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를 보며
Author
최천호
Date
2024-08-22 12:44
Views
248
창가에 기대서서
물방울 놀이하는 너를 보니
천진하게 놀아본 기억이 희미하다
나이가 들면 생각이 많아져
웃음이 줄고 꿈과 이야기들을
먼지 쌓여 읽지 못하는 책들처럼
차곡차곡 쌓아두기만 하는데,
나를 시원하게 벌거벗겨
퀴퀴한 냄새 풍기던
오물 같은 체면 말끔히 씻기며
어린아이처럼 웃고 있구나
물방울 놀이가 그리도 재미있니
한번 끼워주려무나
너무 빨리 달리지 마라 미끄럽구나
솨 악- 거리며 그만 재촉하거라
나는 너무 늙어버렸다
네 가슴 어디에
이렇게 맑은 이야기들을 숨겨 놓았었느냐
눈물 보이며 슬픈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라
네 시원한 그 하나만 보아도 행복하니
오늘 종일 나와 함께 놀다 가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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