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총회 감독·감독회장 선거에 대한 입장

Author
김형권
Date
2024-09-23 21:32
Views
561
제36회 총회 감독·감독회장 선거에 대한 입장

제36회 총회 감독·감독회장 선거에 후보로 등록하신 분들께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이번 감독 선거가 감리교회의 새로운 지도력을 세우고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코로나 펜데믹 종료 이후 처음으로 모든 정회원이 감독회장을 뽑는 이번 선거는 교인 감소, 사회적 영향력 축소 등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선교 현장의 문제를 돌파해야 하는 중요한 선거입니다. 그렇기에 이번에 새로운 리더로 선출되는 감독회장과 감독들은 이전보다 더욱 비장한 각오와 막중한 책임이 있음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이하 새물결)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감독·감독회장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과연 엄중한 현실을 짊어지고 갈 수 있는 지도력으로서 자신 있게 정당한 당위성을 담보하였다고 말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1. 금권 선거 근절, 모두의 책임입니다.

선거 때마다 지속해서 제기되었던 금권 선거의 문제는 비단 후보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선거권이 있는 유권자들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엄중한 사안입니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누가 얼마를 선거비용으로 썼다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일반 목사급은 몇십만 원, 감리사 급은 또 몇십만 원’하는 이야기가 이제는 죄책감은 고사하고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투표권자를 확대하면 금품 살포 대상이 많아지기에 금권 선거가 지양될 것이라는 예측은 무색해졌고 오히려 금권 선거의 규모가 방대해졌습니다.

부패한 냄새가 너무 오래되면 그 냄새의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하게 되듯이 금권 선거가 당연한 관행이 돼버린 것 같은 현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연 돈으로 사고 판 지도력에게 어느 누가 교회의 미래를 이끌어 달라고 기대 할 수 있겠습니까?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모두 이미 이 선거가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를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후보자들을 만나면 당연히 돈 봉투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유권자들도 무거운 책임감과 부끄러움을 느껴야 합니다.

2. 공약 이행, 끝까지 지켜볼 것입니다.

각 연회 후보와 감독회장 후보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약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방대한 공약을 보면 2년 혹은 4년의 길지 않은 임기 중에 다 시행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마저 듭니다. 그렇기에 일단 좋은 말들을 쏟아내 놓고 보자는 식의 공약 남발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또한 그 무수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현실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을 보지도 듣지도 못하였습니다.

단지 표를 얻기 위해 쏟아내는 공약들은 오히려 지도력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게 될 것입니다. 새물결은 후보자의 당선 이후 공약을 실제 시행하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입니다.

3. 지혜로운 선거 관리를 하기 바랍니다.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역할은 금권 선거 등의 불법을 막고 공약 남발 같은 무책임을 통제하는 등 선거 과정의 여러 가지 불신을 해소하면서도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충분히 보장함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선관위 활동은 비상식적으로 유권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몇 차례 열리지도 않는 정책발표회에서는 후보자 간의 심도 있는 토론을 찾아볼 수 없는 데다 유권자들의 질문마저 봉쇄되니 그저 일방적인 공약 발표 경청만 강요당하는 셈입니다. 이는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꼼꼼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선거의 주인이 아니라 구경꾼으로 만들어 버릴 뿐만 아니라 이런 방식의 깜깜이 선거 관리는 필연적으로 금권 선거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합니다.

또한 불법 선거 현장을 녹취하기 전에 대상자들에게 녹화 정황을 통지하라는 불법 선거 감시 지침도 정말 불법 선거를 근절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케 합니다. 후보자들과 유권자들만이 아니라 선관위의 책임도 막중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바랍니다.

4. 일사각오(一死覺悟)의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감독회장과 감독으로 출마하려는 이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아마도 은퇴 연한일 것입니다. 특히 감독회장은 담임목회하던 교회를 사임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어떻게 하면 시(時)테크를 잘 할 것인가 계산해야 합니다. 우리는 존경과 명예를 한 몸에 누리고 축하받으며 떠나는 개인의 은퇴 과정이 아니라 감리교회를 위해 마지막 목회적 생명을 던지는 각오를 가지고 그 직무를 수행할 감독을 원합니다. 개인의 영달과 명예, 권력욕은 내려 놓으십시오. 교회 현장에서 온 몸을 던져 목회하고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을 생각하며 공교회의 감독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것을 다짐한다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더 귀한 것으로 갚아주실 것입니다.

또한 연이어 터져 나오는 목회자들의 성폭력 사건과 금전 비리, 교단 탈퇴 시도 등과 그에 대한 대응을 보면 감리교회가 자정 능력을 상실한 것이 아닌가 우려하게 됩니다. 이런 현안에 대한 감독회장·감독 당선자들은 뼈를 깎는 각오로 단호하게 대응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5. 17,680명에게 주어진 권리, 포기하지 마십시오.

이번 선거를 마주한 많은 유권자가 이구동성으로 ‘뽑을 사람이 없다’라고 말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만, 모든 정회원과 동수의 평신도에게 부여된 선거의 권리와 책임이 포기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새물결은 이 당연한 권리를 갖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목소리를 높여 외쳤습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앞길을 계획하지만, 그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주님이시다.”(잠언 16:9) 투표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몫이지만, 세우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며칠 남지 않은 선거이지만 선거 공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어떤 후보가 앞으로 2년 그리고 4년간 생명 평화 진리 정의의 하나님 뜻에 따라 연회와 감리교회를 지도하기에 합당한지 심사숙고하여 투표하길 바랍니다.



새물결은 금번 선거를 통하여 하나님 앞과 사람 앞에서 부끄러움 없이 차별과 배제를 극복하고 일할 수 있는 감독회장·감독이 선출되길 바랍니다. 더 이상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지 않으며 교회가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고 사회를 견인하던 과거의 영광과 역할을 회복할 수 있도록 헌신하는 리더가 세워지는 제36회 총회 감독·감독회장 선거가 되길 바라며 위와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2024년 9월 23일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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