 복이 될 수도 있고, 지금 복이 언젠가 화가 될 수도 있으니 현재 상황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다.
새옹지마는 새옹의 말이다. 즉 변방 노인의 말처럼 복이 화가 되기도 하고, 화가 복이 될 수도 있다. 만주 국경 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이 기르던 말이 국경을 넘어 오랑캐 땅으로 도망쳤다. 이에 이웃 주민들이 위로의 말을 전하자 노인은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압니까?” 하며 태연자약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도망쳤던 말이 암말 한 필과 함께 돌아왔다. 주민들은 “노인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하며 축하하였다. 그러나 노인은 “이게 화가 될지 누가 압니까?” 하며 기쁜 내색을 하지 않았다. 며칠 후 노인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낙마하여 그만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다시 위로를 하자 노인은 역시 “이게 복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오.” 하며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북방 오랑캐가 침략해 왔다. 나라에서는 징집 령을 내려 젊은이들이 모두 전장에 나가야 했다. 그러나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부러진 까닭에 전장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다. 이로부터 새옹지마란 고사성어가 생겨났다. ‘인간만사 새옹지마’란 말도 자주 쓴다.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새옹지마니 눈앞에 벌어지는 결과만을 가지고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 하는 뜻이다.(신동민, 새옹지마, 고사성어랑 일촌 맺기, 기획집단 MOIM, 2010)
친구네 수해복구현장을 다녀왔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로 계곡의 물이 넘쳐 정원 연못을 다 메우고 다리에 걸린 나뭇가지와 흘러내린 돌 바위 흙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좁은 하천이 범람하여 제방이 무너져 내렸으니 복구에 반년을 더 걸리겠다는 하소연을 하였다. 이 번 자연재해를 통해 고통이 많겠지만 전화위복이나 새옹지마가 되기를 기도하고 돌아왔다.
경기 광주 퇴촌지역 수해복구 현장을 방문하며 위로 물품을 전하고 돌아왔다.
별난 처자
함창석
나무가 죽어가고 있다
한 쪽으로는 검게 변했다
골도 깊게 파였다
한 처자가 나무 주위를 팠다
여러 가지 꽃을 심었다
아침저녁으로 찾아 합장하고
공을 드리고 있다
나무기둥 가지에는
등도 매달았다
가끔씩 밤에도 찾나보다
오늘은 우산을 썼다
뒷모습인가 했더니
요상한 범어로 쓰인 우산으로
자기 얼굴을 가렸다
꽃을 내려다보고 있다
지난봄 어느 날에는
막대를 꽂고 글 표를 붙였다
가져가지 말라고
고성방가를 삼가고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라고
보호를 외치지만
나무는 죽어가고 있다
공을 드릴수록
처자도 죽어가고 있다
ㅇ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