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서드】친족고모(親族姑母)

작성자
함창석
작성일
2020-07-30 15:17
조회
315
친족고모
親族姑母

시인/ 함창석 장로

아버지의 누이를 일컫는 친족 호칭이다. 고모가 아버지보다 연령이 위인가 아래인가에 상관없이 같이 쓰이는 호칭이다. 고모의 남편을 고모부, 고모의 자녀를 고종 형제 · 고종 자매라 칭한다.

우리의 전통적인 친족제도가 부계계승의 원리를 따르고 있기에 고모는 사실상 다른 친족집단에 살고 있지만, 자신이 태어난 친정의 친족집단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의미에서는 그의 관심은 친정과 시집으로 분산된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이것은 혼인과 함께 친정을 떠난 모든 부인에게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관습으로는 출가한 딸들이 친정에 계속 관심을 가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리하여 고모는 친정의 안녕과 복지에 주의를 기울이고 적어도 어버이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친정출입이 잦다. 친정어버이가 돌아간 뒤에도 제사에 참여하고, 이것이 불가능한 경우라도 제수 마련을 위한 돈을 부치는 등의 방식으로 친정과는 친족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고모는 다른 친족집단으로 혼인하여 나간 사람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친정의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말해도 좋다. 혈연관계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관습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기는 하지만, 고모는 출가해서도 친정의 성씨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

그러기에 그는 친정에 와서도 성씨가 다른 올케들보다는 오히려 친정가문에 더 완전한 자격을 가진 구성원인 양 행동하는 것이 보통이다. 어머니의 누이인 이모도 고모와 비슷한 거리에 있는 사람이지만, 양자와의 관계를 비교해 볼 때 대체로 고모와의 관계가 더 중요시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아마도 이것은 우리의 사회가 부계친족제도를 따르고 있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모도 고모와 마찬가지로 나와는 혈연관계를 맺고 있지만, 내가 소속한 부계혈연집단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다. 그에 비하면 고모는 나의 부계친족집단에서 나간 사람이요, 그의 친족적인 배경은 시집에서의 자신의 지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주되면서, 고모는 친정의 복지에 계속 관심을 가지는 것이 보통이다.

다른 한편 조부모가 생존하는 경우에 출가한 고모의 생활형편은 조부모의 중요한 관심사일 뿐만 아니라, 조부모의 존재는 곧 고모의 중요한 관심사이기에 고모는 자연히 친정과 긴밀한 접촉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우리의 전통적인 관습으로는 고모는 시집에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친정에 구원을 청하고, 이혼을 당하거나 또 다른 어떤 이유로 시집을 떠나게 될 때는 친정으로 돌아오는 것이 결코 흉이 되지 않는다. 이 점은 친정에 남아 있는 다른 친척들도 마찬가지이다.

친정의 형제들도 출가한 누이와는 긴밀한 접촉관계를 유지하고, 그의 후견인 구실을 계속하기 때문에, 고모는 언제나 나의 가까운 친족관계망 안에 머물러 있게 된다. 고모가 친정의 친족집단의 구성원으로 남아 있다는 점은 그가 친정의 제사에 참여한다는 사실 외에도, 혼례식의 한 과정인 예물주기에도 잘 나타나 있다.



전체 2

  • 2020-07-29 10:55

    큰고모님 전 상서

    시인/ 함창석 장로

    우리 할머니는 아들 여섯에다 딸 셋 모두 아홉을 낳으셨는데
    육이오전쟁직후 수류탄사고로 아들 셋을 잃으셨다고

    맨 위로 큰고모님 막내고모 두 분은 자녀를 두지 못하시었다
    풍진 병이 돌 때 그 영향으로 임신이 어려웠다고 해

    남북 휴전회담 중에 내가 태어나 막내고모 도움을 받고
    산골인 고향 가천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한문 서당에 다녔고

    열세 살부터 열여덟 살까지 칠년간 청소년시절 서울서
    우리 할머니 부탁으로 유학 아닌 유학에 난 큰고모와 살았다

    큰 고모님과 흑석동 시장에 나가면 가끔 만나는 사람들이
    아들이 엄마를 쏙 빼닮았다고 할 때면 빙그레 웃기만 하셨고

    작은 고모도 장로로서 교장인 나를 아들처럼 대하시며
    팔순이 넘은 연세에 사망자 처리 후견인에 날 세워두셨다 해

    일찍 남편을 여의시고 홀로 자녀들을 키우시던 할머니
    고모님들이 시골 살던 여러 명 친정 식구를 돌보시는 덕분에

    우리 아버지 형제자매들과 조카들은 화목하게 지내며
    어려웠던 보릿고개를 지나 화려한 불빛 아래 웃을 수 있었지

    <큰고모님 10주기 추도식에>


  • 2020-07-30 13:31

    함 장로님!

    좋으신 고모님이 계셨군요.
    저에게도 지금은 세상을 떠나셨지만 언제나 뵐 때마다
    장손이라시며 반갑게 대해주셨던 고모님이 계셨습니다.
    늘 친정을 걱정하시곤 하셨는데, 이제는 가슴속에 아련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 은혜 안에 평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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