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틱한 달
2025-05-07 14:12
함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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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창석
하늘로부터 아기 씨앗이
밭으로 내려 심기는 날입니다
보름달이 밝을 때라면
빛이 더 아름다운 날이지요
사십주 정도가 되면
하늘의 상급으로 맺어진
태의 열매로서 자식이지요
진통으로 산문이 열리고
머리를 내 보이며
아홉 시간 정도 사투로
이 땅으로 나오게 됩니다
삼조를 지나면 아기입니다
사람으로 인정됩니다
예전 우리 고향에서는
쌀밥과 미역국을 마련하고
산모를 챙겼습니다
태아와 태반 탯줄이 나와
산파 할머니가 거두고
사립문에는 금줄이 쳐집니다
아들은 고추 숯 짚
딸은 솔잎 한지 숯 짚
새끼줄에 끼워 매답니다
숯과 짚은 정화기능입니다
고추와 솔잎은 성별로
알리는 기능이 아니겠습니까
순차적으로 한주 두주 세주
단계별로 산모와 아기가
보호 관리되면서
친지들 축하를 받습니다
인생사가 다 그러하듯
코스모스틱한 달이지요
보름달처럼 둥근 얼굴
환한 아기가 빛이 나지요
산모와 아기가 모두
평화롭고 자유로우며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