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짓날 자전거 타기
Author
최천호
Date
2024-07-26 15:51
Views
240
더위에 지친 바람은
계곡에 몸을 숨기고
표정 없는 옥순봉
강물에 발을 담근 채
옅은 잠에 빠져 있네
줄 맞추어선 옥수수
푸른 군복 입혀 보초 세워 놓고
집집 열린 대문 텅 빈 산골
하늘 떠받친 노송 그늘에
열여덟 두향이 안부를 묻는
내 가슴은 저려오네
참나리 곱게 핀
이 산모퉁이 돌아가면
내리막이 기다릴까
저 높은 언덕 오르면
시원한 바람이 맞아 주겠지
산모퉁이 돌았는데
긴 오르막이 기다리네
힘주어 페달을 밟아야지
이때까지 그렇게 달려온 것을
이 두 바퀴로 얼마만큼
더 달려갈 수 있을까
저기 청풍호가 보이네
머리 위에 멈춰서서
불타는 태양 아래
온 세상은 고요하기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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