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는 재떨이

함창석

50여 년전인데
새로 건물을 짓고
이사를 하는 날인데
교장 관리실로 내정된 곳에
애연가들이 모여
한대들 빨아대면서
재떨이를 두고 나갔다
교장이 들어와 보고
재떨이가 먼저 왔다고
화가 아닌 화가 나시었는지
창문을 확 열더니
재떨이를 날려 버렸다
한 겨울에도 교무실에서
담배를 피면 창문을 열고서
환기를 강조하였던 분
비흡연자들 중 여교사들
대환영이 아니었던가
세월이 흘러가며
학교 전체 금연구역이다
장례식장 조문 길인데
그 시절 흡연하던 선배는
아직도 담배를 피우고 있다
백수하신 영정사진인데
빙그레 웃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