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된 강변에서

작성자
이경남
작성일
2021-02-24 09:24
조회
345

해빙된 강변에서
-이경남

매년 가을이 오면
이곳 평택 평야 위로는
철새들이 날아든다
오리떼야 단골이고
요즘에는
목이 긴 가마우치나
우아한 고니까지 보인다
그러나 나는 이런 철새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다
강물은 오폐수나 다름 없고
이곳에서 먹거리를 찾던 철새들은
강변 논밭까지 헤집지만
여기 또한 박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과거 손발로 추수하던 시절에는
그래도 벼 나락 몇 줄이라도 얻을 수 있었지만
바인더 기계 타작이 시작된 이후로는
이 넓은 들판에서 낱알 하나 얻기 쉽지 않다
멀리 북국에서
굶주림을 피해 남하한 철새들은
결국 실망하며 그 주린 배를 움켜쥐고
또다시 어디론가 떠나곤 한다
아니 경제력도 군사력도 세계 10위
길거리엔 외제차도 넘쳐 나는 나라에서
동네 인심은 왜 이리 흉악한가?
천수만엔 철새들의 발길이 끊긴지 이미 오래라는데
이곳 평택 평야에도
그런 쓸쓸한 겨울이 찾아올까
그게 걱정이다

2021.2.22.월요일 새벽 해빙된 강변길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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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0 01:58

    사진 퍼갑니다. 그리고 답례로 노래선물 보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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