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철조망벽

함창석

사람들은 금긋기를 업으로 합니다
땅에다 줄로 재고 금을 긋지요
소유권으로 등기를 합니다
금을 경계하며 지키기도 해요
한반도 38선이 그렇습니다
우리네 한반도 휴전선이 그렇지요
미합중국과 소비에트연방국이
공모하여 그은 금선입니다
일본열도에다나 그을 선인데
우리 한반도에다 긋다니
세계사의 대역죄가 아닙니까
625전쟁이 남침이다 북침이다
논쟁을 하는 것도 웃기지요
조선인민공화국 사람들
대한민국군이 북쪽으로 쳐들어 온
북침이라고 소리 높입니다
소련제 탱크를 앞 세워
서울 점령에 이어 낙동강까지
진격한 인민군 아닙니까
경찰이셨던 우리 아버지께서도
대구 팔공산까지 후퇴하여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셨다고
그 무공을 자랑하셨지요
휴전선 철조망벽 앞에 서서
어버지를 그려봅니다
한 많은 38선을 넘고 넘어
평양까지 진격하시다
중공군 인해전술에 밀려
겨울 14후퇴로 충주전선까지
또 다시 북진해 38선에 이르러
치열한 전투를 끝으로 휴전했으니
여기 휴전선 철조망벽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