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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리교회에 대한 미주연회의 역할에 대해 대답합니다

작성자
강성도
작성일
2015-03-27 13:00
조회
1281
귀한 질문 주셔서 먼저 감사드립니다.

미주 이민 교회는 1965년 이민문호가 개방된 후 급속하게 성장합니다.
감리교 목회자들 중에, 유학으로 오신 분들, 가족이민 오신 분들, 이민목회를 위해 오신 분들, 정말 다양합니다.
그 당시, 대부분의 감리교 출신 목회자들은, 미연합감리교회(The United Methodist Church)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1990년에 들어서자, 미연합감리교회에서는 자립 가능성이 있는 교회만 선별적으로 회원 자격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여성 목회, 영어권목회자들에게는 여전히 문호가 열려있었지만, 재정적인 지원을 해야하는 소수인종교회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회원권을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캘리포니아, 북조지아, 플로리다 등의 연회에서는 안수를 거의 주지 않고, 정회원으로 받아주지도 않습니다.
1990년 초, 늦게 이민오신 목회자들이 중심이 되어 기독교대한감리회 산하, 뉴욕 지방회를 결성하고 기감교회들을 설립하였습니다.
우리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교회는 약 6년 전 350개 교회의 규모를 갖추게 되었고, 미주특별연회를 구성하게 됩니다.
초대감독을 한기형목사로 선출하였고, 선거 여파가 오늘까지 지속되며, 두개로 나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연회원의 일원으로서 본국에 계신 목사님들과 장로님들, 그리고 모든 평신도님들께 송구한 마음 가득합니다.

저는 클레어몬트대학원을 졸업하였지만, 학교에서 다루는 이슈들이 우리 이민 사회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적은 과목들이 많습니다.
지금도 연합감리교회의 최대 이슈는 "동성연애자에게 안수를 주느냐?"는 문제로 2016년 총회가 열립니다.
교단이 분열되고, 상당 수의 한인교회가 교단을 벗어날 것이 아닌가? 하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시기적으로, 신학적으로, 문제인식에서부터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교회들은, (한인)연합감리교회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저희는 이민자들의 삶의 문제에 밀착하여, 불안정한 이민자의 삶 속에, 그리스도 복음의 진리대로 사는 길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보다 복음적이고, 성서중심적이며, 이성적인 동시에 체험적인 신앙을, 이민자들에게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민자들은 자신이 한국을 떠나올 때의 가치관과 신앙관을 여전히 준수하는 보수적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점이 바로 미연합감리교회와는 쉽게 섞이지 못하는 우리만의 독특한 풍토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미주연회는 연합감리교회가 받아주지 않는 이등시민입니까?
기독교대한감리회 미주특별연회만의 독특한 사명과 역할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민자들은 영어권이나 스페니쉬 문화에 노출되어 살아가기 때문에, 선교지에서 별다른 불편없이 복음을 전합니다.
청소와 페인트칠, 막노동과 수영장 관리 등의 가장 밑바닥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사람에 대해 팔을 쉽게 펼칩니다.
삶 전체가 선교지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고 힘들게 빵을 먹어보았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보면, 쉽게 주머니를 털고, 옷과 음식을 모아 나누어줍니다.
로스엔젤레스의 경우, 홈리스 사역에 헌신하는 목회자들이 20여명이 되며, 그중 기감소속 목사님은 두 분이 계십니다.
연합감리교회 소속 목회자는 단 한 분도 안계십니다.

원주민 아메리칸들을 향한 선교 사역에도 누구보다 헌신적입니다.
나바호 선교와 호피선교에 기감소속 목사님이 3분이나 계시고. 가족이 그들과 함께 살면서 복음을 전합니다.
고 장두훈선교사님은 선교지에 음식을 날라가다가 길에서 순직하셨습니다.
하지만 인디안 선교를 하시는 연합감리교회 소속 목회자는 없습니다.
기감 소속 목회자들은, 가장 낮고 비천한 곳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갑니다.
미주감리교신학대학교 출신의 목회자들은 교단을 불문하고, 전세계 오지에서 11분이나 흩어져 섬기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브랜드 가치입니다.

연합감리교 소속 목회자들은 70-80,000불의 패키지를 받고 사역합니다.
하지만 우리 교단 젊은 사역자들은 월 2,000불만 주어도 서로 자원합니다.
아틀란타 연합감리교회의 김정호목사의 말에 의하면, 기감목회자들은 "야성이 살아있다!" 고 합니다.
이것이 우리 기독교대한감리회의 브랜드가치입니다.
1930년대 여성안수를 처음 주었던 계몽적 영성이 기독교조선감리회의 스피릿이었다면,
미주지역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영성은, "저를 가장 비천한 종이 되게 하여주소서!"하였던 웨슬리 영성의 재현입니다.

몸으로 찾아갑니다.
사례비를 못받아도, 예배당이 없어도, 사택이 없어도, 교인만 있으면 시골 구석 어디라도 찾아갑니다.
그리고 복음 전하고, 교회를 일으키고, 주변의 타인종에게 민족의 자존심과 대한 기독교인의 품격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제가 섬기는 작은 교회에서도 지난 17년 동안 매주 수요일 100여명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무료급식을 하고 있습니다.
멕시코의 빈민가에 40여개의 교회를 지어 하나님께 바쳤습니다.
이것이 전세계로 향하는 미주연회원들의 헌신과 봉사의 작은 열매들입니다.
멕시코 엔세네다와 카말루에서 인디오 원주민들을 섬기고 있으며,
샌 루이스 데 콜로라도에서 빈민들을 섬기고 있으며,
유카탄의 한인 3-4세들을 섬기는 분이 바로 우리 미주특별연회 소속의 목회자들입니다.

한국 모교회의 선교에 비하며 규모면에서 지극히 작고 초라하지만, 저희 있는 모습 그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미주특별 연회원들에 의해, 기독교대한감리회는 태평양 건너 캐나다, 미국, 멕시코, 중남미 구석구석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세계는 우리의 교구입니다.
우리는 그 일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허름한 옷을 걸치고 낡은 차를 몰며...


미주특별연회 로스엔젤레스지방 하나교회 강성도 올림



전체 2

  • 2015-03-27 23:24

    잘 보았구요.
    아프로도 소식 부탁합니다.


  • 2015-03-28 12:31

    강성도 목사님, 미주연회의 역사와 역할을 어찌 이리 간명하고도 분명하게 설명하실 수 있는지
    그 혜안에 입을 닫을 수가 없네요.
    저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우리들은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일세계에 사는 특혜를 누리지만,
    대부분은 기본적인 생계를 걱정하며 기본적인 생계를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삶을 살고 있어
    삶의 질은 배부른 자의 소리처럼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해외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낯선 문화와 환경에서 정착해야 하기에 삶에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기에 그런 사람들과 더불어 교회를 이루고 선교를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요.
    다만, 해외에서의 삶의 경험은 서로 다른 문화의 충격을 넘어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던 것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여유를 갖게 하기도 합니다.
    이런 반성적 성찰이 때로는 한국교회에 거울처럼 비춰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은 미주에 대한 환상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또 그럴 필요도 없고요.
    다만 동서양의 차이 만큼이나 다른 세계가 있음을 보고, 거기에 우리의 현재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 여겨집니다.
    미주연회가 더이상 문제아(?)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고민할 때 도움이 되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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